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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곤 투비소프트 "글로벌 기업으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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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급 없애기 등 내부 혁신 시도…글로벌 진출은 M&A 통해

[김국배기자] 김형곤 투비소프트 대표는 자신의 기업 경영 원칙을 '근고지영(根固枝榮)'이라 요약한다. 뿌리가 튼튼해야 가지가 무성하다는 뜻이다. 또 공동의 목표보다 지나치게 개인의 목표만을 중시할 때 회사는 삐그덕거리게 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서울 삼성동 투비소프트 사무실에서 만난 김형곤 대표는 군더더기 없는 말투와 차림새를 지녔다.

그는 한 달이 채 남지 않은 올해를 "내부적으로 이런저런 변화를 많이 시도한 해"라고 규정했다. 그와 투비소프트에 있어 2013년은 큰 변화를 위해 조그만 시도들을 한 해다. 그는 "내년에는 무엇보다 글로벌화가 가장 큰 숙제"라고도 했다.

◆직급 없애고 연봉제 대신 호봉제로 바꿔

그는 올해 내부적으로 다양한 변화를 시도했다. '단순한 표면적 변화가 아닌 글로벌 기업으로 변신하기 위한 장기 플랜(Plan)의 일환'이다. 내부적 변화는 뿌리를 튼튼히 하기 위한 과정처럼 느껴진다.

회사가 올해 시도한 작업 중에서는 연봉제과 직급을 없앤 것이 먼저 눈에 띈다. 회사는 연봉제를 호봉제로 바꿔 성과급과 연계했고 직급을 없애 직원 간 '님'이라는 호칭을 사용하기로 했다.

그는 "언어만 지원한다고 글로벌 기업이 되지 않는다"며 "사고 방식부터 내부적 체제도 바꿔 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직급을 없앤 건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을 넘어 직급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까지나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게 해주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엔지니어가 원한다면 나이가 들어도 끝까지 '필드 엔지니어'로 남을 수 있도록 해주기 위함이다. 여기엔 '자발적 협력'이란 인사 철칙도 반영됐다.

그는 "아직 조직 개편이 마무리된 것은 아니지만 조직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며 "기술지원, 교육 등 제품과 연관된 요구라면 국내의 경계선을 넘어 해외에 대해서도 대응할 수 있도록 체계를 만들어 나간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변화가 갑자기 일어난 것이 아니라 지난 3년 간의 지속적인 컨설팅과 직원들과의 수많은 토론을 거쳐 나왔다는 데 의미를 부여했다. 그가 강조하는 공동의 목표인 셈이다.

그는 "사업적 측면에서는 수익성 떨어지는 용역과 컨설팅 비중을 줄이고 제품 라이선스와 유지보수 매출 중심으로 집중하고 있다"며 "영업이익률을 지속적으로 높여 나가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의 영업이익률은 현재 약 11%이며 장기적으로는 이 숫자를 20%대로 끌어올리려 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 문 열 방법은 M&A"

그가 시도하는 내부적 변화가 '튼튼한 뿌리'라면 글로벌화는 '무성한 가지'일 것이다.

투비소프트가 글로벌 기업으로 변신하기 위한 방법으로 그가 특히 강조하는 것은 인수합병(M&A)이다. 이를 통해 글로벌 시장, 특히 미국 시장에서 취약한 한국 소프트웨어(SW) 기업의 '브랜드력(力)'을 극복한다는 심산이다.

그는 "기술이 좋아도 브랜드가 없는 한국 회사가 미국에서 성공하기는 매우 어렵다"며 "M&A 밖에는 답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도 그렇고 현재도 많은 SW 기업들이 해외 시장에 진출하려고 현지 법인을 만들고 파트너사를 섭외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그러나 눈에 띄게 성과는 내는 회사는 2~3개 뿐"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M&A를 하게 되면 그 회사가 시장에서 쌓아온 브랜드와 고객을 한꺼번에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해외 법인을 통한 사업 진행보다 효율적일 수 있다고 봤다. 또 실제 시장 진입이 더 용이하다는 측면에서 오히려 투자 금액이 적게 든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그는 "해외 현지 시장에 자회사를 만드는 것은 쉽지만 어느 정도 '맷집'을 기를 때까지 매년 투자 금액이 든다"며 "반대로 그 금액만큼의 가치가 있는 회사를 M&A 하게 되면 네트워크를 이용해 곧바로 비즈니스에 뛰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M&A라는 방법이 더 어려운 과정일 순 있지만 '맞는 방법'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M&A 대상으로) 눈여겨 보는 기업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인수 기업은 계속해서 보고 있지만 아직 말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김형곤 투비소프트 대표

김형곤 대표는 1989년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2000년 카이스트 경영공학 박사과정과 2002년 스탠포드대학교 벤처경영자 과정을 수료했다. 2000년 투비소프트 대표로 취임하기 전에는 하나은행 경제연구소와 제일기획 마케팅연구소를 거쳐 태동씨앤씨 대표를 역임한 바 있다.

김국배기자 verme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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