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혜정기자] 삼성전자의 카메라 사업이 분기점에 서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1일 연말 조직개편을 통해 디지털이미징사업부를 무선사업부로 통합시키고, '이미징사업팀'으로 재편했다.
삼성은 '갤럭시' 신화를 만든 스마트폰의 성공 방정식을 카메라 사업에도 적용하기 위해 조직을 정비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부'에서 '팀'으로의 격하가 'NX' 시리즈같은 미러리스 제품군의 약화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는 카메라 사업에 공들여 왔다. 이건희 회장이 경쟁력 강화를 주문했을 정도다.
이는 카메라가 가전과 스마트폰 등 완제품과 이미지센서 등 부품을 모두 생산하는 삼성전자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카메라는 다른 전자기기와 호환성이 뛰어나며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기기다. 카메라엔 스마트폰처럼 삼성의 반도체 기술력을 담을 수 있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 1995년 세계적으로 유명한 독일의 카메라 제조사 '롤라이플렉스'를 인수한 바 있다. 카메라 사업이 삼성테크윈에 속해 있던 지난 2005년엔 일본 펜탁스와 기술 제휴를 맺고 DSLR 카메라를 내놓기도 했다. 삼성테크윈에서 분사된 삼성 디지털이미징을 지난 2010년 인수해 디지털이미징사업부를 꾸렸다.
지난 2010년엔 캐논과 니콘이 점령한 DSLR을 과감히 포기하고, 미러리스 시장에 뛰어들었다.
여성이나 카메라 초보자가 들어도 부담스럽지 않을 무게(200g~300g), DLSR에 탑재될만한 대형 이미지 센서, 무선 인터넷 기능 등을 갖춘 미러리스 카메라 'NX 시리즈'를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삼성은 NX200을 통해 미러리스 2천만 화소 시대를 열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미러리스 시장에서 40%대 점유율로 소니와 엎치락뒤치락 박빙의 승부를 벌였다. 그러나 최근엔 30%대 점유율로 50%대 점유율로 올라선 소니와 격차가 벌어진 상태다.
삼성전자는 NX시리즈 외에도 스마트 기능이 강조된 '갤럭시'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 LTE와 안드로이드를 지원하는 갤럭시카메라와 갤럭시NX는 '공유' 기능이 강조돼 차세대 카메라의 미래를 보여줬다는 호평과, 전화가 안되는 스마트폰이라는 혹평이 엇갈렸다. 갤럭시카메라는 글로벌 판매량은 60만대를 넘어서며 가능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스마트 카메라, 삼성이 홀로 걷는 길
삼성전자의 카메라 사업부가 휴대폰 사업부와 통합된다는 것은 갤럭시시리즈와 같은 스마트 카메라에 힘을 싣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같은 결단을 두고 업계 반응도 분분하다.
카메라 업계 관계자는 "카메라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삼성전자가 미러리스 라인업을 강화하면서 소비자들에게 카메라의 존재감을 심어줬던 게 사실"이라며 "미러리스 라인업에 비해 이통사 대리점에서 개통해야 하는 갤럭시 시리즈는 확실한 용도를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는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삼성의) 렌즈 기술력도 많이 올라온 상태였다"며 "카메라 사업이 강화되기 보다 카메라의 광학기술력이 스마트폰에 투입되는 쪽으로 갈 것 같다"고 우려했다.
반면 카메라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삼성이 적합한 판단을 내렸다는 평가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보다는 글로벌 시장에서 갤럭시카메라 성과가 좋다고 알고 있다"며 "카메라 시장이 점유율 뺏기 경쟁으로 흐르고 있는데, 광학기술로 다른 카메라 업체들과 승부하기보다는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강조하고 있는 카메라 공유 기능을 소비자에게 어떻게 설득시킬지가 관건이라는 의견도 있다. 삼성은 통신 기능을 지원하는 것 외에도, 카메라에 자체 운영체제 '타이젠'을 적용했다며 다른 삼성 기기와 연계성을 강조한 바 있다.
카메라 업계 관계자는 "무선 공유 기능, 스마트폰이나 가전 같은 삼성 기기와 연계성 등 삼성 카메라의 장점을 소비자에게 어떻게 전파하느냐가 관건"이라며 "삼성 스마트 카메라의 성패에 따라 카메라 산업 전체가 재편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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