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웅서기자] 세계 5위 디스플레이 업체인 중국 BOE가 올 상반기 의미 있는 흑자를 기록한데 이어 3분기에도 200% 안팎의 높은 성장을 자신했다. 적자구조를 탈피, 부활에 나선 것.
세계 1·2위인 삼성이나 LG디스플레이에는 아직 점유율이나 실적에 크게 못미치지만 반격의 모멘텀을 확보한 셈이다. 중국이 세계 최대 디스플레이 시장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현지 최대 업체인 BOE의 턴어라운드가 주목된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BOE는 최근 실적 공시를 통해 올 상반기 매출 162억5천만 위안, 순이익 8억6천만 위안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흑자를 기록한 BOE는 특히 매출면에서 전년 동기 대비 69.16% 성장하는 성과를 거뒀다. BOE의 지난해 상반기 매출은 96억600만 위안, 순손실은 12억2천600여만 위안에 달했다.
BOE는 또, 오는 3분기 순이익 예상치를 무려 4억4천만~5억4천만 위안으로 높여잡았다. 지난해 3분기 순이익이 1억5천만 위안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전년 대비 191~257%의 성장을 호언장담한 것이다.
◆ 적자 탈피…삼성-LG 등 빅3 추격 '탄력'
BOE는 매출 등 규모면에서는 삼성, LG디스플레이는 물론 세계 빅3 업체와 여전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BOE의 이번 매출은 원화 기준 약 2조9천700억원, 순이익 1천571억원 수준이다. 같은 기간 13조~15조원 가량의 매출을 기록한 삼성, LG디스플레이와는 많게는 5배 정도 차이가 나는 셈이다.
대형 LCD 기준 시장 점유율 역시 5위 수준이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올상반기 대형 LCD 출하량 기준 1위와 2위를 기록한 LG와 삼성디스플레이 점유율은 총 46%에 달한다. 다음으로 대만 이노룩스(18.2%)와 AUO(16.0%), 중국 BOE(6.4%) 순이다.
그러나 주목할 점은 BOE가 지난 몇년간의 부진을 씻고 성장 기조로 전환했고 단기간이지만 실적 전망치도 밝다는 점.
BOE는 지난 2011년 38억7천만 위안, 지난해는 5억4천만 위안의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최근 몇년간 업황 악화로 적자의 늪에서 허덕였다. 하지만 올들어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올 상반기 BOE의 주 사업인 TFT-LCD 패널 매출은 141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71.68% 늘었고, 이익율 역시 23.45%로 크게 개선됐다.
또 상반기 BOE의 중대형 패널 출하량은 1천906만장으로 이에 따른 판매 이익은 85억 위안에 달했다. BOE는 중대형 패널과 관련, 19개 신제품 및 13개 신기술 개발을 마치는 등 시장 공략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중소형 패널의 경우 상반기 1억2천만장을 판매하며 56억 위안의 이익을 올렸다. 스마트폰향 출하 비율은 85%를 넘겼다.
BOE 장위 부사장은 이번 실적과 관련 "20% 넘는 매출총 이익율은 BOE가 5.5인치 풀HD, 4K2K슈퍼HD(UHD) 제품을 포함한 신제품, 하이엔드 제품의 출시 속도를 높인 것에서 기인한다"고 강조했다.
◆"고수익 하이엔드 제품에 집중"…3분기 성장 낙관
BOE는 3분기 순이익이 4억4천만~5억4천만 위안(원화 804억~822억원) 달할 것으로 낙관했다. 전년 대비 최대 257%에 달하는 성장세다.
올 상반기 투자한 생산라인 4개가 풀케파를 달성, 이익을 유지하고 있고 규모의 경제 효과도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얘기다. 또 스마트폰 등 수익성 높은 중소형 패널 시장을 집중 공략, 성장과 이익을 이어갈 것으로 자신했다.
장위 부사장은 "신형 디스플레이 분야의 허페이 8.5세대 옥사이드 TFT-LCD 생산라인, 오르도스 5.5세대 AMOLED 생산라인이 올 연말 가동될 예정"이라며 "총칭 8.5세대 신형 반도체 디스플레이 생산라인은 2015년 내 가동을 시작해 향후 캐파가 대폭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 하반기에는 슈퍼HD(UHD) 제품을 출시해 하이엔드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며 "향후 이익율이 높지 않은 패널 시장보다는 하이엔드 패널 및 핸드폰, 태블릿PC등 제품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BOE는 또, 향후 3년 세계 패널 업체의 13개 라인이 예정대로 가동되겠지만 그 라인들의 생산량이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가 디스플레이 산업 육성에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대목. 세계 최대 시장으로 부상한 중국은 오는 2015년까지 자국 생산 TV의 LCD 패널 80%를 자체 수급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올해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 목표 점유율도 20%까지 높여잡았다. 중국 현지 업체인 BOE 로서는 정부의 정책 효과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한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 규모는 지난해 1천231억달러에서 오는 2020년에는 1천945억달러로 5.9%의 연평균성장률(CAGR)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세계 평판 디스플레이 시장 수요는 향후 5~8년간은 안정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른 평판 패널 총 출하면적은 지난해 1억5천만㎡에서 2015년 1억7천만㎡, 2020년 2억3천만㎡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박웅서기자 cloudpar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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