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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개 경제단체 "상법 개정안 전면 재검토"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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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위협 등 문제제기…"법안 폐기 돼야"

[박영례기자] 현재 입법예고 중인 정부의 상법 개정안에 대해 경제계가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법무부는 지난달 16일 감사위원 선출시 최대주주의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내용 등을 담은 상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상태다.

그러나 기업의 경영권 등 지배구조를 과도하게 규제한다는 이유로 재계 반발이 거세지면서 정치권과 정부가 당정협의를 통해 수정안 검토에 나서는 등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이에 더해 경제단체가 집단 문제 제기에 나서면서 귀추가 주목된다.

22일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19개 경제단체는 공동건의문을 내고 현재 논의중인 상법 개정안이 우리 기업들에 경영권 위협 및 지배구조 제한 등 과도한 규제가 될 수 있다면 이의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다.

현재 입법예고된 상법개정안에 따르면 감사위원이 될 이사를 다른 이사와 분리 선출하고, 감사 위원 선임시 대주주 의결권을 3%로 제한토록 하고 있다.

또 집중투표제와 전자투표제를 단계적으로 의무화하고, 지배주주나 경영진의 부당한 사익추구를 견제하도록 다중대표소송제를 도입하는 게 골자다.

그러나 재계는 이같은 상법개정안이 기업 지배구조와 경영권을 과도하게 제한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쟁점이 되고 있는 감사위원 선임 시 의결권 제한이 시행되면 대주주 지분을 한 곳에 모은 지주회사의 경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투기 목적의 외국계 펀드 등이 경영참여 등 경영권 위협 등 소지가 있다는 주장이다.

이날 경제단체도 이같은 외국계 투기 펀드의 경영권 장악 등 우려를 제기했다.

경제단체들은 " 개정안에 따라 감사위원 선임시 의결권을 제한, 별도 선임하게 되면, 경영진 선임에 있어 대주주의 영향력은 대폭 축소될 수 밖에 없다"며 "더욱이 2대, 3대 혹은 4대 주주들이 경영권을 장악하거나 회사 경영에 심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과거 소버린, 칼 아이칸과 같은 외국계 투기자본의 경영권 간섭으로 우리 기업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다"며 "상법 개정안은 이같은 외국계 투기 자본에게 강력한 무기가 돼 경영권 간섭을 더욱 심화시키고, 그 과정에서 국부 유출, 심할 경우 경영권을 빼앗기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집중투표제나 다중대표소송, 전자투표제 도입에 대한 반대입장도 분명히 했다.

집중투표제는 자산 2조원 이상 상장회사에 대해서는 2인 이상의 이사 선임시 현행 의1주만 인정 하는 게 아니라 이사 수만큼 의결권을 인정해주는 제도다. 소액주주가 원하는 이사를 선임, 경영참여 가능성이 높아지는 셈이다.

경제계는 "집중투표제가 도입돼 2대, 3대 주주들이 자신들이 선임한 이사를 통해 정략적이고 당파적인 행위를 할 경우 이사회의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워진다"며 이의 부작용을 주장했다.

이어 "다중대표 소송 역시 남소를 부추겨 기업에 지나친 부담이 되고, 국제 투기자본에 의해 악용될 수 있다"며 "전자투표제의 경우 아직 시스템에 대한 검증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해킹, 시스템 오류 등 문제와 각종 소송에 휘말리는 등 기업의 정상적인 경영의사결정이 침해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경제단체는 현행 상법개정안이 이미 유사 조항이 운영중인데다 기존의 선택적 운영이 아닌 도입을 전면 의무화하는 것은 글로벌 도입 사례가 없고, 기업지배구조 등에 대한 과도한 규제 등에서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다. 이를 대폭 완화하거나 폐기해야 한다는 게 경제계 주장이다.

전경련 박찬호 전무는 "기업의 지배구조는 개별 기업의 소유구조나 영위 업종, 시장의 경쟁과 자본시장의 발달 정도, 기타 사회 문화적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인데, 이를 획일적으로 법으로 강제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번 공동건의에 이처럼 많은 경제단체들이 참여하게 된 것도, 기업들이 상법 개정안에 대해 얼마나 우려하고 있는 지를 잘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제단체는 이같은 건의문을 법무부에 전달하고, 입법예고 이후에도 정책당국과 적극 협의한다는 입장이다.

상법개정안 입법예고는 오는 25일까지로 재계 등 반발이 거세지면서 이의 일부 수정 검토에 나선 정치권과 정부의 부담도 커진 양상이다. 더욱이 경제계는 법안의 폐기 및 대폭적인 완화를 요구하고 있어 입법예고 이후에도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한편 이날 공동건의문에는 전경련을 비롯해 ▲대한상공회의소▲중소기업중앙회▲한국경영자총협회▲한국상장회사협의회▲코스닥협회▲한국중견기업연합회▲전국은행연합회▲생명보험협회▲손해보험협회▲금융투자협회▲여신금융협회▲대한건설협회▲한국석유화학협회▲한국섬유산업연합회▲한국시멘트협회▲한국자동차산업협회▲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한국제지연합회 19개 단체가 참여했다.

박영례기자 you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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