"혹시 나도?" 안받아간 금융권 연금 '1537억원'

[이혜경기자] 만기가 됐지만 고객이 받아가지 않은 금융권의 연금이 1천537억원으로 조사됐다.

10년 이상 장기 계약이 많다 보니 그 사이에 연락처가 바뀐 고객이 연금을 받을 수 있다는 공지를 못받았거나, 금융권이 고객에게 만기를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은 탓이다.

현재 미수령 만기연금 규모는 적은 편이지만, 앞으로 만기가 돌아올 계좌가 적지 않아 금융당국은 만기연금 수령을 독려하기로 했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4월말 기준으로 만기가 도래했지만 고객이 수령하지 않은 연금저축상품의 연금액은 총 1천537억원으로 집계됐다.

연금지급기일이 도래한 계좌는 총 33만건(적립금 4조7천억원)이며, 이중 연금지급이 개시되지 않은 미수령계좌는 14만8천건(적립금 5천323억원)로 전체의 44.8%다.

구 개인연금(납입기간 10년+만 55세 이후)의 미수령 계좌는 14만2천건(적립금 4641억원)이며, 적립금 중 연금분할기한이 이미 도래해 연금수령이 가능하나 미수령한 연금액은 1천537억원이다.

신 개인연금(납입기간 5년 이상+만 55세 이후)의 미수령 계좌는 5천543건(적립금 682억원)으로 크지 않지만, 조만간 만기 도래가 증가할 전망이어서 규모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수령 계좌는 대부분 은행에서 개설한 것이었다. 12만7천건으로 전체 미수령계좌의 86.1%나 됐다. 이어 보험 2만건(13.7%), 증권 223건(0.2%) 순이다.

금액기준으로는 보험이 3천256억원(미수령계좌 총 적립금의 61.2%)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은행 2천43억원(38.4%), 증권 24억원(0.4%)다.

한편, 금감원은 만기연금 미수령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금융회사들에 미수령 계좌 안내/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게 하고, 고객의 최신 연락처 관리 등도 독려하기로 했다. 또 미수령 연금 지급 실태를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만기연금 수령 홍보도 강화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