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권기자] 13년간 마이크로소프트(MS) 수장을 맡아온 스티브 발머가 최고경영자(CEO)에서 물러난다.
MS는 23일(현지시간) 스티브 발머 CEO가 12개월 안에 CEO직을 그만둔다고 발표했다.
MS는 PC용 운영체제(OS)인 윈도로 소프트웨어 제국을 만들어 한 시대를 풍미했으나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시대 도래후 경쟁에서 뒤쳐지면서 고전하고 있다. 최근 MS는 이를 만회하기 위해 소프트웨어 중심에서 벗어나 단말기와 서비스 회사로 변신을 시도했다.
스티브 발머 CEO는 새롭게 바뀐 조직을 이끌며 장기적인 변혁을 주도할 수 있는 인물에게 MS 수장직을 넘길 예정이다.
후임자 선택은 공동 창업자인 빌 게이츠 회장을 포함한 특별 위원회가 맡는다.
◆2000년 CEO 맡아…지난 7월 대대적 조직 개편 단행
스티브 발머 CEO는 빌 게이츠 회장의 학창 시절 친구로 1980년 MS에 합류했다. 빌 게이츠가 대외적인 바깥 살림을 맡았던 반면 그는 영업 등을 포함한 안살림을 책임졌다. 이런 안팎 역할이 잘 맞물려 MS는 세계 최대 소트웨어 업체로 성장했다.
스티브 발머 CEO는 2000년 빌 게이츠로부터 CEO직을 건네받은 후 OS 뿐 아니라 업무용 오피스 소프트웨어와 가정용 게임기 X박스 등을 성장시켜 MS 매출을 이전보다 3배 이상 늘렸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스마트폰과 태블릿PC 확산으로 PC 시장이 침체하자 업무용 소프트웨어 수입은 계속 됐지만 OS 등 매출은 예전만 못했다. 이로 인해 MS의 존재감도 떨어졌다.
스티브 발머 CEO는 재도약을 위해 단말기 및 서비스 회사로 거듭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지난 7월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하나의 MS'라는 구호를 내걸고 관리직을 대거 교체했다.
차기 CEO로는 빌 게이츠 연설문을 작성한 바 있고 업무용 소프트웨어 사업을 이끌며 좋은 실적을 거둔 크리스 카포세라 부사장을 포함해 단말기 사업을 새롭게 맡은 줄리아 라슨그린 부사장,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 사업을 총괄중인 치 루 부사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또 MS를 떠났으나 윈도8 개발을 진두지휘했던 스티븐 시노프스키 전 부사장과 MS 비즈니스 부문을 이끌었던 스티븐 엘롭 노키아 CEO도 물망에 올라 있다.
한편, 스티브 발머 CEO가 사임 의사를 밝히자 이날 미국 주식시장 시간외 거래에서 MS 주가는 한때 10% 가까이 올랐다.
안희권기자 arg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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