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배기자] 세계 각 산업 분야에서 소프트웨어(SW) 혁명이 일어나고 있지만 한국의 SW 산업은 아직도 '외딴 섬'이다. 오죽하면 3D도 아닌 꿈 없는 4D(3D+Dreamless) 업종이라는 말이 나온다.
이런 SW 업계에 있어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기대감이 부푼 해였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뒤 SW 산업을 창조경제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지목했고 이어 SW 산업 활성화를 위한 움직임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 SW, 창조경제 핵심 성장동력으로
올해는 SW 산업 활성화를 위한 정책이 쏟아진 해다.
정부가 지난 10월 국가 차원의 SW 정책으로 SW 산업 육성 의지를 담은 'SW 혁신전략'을 발표한 것이 대표적이다. 연초에는 개정 SW산업진흥법이 시행됐으며 최근에는 SW를 모든 산업 분야에 전략적으로 접목하는 '창조 비타민 프로젝트'도 추진됐다.
SW 업체 한 대표는 "미래부 출범 후 정보통신정책국이 소프트웨어국으로 변경되고 SW 유지보수가 유지관리로 바뀌면서 공공 유지보수요율을 상향키로 했다"며 "그만큼 SW에 대한 정부 인식이 높아졌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SW 혁신전략에서 무엇보다 인력 양성에 신경을 썼다. 2017년까지 민관이 협력해 SW 인력 10만 명을 추가로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7~8% 대에 머무는 공공 SW 유지보수 요율도 새해 10%로 인상하고 단계적으론 2017년까지 15%로 확대할 계획이다.
다만 SW 혁신전략은 SW 산업이 가진 문제의 핵심을 잘 짚어냈다는 우호적 의견과 함께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냉소적인 시각도 감지됐다.
인력 양성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과 노력은 느껴지나 정작 인력 부족의 근본적 원인에 대한 고민은 없어 보인다는 지적이었다. 좋은 인재를 더 많이 끌어들이기 위해선 SW 엔지니어가 대우받는 사회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요구다.
◆SW 업계 극복 과제 '산적'
부푼 꿈을 안은 SW 업계지만 무엇이 세계적 SW 혁명의 시대에서 한국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는지도 곳곳에서 확인됐다.
SW 업체들은 제대로된 산업 통계 기반이 없어 구체적인 사업계획과 비전을 세우기 힘들어 사업에 지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국내 SW 업계에는 정부가 공식적으로 내놓는 통계 없이 외국 시장조사기관이나 일부 민간협회의 자료에 의존하고 실정이다.
뿌리 깊은 외산 SW과 국산의 차별로 제값을 받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급선무다. 이는 결국 SW 업계의 고질적 병폐라 할 인력난을 만들어 내고 있다. 우수한 인력들의 발길이 끊겼고 젊은 층의 외면도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또한 제대로 된 마케팅 작업을 하지 못해 좋은 제품을 만들고도 고객에 닿지 못하고 사라지는 경우도 부지기수란 지적이 나왔다. 기술 개발과 세일즈(sales)에만 치중하는 사업 풍토가 근본 원인이다.
한편, 이런 상황에서도 일부 SW 기업들은 아시아, 동남아 등 해외시장 진출에 활발히 나서면서 고군분투했다. 월드 베스트 소프트웨어(WBS) 프로젝트도 나름의 성과를 냈다는 평가도 있다. 정부 지원금을 잘게 나눠주는 정책에서 '될 성 싶은 나무'를 육성하는 방식을 시도한 것에 의미를 부여한 것이 이유다.
김국배기자 verme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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