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김관진(사진) 국방부 장관과 야당 의원들이 대선개입 의혹이 불거진 군 사이버사령부를 놓고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
민주당 의원들은 전날 김관진 장관이 "심리전은 북한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하기도 하지만 오염 방지를 위한 대내 심리전도 포함된다"고 한 것에 대해 문제 삼으며 사과와 발언 취소를 요구했지만 김 장관은 '정당한 임무'라며 사과를 거부했다.
특히 민주당 윤호중 의원은 "이 발언은 군의 정치적 중립을 명시한 헌법 제5조2항을 위반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김관진 장관은 "북한은 통일전선전략에 따라 사이버 매체를 이용해 대남 선전 선동을 하고 있다"며 "사이버사령부가 여론을 호도하는 것이 아니라 정당한 정책 홍보를 통해 북한의 선전선동을 차단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맞섰다.
윤 의원은 "장관이 잘못된 소신을 갖고 있다"며 "군은 북한의 공격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할 의무가 있지만 사이버 공간은 군이 관여할 공간이 아니라 우리 국민 개개인이 자유롭게 자기 의사를 피력하고 토론하는 공간"이라고 질타했다.
윤 의원은 "그런 공간에 군이 들어와 공세적인 댓글을 남기고 개입하는 것은 군의 정치 개입과 같은 것"이라며 "군이 총칼을 들고 서울광장의 촛불시위장에 와서 북한 공작원이 우리 국민을 공격할 소지가 있으니 개입해야겠다면 이것은 내란이다. 장관의 발언은 사이버 내란을 옹호하는 발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김관진 장관은 뜻을 굽히지 않았다. 김 장관은 "군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할 의무를 헌법상 갖고 있다"며 "남북의 이념 대결이 아직 끝나지 않아 우리는 이념 대결에서 이겨야 한다"고 군 사이버사령부의 여론전을 정당화했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크게 반발하며 김 장관의 사과를 요구했지만 김 장관은 "사과할 일이 아니다"며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
윤 의원은 "국민을 상대로 총을 쏘고 정당하다고 할 것인가, 이념 대결은 이를 담당하는 부서가 있다"고 했고, 최재천 의원 등 민주당 의원들도 사과를 요구했지만 김 장관은 역시 받아들이지 않았다.
정홍원 국무총리도 김관진 국방부 장관과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의 해임을 건의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야당 의원들의 주장에 "해임 건의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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