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정부가 통합진보당에 대한 위헌정당 해산 심판을 청구한 가운데 야권이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의혹에 대한 공동 대응 움직임을 구체화하고 있어 주목된다.
민주당과 무소속 안철수 의원 측, 정의당 등 야권은 6일 국정원 등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의혹에 대해 공동 대응하기로 하고, 이에 대한 구성틀 마련에 합의한 것으로 민주당과 정의당 관계자들이 확인했다. 통합진보당 해산심판 청구 등 신 공안 정국 카드를 꺼낸 정권에 신 야권연대로 맞대응하겠다는 노림수로 보인다.
최근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제기한 국가기관 대선개입 사건에 대한 특검 도입 제안에 대해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안철수 의원이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 사건을 바로잡고, 꼬인 정국을 풀기 위해 여야가 뜻을 모으자고 제안한 것을 환영한다"고 하면서 이같은 움직임은 감지됐다.
김 대표는 "국가기관 대선 개입 사건의 심각성을 지적한 문제 의식은 민주당 주장과 일치한다"며 "힘을 모으면 진실 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개혁으로 민주주의를 바로세우고, 정치는 산적한 민생 과제에 집중할 수 있다"고 야권의 공동 대응에 힘을 실었다.
야권의 이같은 공조는 최근 정부가 통합진보당에 대해 위헌정당 해산 심판을 청구하면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등 야권은 대선 이후 통합진보당을 연대의 대상으로 보고 있지는 않았다. 그러나 정부가 역사가 14년이나 되는 통합진보당의 강령과 아직 1심도 끝나지 않은 이석기 의원의 내란 음모 사건을 근거로 진보당 자체에 정당 해산 심판을 청구하자 야권에서는 정권의 '공안 정국' 조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진 상황이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본격적으로 공안 정국으로 가고 있다"면서 "군의 정치 개입이나 국정원의 정치 개입은 두고 자꾸 전국공무원노조에 대한 정치 개입만 부각시키는 등 이런 것들을 보면서 그런 느낌이 온다"고 우려했다.
시민단체와 야권이 총 망라된 구성틀이 만들어지면서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 의혹은 또 다른 상황을 맞이할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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