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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국, 알뜰폰 전성시대 가져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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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2.0] ②수탁판매 시대 맞아 알뜰폰 2.0 문열려야

[허준기자] 알뜰폰 '가입자 200만'이 의미하는 것은 알뜰폰의 성공적 안착을 위해 다양한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의 알뜰폰 가입 목표치는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의 8% 이상, 10% 가량으로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와 사업자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가입자 100만, 200만이라는 수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알뜰폰 사업자들이 사업을 지속할 수 있도록 적자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이를 위해 정부, 이통3사, 단말기제조사, 알뜰폰 사업자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알뜰폰 업계가 가장 주목하고 있는 것은 우체국의 알뜰폰 수탁판매라 할 수 있다. 가장 시급한 과제로 여기던 유통창구에 숨통이 틔는 셈이다. 우체국은 9월중 전국의 주요 우체국 230 여 곳에서 알뜰폰 판매에 들어간다.

김준호 우정사업본부장은 "9월중 수탁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주요 우체국 직원들의 교육이 한창 진행중"이라며 "중소 알뜰폰 판매사업자들의 지원을 우선적으로 시작하고 향후 대기업 알뜰폰 사업 지원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도 우체국의 알뜰폰 판매가 향후 알뜰폰 시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판매 유통창구가 없어 고민이 많았는데, 우체국의 수탁판매가 본격화한다면 알뜰폰 사업에 새로운 분기점을 맞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알뜰폰 활성화 왜 힘들었나

그동안 알뜰폰이 활성화하지 않은 것은, 유통창구가 없고 홍보가 되지 않아 알뜰폰을 모르는 국민이 많다는 것과 함께 알뜰폰 사업에 제약이 적지 않다는 점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5월14일 미래창조과학부가 기존 통신사들이 알뜰폰 사업자에 제공하는 도매대가를 작년보다 음성 22%(54원/분 →42.3원/분), 데이터 48%(21.6원→ 11.2원) 인하하도록 결정함으로써 알뜰폰 요금을 더 내릴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다.

이전까지만 해도 알뜰폰 사업자들이 구매하는 도매 회선가격이 높아 기존 통신사 요금제보다 싼 요금제를 내놓으려면 적자를 감수해야 했다. 알뜰폰에서는 LTE 서비스나 통화연결음, MMS 같은 서비스가 제한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다보니 브랜드의 힘도 떨어지는데다 서비스도 불완전하다는 소비자의 인식을 벗어나기 쉽지 않았다.

알뜰폰 사업 관계자는 "브랜드 인지도가 없어 소비자가 고개를 갸웃거리기 십상인데, 요금차이가 별로 나지 않거나 부가서비스가 제한적이라면 어떤 소비가가 마음놓고 서비스를 이용하겠느냐"고 반문하고 "최근의 알뜰폰 지원방향을 보면, 이제야 정부가 알뜰폰 사업의 방향을 제대로 잡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렇다고 정부가 알뜰폰 활성화에 지원을 다했다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방향을 잡았으니 본격적인 활성화를 위해 정책의지를 계속 살려야 한다는 의미"라며 "그러기 위해 알뜰폰 활성화를 위한 새로운 지원계획을 만들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우리나라의 알뜰폰 사업이 시장포화단계에서 출발했다는 지점이 있다.

주요 국가들은 이동통신 가입자가 전체의 60%대 수준일 때 알뜰폰 사업을 도입했다. 업계 관계자는 "알뜰폰 사업의 점유율이 높은 국가들에서는 시장 포화 이전에 알뜰폰 사업에 박차를 가함으로써 싸고 다양한 알뜰폰과 기존 통신사들의 경쟁을 유도했다"면서 "우리 정부는 가입자 포화단계에 이르러서야 알뜰폰 사업을 꺼냈다"고 설명했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이미 통신3사에 가입돼 있는 고객들을 알뜰폰으로 유입시키는 것이 쉽지 않다"며 "특히 우리나라는 휴대폰 판매와 통신사 가입이 한꺼번에 이뤄지기 때문에 약정, 할부, 요금할인 등이 연계된다. 이 방법은 수년간 국민들에게 각인된 휴대폰 가입법이기 때문에 알뜰폰이 생겼다고 쉽사리 바뀌지 않는다"면서 "소비자가 인식변화를 할 임팩트 있는 지원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오프라인 유통망 확대로 쉽게 가입할 수 있어야

우체국 수탁판매와 함께 알뜰폰 확산의 기대감을 높이는 것은 유통창구가 다양화할 가능성이 엿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대부분의 알뜰폰 사업자가 온라인을 통해 가입자를 유치하고 있지만 인터넷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중장년층 등은 온라인 가입을 머뭇거릴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대형마트의 알뜰폰 사업 진출은 이러한 점에서 알뜰폰 2.0 시대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홈플러스만 알뜰폰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이마트나 롯데마트 등도 오는 9월중에 알뜰폰 사업에 참여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문성광 에넥스텔레콤 대표는 "아무래도 우체국에서 손쉽게 알뜰폰에 가입할 수 있다면 알뜰폰의 신뢰도도 높아지고 가입자 수 증가속도로 빨라질 것"이라며 "알뜰폰 사업자들이 통신3사와 마찬가지로 대리점 등을 통해 가입자를 유치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편의점 등 다른 오프라인 유통망을 발굴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신 단말기 중저가 단말기도 많아져야

알뜰폰의 성공시대를 위한 또다른 숙제는 단말기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유독 최신형 단말기에 민감하다. 통신사와 제조사가 최신형 단말기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에 다른 국가에 비해 단말기 교체 주기가 빠르다.

스트래티지 애널리스틱스(SA)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2년 기준 국내 연간 단말기 교체율은 67.8%로 세계에서 가장 높다. 67.8%를 단말기 교체주기로 환산하면 우리나라 국민들은 편균 16~18개월마다 단말기를 교체한다. 2위 칠레의 55.5%, 3위 미국의 55.2%와 비교해도 10% 이상 높은 교체율이다.

국민들은 최신 단말기를 선호하는데 그동안 알뜰폰 사업자들이 내놓은 단말기는 저가형으로 개발된 자급제 단말기나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판매되는 값싼 단말기였다.

올해초부터 일부 알뜰폰 사업자들이 아이폰5나 갤럭시노트2, 갤럭시S3, 베가R3 등 최신 단말기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알뜰폰은 구형단말기라는 고정관념이 깨져야 알뜰폰이 더욱 활성화될 수 있다"며 "제조사들도 소비자의 단말기 선택 폭을 넓힐 수 있도록 중저가 단말기를 더 많이 출시해야 알뜰폰에 대한 이미지를 확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허준기자 jjoon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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