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로 DRM(디지털저작권관리) 기술을 상용화한 파수닷컴의 조규곤 대표(사진)가 이달 중순 코스닥시장 상장을 앞두고 1일 이 같은 포부를 전했다.
삼성그룹 IT서비스업체인 삼성SDS의 사내벤처로 출발한 파수닷컴은 지난 2000년 분사해 설립된 데이터·SW(소프트웨어)보안 전문기업이다.
핵심정보를 담고 있는 전자문서(파일) 자체를 암호화해 해커 등 외부자는 물론, 허가된 내부자에 의한 기밀문서 유출까지 방지하는 강도 높은 기업용 문서보안 솔루션을 주력으로 한다.
쉽게 말하면, 데이터를 암호화해 사전에 지정한 사람이 아니면 해당 데이터를 아예 읽을 수 없도록 원천 봉쇄하는 것이다. 파수닷컴은 현재 이 분야 국내 시장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업계 1위다.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조 대표는 "반사이버테러 위협, 클라우드 환경 확대 등 이제 자사 네트워크 보안만으로는 더 이상 안전하지 않은 시대가 됐다"며 "이에 데이터 보안이 주목 받으며 시장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외부와의 통로인 전산망에 담장을 세워 방어를 하면 충분했다. 그러나 이제는 전산망을 통한 해킹이나 테러가 늘고, 외부 데이터를 끌어다 쓰는 클라우드 환경이 일상화돼 담장만 세우는 보안은 한계에 이르렀고, 이에 데이터 그 자체에 튼튼한 갑옷을 입혀 지킬 필요가 생겼다는 얘기다.
◆금융 전산사고 등으로 데이터 보안 시장 확대
이 같은 분위기 덕분에 파수닷컴의 사업 환경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특히 올 들어 몇몇 금융업체의 전산망이 뚫리는 대형 보안사고로 인해 금융당국이 관련보안 강화를 주문한 것은 시장 확대의 기폭제가 되고 있다.
오는 2014년말까지 금융회사 전산센터의 내외부 망 분리가 의무화되면 현재 350억원으로 추정되는 망 분리 시장 규모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조 대표는 이와 함께 "개인정보보호, 모바일, 클라우드 보안 등 모든 데이터 보안영역에서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은 파수닷컴뿐"이라고 강조했다.
불황에도 비교적 강한 점도 매력이라고 소개했다. "공공, 산업, 금융 등 거의 전 산업분야가 우리의 고객입니다. 특정기업이나 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낮고 매출이 고르게 분포하지요."
파수닷컴은 작년에 매출액 203억원, 영업이익 40억원, 당기순이익 43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이 19.6%에 이른다. 고객사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인건비가 비용의 대부분이라서 이익률이 높은 편이라는 설명이다. 지난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매출액 연평균성장률(CAGR)은 14.07%였다.
다만 이 회사 실적을 보면 상반기에는 적자를 내다가 하반기에 크게 호전되는 경향이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회사측은 "사전에 수주한 프로젝트지만 공공 등 고객업체에서 하반기 결산을 마쳐야 파수닷컴의 매출로 인식이 되기 때문에 하반기 매출 편중 현상이 있다"며 "앞으로 유지보수 사업 비중이 높아지면 상반기 적자 현상은 완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수닷컴은 신규 사업으로 클라우드 상의 안전한 데이터 공유를 위한 보안서비스를 시작했고, 작년에는 미국시장에도 진출했다. 조 대표는 "미국시장은 국내시장보다도 더 초기 시장인 데다 이 분야의 메이저 업체도 아직 없어서 해볼 만하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미국은 전 세계 문서보안 시장의 약 50%를 차지합니다. 하지만 제대로 된 문서보안 솔루션 업체가 부족하고, 기업용 문서보안 솔루션에 대한 인지도도 낮아 시장 형성이 국내보다 느려요. 파수닷컴은 그 동안 규모 있는 해외 전시회에도 꾸준히 참가하고, 가트너, 프러스트 앤 설리반 등 리서치업체와의 지속적인 연계를 통해 미국 시장에 꾸준히 브랜드와 기술력을 알렸습니다."
코스닥 상장으로 들어올 약 100억원의 공모자금은 이 같은 신규사업과 해외사업에 쓸 예정이다.
조 대표는 "이번 코스닥 상장을 계기로 새로운 보안 위협에 대응하는 신제품 개발, 신규사업 추진, 북미시장 진출을 통한 해외사업 확대를 통해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파수닷컴은 지난 9월 3일 코스닥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으며, 오는 7일과 8일 공모청약을 거쳐 18일에 상장할 예정이다. 공모예정가는 5400~6200원, 총 공모주식수는 160만주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