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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가전업계, 유럽시장서 '큰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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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하이얼, 밀레·지멘스 등과 유럽서 한판 격돌

[민혜정기자] 각 나라의 대표 가전 업체들이 유럽 시장에서 자웅을 겨룬다.

유럽은 전 세계 가전 시장의 4분의1을 차지하고 있는데다 프리미엄 제품의 수요도 다른 지역에 비에 커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서 반드시 탈환해야 하는 시장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LG전자, 하이얼 등이 현지에 공장이나 연구소를 세우고 유럽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밀레, 지멘스 등 유럽 가전 업체들은 현지 상황을 고려, 에너지 효율이 높은 제품으로 방어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먼저 중국의 최대 가전업체 하이얼은 지난 9월초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가전전시회(IFA)에서 스페인의 가전 업체 파고르와 5천600만유로(한화 약 814억원)를 출자해 폴란드에 냉장고 공장을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이 합작공장의 지분은 하이얼이 51%, 파고르가 49%를 갖는다. 이번달 공장 설립을 시작해 내년 6월 냉장고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연간 생산 규모는 50만대며 5년내 생산 규모를 100만대로 늘릴 계획이다.

하이얼은 독일에 R&D센터, 유럽 본사가 있는 프랑스에 마케팅 센터 등을 운영하면서 유럽 가전제품 생산의 거점인 폴란드에 생산기지까지 설립, 유럽 시장 공략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도 유럽의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달 초 영국 명품 백화점 해롯 입점, T9000 냉장고와 에코버블 세탁기는 물론 두 가지 요리를 동시에 할 수 있는 듀얼쿡 오븐, 스톰워시 식기세척기, 모션싱크 진공청소기 등을 선보였다.

지난 1849년 설립된 해롯백화점은 영국 고객은 물론 세계 각지의 관광객이 모이는 곳. 삼성전자는 영국의 유명 인테리어 디자이너 켈리 호펜(Kelly Hoppen)과 손잡고 해롯 백화점 전시관을 연출하는 등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디자인 연구소를 유럽에 3군데나 두고 (영국의 런던, 이탈리아의 밀라노, 프랑스 파리) 현지 문화를 디자인이나 기능에 반영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LG전자도 스페인에 냉장고 고객생활리서치연구소를, 독일과 영국에 각각 세탁기 연구소와 디자인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독일 세탁기연구소에서는 공간 효율성, 대용량, 고효율, 저소음 등 현지 고객의 니즈를 반영한 제품을 지속 개발하고 있다. 스페인과 독일에서도 음식 문화, 음식 보관법, 냉장고 사용법, 구매 행태에 대한 라이프스타일을 분석하고 있다.

LG전자는 유럽이 에너지 및 친환경 규제 등 글로벌 표준을 가장 빨리 제정하고 적용하는 시장이라 판단하고 현지 연구소를 중심으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유럽에서는 하이엔드-미드엔드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대용량 고효율 프리미엄 제품 라인업을 더욱 확대하고, LG 세탁기의 핵심 기술인 다이렉트 드라이브와 6모션, 냉장고 수납공간의 활용도를 높인 매직스페이스 등을 미드엔드 제품까지 적용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은 소비자들의 브랜드 충성도가 높아 진입장벽이 높은 시장"이라며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경우 동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선전하고 있는데 이들의 현지화 전략이 프리미엄 가전 수요가 큰 영국·독일 등 서유럽 국가까지 통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유럽 가전 업체, 고효율 제품으로 방어 태세

유럽 가전 업체들은 홈그라운드에서 친환경 제품에 주력하고 있다. 유럽 가전 업체들은 매년 전기세가 10%~15% 전기세가 오르는 유럽 현지 상황을 반영해 고효율 제품이나 친환경 제품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실제로 밀레, 지멘스, 보쉬 등 업체들은 이번 IFA에 에너지 효율 최고 등급인 A+++ 제품을 대거 전시했다. 보쉬와 지멘스의 경우 A+++보다 에너지를 50% 더 절감할 수 있다는 'A+++ -50%' 세탁기를 적극 홍보했다.

밀레는 태양광을 활용한 제품을 IFA에서 선보였다. 가정에서 비축해 놓은 태양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는 드럼세탁기, 의류건조기, 식기세척기 등을 공개했다. 태양에너지를 사용하면 최대 80%~90%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

업계 관계자는 "고효율이 최근 유럽 가전 시장의 화두"라며 "(고효율은) 유럽 업체 외에 삼성과 LG 등도 관심을 기울이는 분야기 때문에 고효율 제품 경쟁도 치열해 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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