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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고용 기대보다?…정부·기업 또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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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계획 이행 등 점검, 기업 애로사항 등 청취

[박영례기자] 세계 경기침체에 따른 경제 성장률이 둔화되면서 정부의 기업에 대한 고용과 투자 확대 주문에 대한 목소리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이후 경제단체 및 재계 총수 등과의 잇단 회동에 이어 이번엔 투자 및 고용 계획 진행 점검 및 기업 애로사항 등에 대한 청취를 이유로 5대 경제 부처 수장과 30대 그룹 경영진이 한 자리에 모였다.

기업들은 올해 투자 및 고용 계획을 차질없이 이행할 것임을 확인하고, 정부에 각종 규제완화 등 기업활동 개선 등을 위한 애로사항을 건의했다.

일각에서는 기업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기업에게 경제 활성화 역할만 강조하고 있다는 볼멘 소리도 나온다. 현실적으로 투자 등 환경을 뒷받침 해줄 만한 지원책에 정부 역시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얘기다.

29일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 5개 부처 장차관 및 실장은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는 30대 그룹 사장단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간담회에는 윤상직 장관을 비롯해 기획재정부 추경호 차관, 고용노동부 권영순 실장, 환경부 정연만 차관, 공정거래위원회 정재찬 부위원장, 국토교통부 정병윤 실장이 참석했다.

아울러 30대 그룹에서는 삼성전자 이상훈 사장, 현대자동차 정진행 사장, SK 차화엽 사장, 조석제 사장, 롯데 채정병 사장, 포스코 박기홍 사장, 현대중공업 김외현 사장, GS 김병열 사장, 한진 서용원 수석부사장, 한화 방한홍 사장, KT 김기철 부사장, 두산 이상훈 사장, CJ 허문회 부사장 등 사장단이 함께했다.

또 전국경제인연합회 이승철 상근부회장, 중소기업중앙회 송재희 상근부회장, 경영자총협회 김영배 상근부회장 등 경제단체 관계자도 참석, 정부와 재계가 한자리에 모여 투자 및 고용 확대 등을 위한 지원방안 등에 머리를 맞댔다.

윤상직 장관은 이날 모두발언을 통해 "올해 30대 그룹이 계획한 155조원 투자와 14만명 고용계획이 100% 이행될 수 있도록 남은 4분기 동안 적극적인 경영활동에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각 기업마다 사정은 어려울 수 있겠지만 올해 투자·고용계획을 차질없이 달성해 우리 경제가 활성화되는 모멘텀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4분기 수출이 사상 최고 기록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출이 회복되고 투자가 활성화될 경우 내년 이후 경제전망은 밝다"며 30대 그룹 사장단에게 투자 확대를 독려했다.

전경련에 따르면 이날 기업 대표들도 IT와 전자, 자동차, 해운, 건설 등 그룹으로 나눠 한명씩 돌아가며 투자 및 고용 계획 등을 당초 일정대로 차질없이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다지고, 아울러 투자나 일자리 창출에 대한 어려움 및 개선 사항 등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기업들은 세제, 금융, 노동, 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 규제개선이 필요한 사안이나, 입법 또는 법개정이 필요한 부분을 강조했고, 부처 수장들은 이에 즉답을 하거나 검토가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향후 서면 등을 통해 입장을 전달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는 등 상당히 적극적인 분위기였다는 전언이다.

실제 이날 기업들은 대개 국내 은행의 조달금리가 해외보다 높아 자금조달 부분에서 금리 인하 등 필요성이나, 에너지나 연구개발 또는 환경시설에 대한 세액공제 혜택 연장 이나 일몰 연장 등 현실적인 지원책 마련의 필요성에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최근 현안이 되고 있는 화학물질 등록법 및 평가법 등에 대해서는 신규화학물질까지 대상이 확대되는 만큼 1톤 미만 대상은 등록을 면제하고, 시행령 마련 시 중과실이나 고의성 등을 고려 신중한 입법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등 필요 사항을 조목조목 구체적으로 건의했다.

또 일감몰아주기 등 기업 규제 강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심심찮았다.

이날 참석한 한 기업 관계자는 "상반기에 경제민주화 관련 법들이 많이 통과됐다"며 "지금도 많은 법안들이 대기중인데 경제민주화 관련 입법은 어느 정도 마무리하고, 기업들이 투자와 일자리 창출, 그리고 경제 활력 회복에 매진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 많이 도와주셨으면 좋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통상임금이나 근로시간 단축, 정년연장 등이 한꺼번에 추진되는 데다 '경제민주화'가 대중소 상생의 취지와 달리 노동 환경 등 분야 규제로 전방위 확대, 기업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정부는 화평법 등 환경규제는 사회적 여건, 국제적 추세 등을 고려하여 일방적 추진 보다 단계적으로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또 근로시간 단축 등에 대해서도 정부측은 "기업 부담이 상당히 크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기업 규모별로 차등 적용하고, 통상임금문제는 장관 자문기구를 통해 연구, 충분히 의견을 수렴해 나갈 계획"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전경련 배상근 경제본부장은 "기업들이 느끼는 부분을 허심탄외하게 말할 수 있는 자리였고, 전반적으로 분위기는 화기애애 했다"며 "정부부처 관계자들도 전향적 자세로 기업의 투자 및 고용 확대를 지원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는 등 정부와 기업이 일자리 창출 투자 등에서 함께 뛰자는 데 공감했다는 점은 성과"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거론된 애로사항에 대해서는 5개 부처 장차관, 실장이 즉석에서 답하고 검토가 필요한 사안은4차 무역투자진흥위원회에서 다루거나, 그 이전이라도 가능한 부분은 서면으로 전달 키로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날 거론된 기업애로 사항 등은 경제민주화 관련 입법이나 정부 규제강화 등과 직결된 것들도 적잖아 정부가 이들 기업 등 현장 의견을 얼마나 반영할 수 있을 지 미지수.

앞서도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나서 기업들의 애로사항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 의사를 밝히기도 했으나 체감할 수 있는 해소 방안 등 지원책 마련은 여전히 요원하다는 분위기도 있다.

실제로 이날 정부측은 금산분리 등 지배구조 규제 강화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하반기 법제화가 진행될 예정"이라는 언급 외 별다는 입장을 표명하지는 않았다. 일감몰아주기 규제에 대해서도 "11월까지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며 "의견을 제출해주면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는 정도로 답했다.

반면 글로벌 경기침체와 규제강화 움직임에 기업들의 투자 등 실적도 기대에 못미친다는 시각도 있다. 이날 간담회가 사실상 청와대 차원의 기업 투자 및 고용계획 점검 및 이의 실행의지를 확인하는 자리였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실제 기업들은 연초 계획보다 늘어난 올해 155조원의 투자를 약속했지만 올해를 두달여 남긴 현재 집행률은 당초 계획에 못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나마 가장 높은 집행률을 보인 경우가 80% 정도 수준인 것.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 되고 최근의 규제 움직임 등 기업활동이 위축 된 것도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배상근 본부장은 "고용의 경우 대부분의 기업들이 계획을 달성했고, 투자 역시 일부 기업의 투자가 미진한 것은 하반기 집행이 몰려있는 경우가 많은 탓"이라며 "일부 대기업은 오히려 당초 계획보다 1~2조원 가량 투자를 늘리는 등 이날 참석한 기업들 모두 당초 목표한 투자와 고용을 차질없이 이행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박영례기자 you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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