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수기자] 유난히도 폭설이 잦았던 지난해 겨울, 전국 도심 곳곳에서 국산·수입을 막론하고 고급 대형 세단들이 비상등을 켠 채 도로 한 켠에 우두커니 서 있던 풍경이 연출됐다.
앞에 엔진이 있고 뒷바퀴가 구동하는 '후륜구동'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이 고급 승용차들은 눈만 오면 낮은 언덕도 넘지 못하고 뒤로 밀리기가 일쑤다.
조향은 전륜에서, 동력은 후륜에서 전달되기 때문에 눈길 위에서 운전자가 방향을 제어하기는 더욱 힘들어진다. 하지만 폭설에도 도심의 빙판 위를 유유히 달리던 세단 차량이 눈길을 끌었다.
국산차 중 유일한 4륜구동 대형세단인 쌍용자동차의 '체어맨W'다.
◆"눈길에도 쌩쌩~"…4륜구동은?
자동차의 굴림 방식은 크게 전륜, 후륜, 4륜 등 세 가지로 구분된다. 전륜과 후륜은 각각 앞바퀴, 뒷바퀴만으로 굴리고 4륜은 네 개의 바퀴를 모두 굴리는 방식이다.
후륜구동은 장점이 많지만 눈길이나 빗길 등 험로에서는 제약이 많다. 차체가 앞에서 견인해주는 전륜구동과는 달리 뒤에서 밀어주는 방식인 후륜구동은 눈이 쌓인 길에서는 뒷바퀴가 헛돌며 전진하기 쉽지 않으며 막상 달리다가도 방향을 잃기 쉽다.
4륜구동은 후륜구동과 전륜구동의 장점을 결합한 방식이다. 후륜구동의 뛰어난 승차감과 전륜구동의 끌고 나가는 힘을 모두 갖췄다. 네 바퀴 모두에 구동력을 주는 4륜구동은 도로에 밀착하는 접지력이 좋아 주행은 물론 제동력 부분에서 탁월한 성능을 발휘한다.
올 겨울도 거센 추위가 닥치면서 폭설과 기상이변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4륜구동 모델의 판매 비중은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겨울만 되면 눈길에서 탁월한 주행성능을 갖춘 4륜구동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진다"며 "특히 4륜구동 승용차는 안정감과 제동력, 가속력 등에 강점이 있어 겨울철에 특히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체어맨W', 겨울이 즐거운 이유
수입차 브랜드들은 4륜구동을 장착한 세단 라인업을 보유 중이며 판매 비율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업체마다 4륜구동을 부르는 명칭도 다르다. 메르세데스-벤츠의 '4매틱', 아우디의 '콰트로', BMW의 'X드라이브'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수입차와 달리 국산차 중에선 4륜구동 승용차를 찾기가 쉽지 않다. 아직까지 세단에는 쌍용차의 체어맨W가 유일한 4륜구동 세단이다.
쌍용차는 자신들의 4륜구동 기술을 '4트로닉(TORNIC)'이라고 지칭한다. 4트로닉은 구동력을 앞바퀴에 40%, 뒷바퀴에 60%로 배분하는 상시 4륜구동 시스템이다.
접지력이 좋고, 눈길이나 빗길 등 험로에서도 ESP(차체자세제어장치) 시스템이 함께 작동해 구동력과 제동력을 뒷받침한다.
쌍용차 관계자는 "체어맨 W에 적용된 4륜구동 시스템은 차량 무게 중심을 낮추는 구조로 설계돼 주행 안정성을 향상시켰다"며 "ESP와 결합돼 각 바퀴에 충분한 구동력을 배분, 눈길·빗길 등 미끄러운 노면은 물론 일반도로 주행에서도 최적의 주행 성능을 발휘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체어맨W 전체 판매 중 4트로닉 모델판매 비중이 절반에 달할 정도로 소비자들의 호응이 높다.
실제로 CW600·700 4트로닉 모델이 출시된 이후 수요는 대폭 증가했다. 2010년에 30% 수준이었던 4륜구동 모델 판매 비중은 2011년 54%, 지난해 뉴 체어맨W가 출시된 이후에는 58%로 늘어났다.
특히 겨울에 접어들면 쌍용차 딜러들은 4트로닉에 대한 문의를 가장 많이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여름 장마기간 역시 체어맨W의 사륜구동 기능은 소비자들에게 최고 장점으로 작용했다.
더구나 동급 4륜구동 경쟁 모델인 벤츠의 4매틱, 아우디의 콰트로와 비교해 절반 이상 저렴한 6천만~8천만원 초반대의 높은 가격 경쟁력까지 갖췄다. 체어맨 W CW600 VIP, CW700 VIP, CW700 VVIP 등 일부 모델은 4트로닉 시스템을 기본 적용해 준다.
쌍용차는 이달 한 달 동안 체어맨W를 구입할 경우 4트로닉 시스템을 무상지원하고 있다.
쌍용차 관계자는 "올 겨울도 유난히 폭설이 잦을 것으로 예보돼 판매량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며 "쌍용차가 축적해 온 4륜구동 기술에 다양한 편의사양까지 갖춘 체어맨W는 고객들에게 눈길 위의 퍼스트클래스를 체험하게 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정기수기자 guyer7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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