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 파문에 정치권 '네 탓' 공방도 확산

[채송무기자]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사진)의 '내란 음모 의혹' 사건이 연일 국민적 충격을 주면서 사건의 파문이 야권 전체로 커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석기 의원 사건의 파문은 점차 통합진보당의 다른 의원들로 확산되고 있다. 일부 언론에서 통합진보당의 다른 비례대표 의원과 한 명의 지역구 의원이 이석기 의원이 주도한 이른바 RO 조직의 일원이라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새누리당은 즉각 수사를 촉구했다. 새누리당 홍문종 사무총장은 3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일부 언론에서 RO 조직원중 통합진보당 비례대표와 일부 지자체장이 더 있다고 지적했다"며 "국정원은 이 문제도 확실히 밝혀 국민이 불안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수사를 촉구했다.

새누리당은 이와 함께 이석기 의원 사건과 관련해 민주당 책임론을 제기하면서 민주당 상처주기에 나서고 있다.

최경환 원내대표부터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은 야권 공조라는 미명 하에 내란을 획책하고 국가 붕괴 기도 혐의를 받고 있는 집단을 원내로 진출시킨 것에 대해 일단의 책임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공격했다.

홍지만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이 종북 좌파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탄생의 숙주 역할을 했다"며 "이석기 의원을 감형시키고 특사로 풀어주고, 국회의원을 만들어준 사람이 문재인 의원으로 문 의원은 국회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민주당 문재인 의원을 조준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국회 정보위 민주당 간사인 정청래 의원은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윤창중이 문제가 많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었는데 박근혜 대통령은 윤창중을 청와대 대변인으로 임명했다"며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은 국가적 망신에 대해 연대해 책임지지 않았다"고 역공했다.

정 의원은 "민주당은 건전한 진보세력과 연대를 한 것이지 이석기와 연대한 것은 아니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민주당에도 통합진보당의 이미지를 들씌워 자신들의 정치적 이득을 취하고자 하는 얄팍한 수법의 언어"라고 비판했다.

또, 야당들은 통합진보당에 명확한 선긋기를 하고 있다.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는 3일 원내대책회의에서 "헌법을 부정하고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것은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며 "언론에 보도된 녹취록 내용은 국민 상식에 반하는 것으로 철저하고 중립적인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발 더 나가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는 이석기 의원 스스로 수사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내란 음모 여부에 대한 사법적 판단과는 별개로 지금까지 드러난 이석기 의원의 시대착오적이고 위험한 충격적인 언행은 국회의원으로서 용인되기 어려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심 원내대표는 "이번 사건으로 인한 국민들의 충격과 분노를 감안한다면 이석기 의원은 불체포 특권에 연연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수사 기관을 찾아 수사를 청하는 것이 도리"라고 촉구했다.

이석기 의원의 내란 음모 사건의 파문이 일파만파 커지면서 상당 기간 동안 종북 문제가 이슈의 중심에 설 것으로 보여 정치권의 '네 탓' 공방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