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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T 시장서 '안랩 vs 파이어아이' 맞수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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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오가며 경쟁 본격화…美 시장은 안랩이 뒤쫓는 입장

[김국배기자] 국내 보안 시장의 절대 강자 안랩(대표)과 떠오르는 미국 보안업체 파이어아이 간의 지능형지속위협(APT) 시장을 둘러싼 대결이 본격화되고 있어 주목된다.

국내외를 오가며 각자의 안방은 지키고 상대의 텃밭은 노려야 하는 두 기업의 경쟁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지 관심사다.

외국 기업들의 입장에서 볼 때 안랩은 '난공불락'의 요새와도 같은 한국의 터줏대감. 세계적 명성을 보유한 보안업체들조차 안랩의 위세에 밀려 한국 시장에서는 그리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던 터다.

그러던 중에 3.20 사이버 테러가 발생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안랩과 파이어아이 두 기업이 미묘한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기 시작한 것도 바로 이 때부터다.

안랩은 당시 국내 백신업체들의 책임 소재 논란이 불거지자 다소 관망하는 입장을 취했다. 반면 파이어아이는 국내 기업과 기술적 차별화를 강조하며 마케팅을 적극 강화하고 나섰다.

파이어아이는 '우리라면 막을 수 있었다'는 식의 홍보 전략을 펼쳤고 해외 보안업체들의 이러한 움직임을 의식한 듯 안랩도 특정 솔루션으로 보안사고를 막을 수 있다는 '보안 종결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지기 시작했다.

다른 분야는 접어두더라도 이같은 대결 구도 속에 두 기업은 APT 분야의 맞수로 떠올랐다. 전에 없던 APT 솔루션 시장을 만든다는 의미에서는 개척 동지가 되지만 전 세계적으로 개화단계에 있는 APT 시장을 둘러싼 둘의 구도는 두 업체는 철저히 경쟁자다.

◆ 美 시장 '앞서가는' 파이어아이 '쫓는' 안랩

미국 시장은 파이어아이의 입지가 강하다. 안랩이 올해부터 APT 솔루션을 소개하며 북미시장에는 후발주자로 발을 들여 놓았다.

2004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설립된 파이어아이는 APT라는 용어가 등장하기 전부터 미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다수의 고객을 확보했다. 특별한 경쟁 제품이 없는 상태에서 무혈 입성했다는 평도 있지만 이 고객 기반은 파이어아이의 큰 자산이다.

특히 파이어아이는 지난달 기업공개(IPO)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나스닥 시장에 상장하는 등 기세가 등등하다. 파이어아이의 솔루션은 포춘 선정 글로벌100대 기업의 25% 이상에 공급돼 있다.

안랩은 지난 7월 APT 방어 관련 국제 평가기관인 엔에스에스랩스(NSS Labs)의 테스트 결과가 나온 뒤 판매 조직을 가동하며 미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아직까지 파이어아이에 비해 인지도도 부족하고 기능도 비교되는 상황이지만 글로벌 보안 콘퍼런스에 참가하며 파이어아이의 유일한 경쟁 상대라는 마케팅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안랩은 또한 NSS 테스트에서 APT 대응 솔루션인 '안랩 MDS(국내제품명 트러스와처)'가 94.7 퍼센트의 정보유출 방지 및 진단율을 기록하며 높은 점수를 획득한 데 의미를 두고 있다.

김홍선 안랩 대표는 "그 동안 미국 시장은 사실상 파이어아이의 독식이었다"며 "우리도 계속 영업 파이프라인을 늘리는 중이고 30여 곳에서 기술검증(PoC)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술검증을 시행중인 30여 곳 중 10여개 사이트는 현재 파이어아이의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안랩 관계자는 "한국를 포함해 미국, 일본 등지에서도 활발히 경쟁하고 있다"며 "그외 대만, 필리핀, 홍콩 등 동남아 지역에서도 기존 파이어아이의 고객을 윈백한 경우를 포함해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파이어아이 코리아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서는 안랩이 토종 벤더의 이점이 있어 많이 경쟁하는 것도 사실이지만 아직까지 미국에서는 우리의 입지가 강해 큰 위협이 되지 못한다"고 평했다.

◆'난공불락' 안랩 아성에 파이어아이 도전

국내로 오면 상황은 조금 달라진다. 파이어아이에 있어서도 안랩은 국내 보안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벽이다.

파이어아이 코리아는 3·20 사이버테러와 APT 전문 기업이란 점이 맞물려 주목 받기 시작한 국내 시장에서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3·20, 6·25 등 잦은 보안 사고를 계기로 APT 솔루션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회사의 인지도와 주목도도 높아졌다. 기업들의 PoC 요청이 크게 늘면서 이를 소화하기 위해 국내 인력을 보강했을 정도다.

파이어아이 코리아 관계자는 "최근 IPO를 통한 현금 유입으로 R&D 투자와 함께 국내 지사 인력도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해 3월 설립해 작년말까지 3명이었던 국내 지사 인력은 현재 13명으로 불어났다.

그러나 안랩은 국내 환경에서 벌어지는 APT 위협에 대한 상세한 사례 확보와 관련 악성코드의 수집 능력을 경쟁력으로 꼽으며 어느 해외 업체라도 따라올 수 없는 인프라와 노하우라 강조한다.

파이어아이가 미국 시장에서 그러하듯 안랩이 국내 시장에서 확보하고 있는 다수의 고객 인프라도 무기다. 지난해 초부터 APT 솔루션으로 초점을 맞추기 시작한 '트러스와처'는 현재까지 150여 개의 기업에 공급된 상태다.

안랩 관계자는 "국내 환경에서 실시간으로 벌어지는 APT 위협에 대한 노하우는 제품 레벌의 신종 악성코드 탐지력 강화로 이어지고 결과적으로 현존하는 APT 위협을 정확하게 탐지하고 차단하는 것을 돕는다"고 말했다.

김국배기자 verme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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