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기자] 미래창조과학부가 들쑥날쑥한 휴대폰 보조금을 투명하게 만들기 위해 추진중인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의 연내 국회 통과를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일부 제조사에서 법안에 우려를 표하고 있지만 미래부는 제조사의 우려가 너무 과하다는 입장이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지난 15일 현오석 경제부총리가 주재한 관계부처 회의에서 기획재정부, 미래부, 공정거래위원회 등 이 법안과 관련된 관계부처들이 단말기 유통법안의 핵심 쟁점과 관련해 합의했다.
관계부처 회의를 통해 제조사가 반발하고 있는 장려금 관련 자료제출과 보조금 상한제 조항을 3년간만 일시적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3년이 지난 이후에는 자료제출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내용을 담아 제조사의 과한 우려를 덜어주겠다는 취지다.
관계부처가 법안의 필요성에 합의함에 따라 이 법안의 연내 국회 통과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이하 미방위)는 오는 19일부터 이 법안을 비롯한 각종 민생법안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별 문제없이 미방위 논의가 마무리되면 오는 30일 열릴 예정인 국회 본회의에서 이 법안이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부가 이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이 법안이 자사 영업비밀을 공개하는 법안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 법안에는 제조사의 장려금에 대한 자료를 미래부에 제출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는데 이 자료가 외부로 유출될 경우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이 삼성전자 측의 주장이다.
이는 처음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 논의됐을때부터 삼성전자가 일관되게 주장해온 내용이다. 미래부가 수차례 삼성전자의 걱정이 '기우'에 불과하다고 설명했음에도 삼성전자는 자신들의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미래부 홍진배 통신이용제도과장은 "제조사의 장려금 규모 등 자료는 정부에 제출되더라도 법에 근거해 철저히 비밀이 보장되며 대외 공개되지 않는다"라며 "제조사가 우려하는 부분을 해소하기위해 자료제출의 범위, 방법 등을 계속 논의하고 있다. 삼성전자 이외 LG전자, 팬택 등 다른 제조사는 이의제기를 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미래부는 삼성전자가 장려금 자료 제출을 거부하겠다는 것은 국내 시장 기득권을 유지하겠다는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국내 휴대폰 시장에서 소비자들은 200~300% 가까이 차별을 받고 있다. 또한 90~100만원의 고가 프리미엄폰 위주로만 유통되고 빠른 단말기 교체주기로 인해 가계통신비 부담에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이런 시장실패를 그대로 두자는 것은 고가 프리미엄폰 중심의 국내 시장 기득권을 유지하겠다는 주장"이라며 "시장실패를 개선하고 투명한 단말기 유통구조와 공정경쟁의 틀을 확립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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