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19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내년 국정 기조를 밝혔다. 경제활성화에 우선 순위를 뒀고, 창조경제도 중시됐다.
하지만 최근 여야 대치 정국의 핵심인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에 대한 특검 수용과 국정원 개혁특위 설치 등 정치 현안 문제와 관련해 '국회가 논의할 일'이라는 공을 국회로 넘겼다.
박 대통령은 이날 '경제 부흥'과 '국민 행복', '문화 융성'과 '평화통일 기반 구축'이라는 4대 국정 기조를 중심으로 내년도 국정 운영의 방향을 설명하고 국회의 예산안 처리 협조를 요청했다.
박 대통령은 정권 초반 8개월 동안 시행했던 추경 예산과 부동산 대책을 통해 침체됐던 우리 경제의 불씨가 살아났다고 자평하면서 내년에도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민생 안정을 강력히 추진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내년도 예산안은 경기회복세를 확실히 살려가기 위해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가장 큰 역점을 뒀다"면서 "경제 활성화를 위해 규제 완화를 전 산업 분야로 확대해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대통령은 또 "제조업, 입지, 환경 분야 중심으로 추진돼 온 규제 완화를 전 산업 분야로 확산해 투자 활성화의 폭을 넓혀가려고 한다"며 "특히 의료, 교육, 금융, 관광 등 부가가치가 높은 서비스업에 대한 규제를 과감하게 풀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중점 전략인 '창조경제'는 이날도 수 차례 강조됐다. 박 대통령은 "이번 유럽 순방에서 영국과 프랑스 등 EU 국가들이 창조경제를 실현해서 엄청난 부가가치와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것을 직접 보고 지금 우리 경제가 가고자 하는 창조경제의 방향에 확신을 가졌다"고 역설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그동안 정부는 창조경제의 기반을 구축하는데 역점을 두어왔다"며 "국민들의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이 국가의 성장 동력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창조경제 관련 사업 예산으로 금년보다 12%가 증가한 6조5천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제민주화는 경제 활성화와 창조 경제에 이어 세 번째로 언급됐다. 박 대통령은 경제민주화에 대해 "창조경제의 토대이자 경제활성화를 위한 시장경제의 기초질서"라며 "앞으로 정부는 경제 전반에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질서가 확고하게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박 대통령은 외국인투자촉진 법안, 관광 분야 투자 활성화 법안, 주택시장 정상화를 위한 주택 관련 법안, 창조경제 구현을 위한 중소기업 창업지원 법안을 직접 언급하며 국회의 협조를 요청했다.
박 대통령은 "모두가 대한민국 가장의 처진 어깨를 펴주고 국민들에게, 특히 청년들에게 희망을 찾아 주기 위한 법안"이라며 "이런 법안들이 제 때 통과되지 못한다면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는 우리 경제가 다시 침체의 늪에 빠지게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야당이 요구한 복지 공약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박 대통령은 "정부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어르신들의 생활 안정과 국민들의 노후 안정을 위해 내년 7월 기초연금제도 도입을 목표로 예산 5조2천억원을 반영했다"며 "어려운 경제 여건으로 불가피하게 해결하지 못한 부분들은 경제를 활성화시켜 지켜나가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대북 관계에 대해서도 박 대통령은 기존 입장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 대통령은 "정부는 확고한 원칙과 인내심을 바탕으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이 국제 사회와의 약속을 지키고, 대화와 협력으로 나오길 바란다"며 "그러면 제가 제안한 유라시아 철도를 연결해 부산을 출발해 북한, 러시아, 중국, 중앙아시아, 유럽을 관통하는 '실크로드 익스프레스(SRX)'를 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국가기관 대선 개입 의혹 등 정치 현안에 대해서는 "이제는 대립과 갈등을 끝내고 정부의 의지와 사법부의 판단을 믿고 기다려 주실 것을 호소드린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최근 야당이 제기하고 있는 여러 문제들을 포함해 무엇이든 국회에서 여야가 충분히 논의해서 합의점을 찾아준다면 존중하고 받아들일 것"이라며 "국가정보기관 개혁 방안도 국회에 곧 제출할 예정인 만큼 국회에서 심도 있게 논의하고 검토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나아가 "국회를 존중하기 위해 앞으로 매년 정기국회 때마다 대통령이 직접 국회에서 시정연설을 하며 의원 여러분들의 협조를 구하는 새로운 정치문화를 만들어 가겠다"고 약속했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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