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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결산]수입차 내수 잠식…국산차 수성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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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도 수입차 '강세'…국산차 판매는 '정체'

[정기수기자] 올해 국내 자동차시장은 어느 해보다 수입차업체의 약진이 돋보였다. 국산차업체가 내수시장에서 판매 감소세를 이어가는 동안 수입차 판매 실적은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지난 2001년 약 7천700대에 불과하던 수입차 판매량은 지난해 처음으로 국내 시장 점유율 10%를 돌파했으며 지난달 기준 14만대를 돌파하며 전년동기 대비 20% 신장했다.

반면 국산차의 올해 내수시장 판매실적은 부진했다. 쌍용자동차를 제외한 국내 완성차업체 대부분이 국내시장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특히 현대·기아자동차는 노조의 주말특근 거부와 파업까지 맞물리면서 내수시장 점유율이 70%대까지 떨어지며 내수 부진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내년 역시 내수시장에서 수입차의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수입차는 내년에도 다양한 신차 출시를 앞세워 시장 확대를 가속화할 계획이다. 여기에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의 관세인하 효과는 수입차의 가격 경쟁력을 더욱 높여줄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완성차업체들 역시 내년에는 내수시장 수성을 기치로 자존심 회복을 벼르고 있는 상황이다.

◆'진격의 수입차'…시장 점유율 12.2%

지난해 판매량 13만대를 돌파하며 사상 처음으로 내수시장에서 점유율 10%를 달성한 수입차업계는 올해도 신차를 잇따라 선보이며 목표치였던 15만대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11월 수입차업계는 내수시장에서 총 14만4천92대를 판매해 전년동기 대비 19.9% 증가했다. 국내 시장 점유율은 12.2%에 달한다.

이미 지난해 판매량(13만858대)을 넘어섰으며, 이달 판매량을 감안하면 올 목표치였던 15만대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KAIDA는 내년 판매 목표치를 17만대로 상향 조정했다.

올해 국내 자동차시장의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서도 수입차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었던 이유는 '실용성'과 '가격'이다.

올해 수입차는 배기량 2천cc 이하의 중소형차와 디젤 차량에 대한 선호도가 크게 높아졌다. 그동안 고급 대형차량에 선호도가 국한됐던 것과는 대조를 이룬다. KAIDA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판매된 수입차 중 2천cc 이하 차량이 전체 판매량의 54%(7만7천820대)로 절반을 넘었다.

특히 수입 디젤차량의 인기는 가히 폭발적이었다. 국내에서 팔리는 수입차 중 60% 이상이 디젤차량이다. 올해 1~11월 누적 기준 수입차 디젤차량 판매량은 총 8만9천614대로 62.2%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2천cc 미만의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와 우수한 연비를 갖춘 수입차 디젤모델에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수입차 수요층이 20~30대 젊은 층으로 확대되면서 2천만~3천만원대 저가 수입차량도 큰 인기를 끌었다. 여기에 한·EU FTA에 따른 독일 등 유럽산 모델의 관세가 낮아져 수입차업체들이 앞다퉈 가격을 인하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업체별로는 BMW와 폭스바겐 등 독일차 브랜드들이 상승세를 이끌었다. BMW는 올 들어 지난달까지 3만773대를 팔아 전년동기 대비 14% 증가했다. 수입차 단일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연간 3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같은 기간 시장 점유율도 21.4%에 달한다.

폭스바겐은 지난달까지 2만4천226대를 팔아 올해 목표치(2만3천대)를 넘어섰다.점유율은 16.8%다. 같은 기간 메르세데스-벤츠도 2만2천777대를 판매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 증가했다.

◆'국산차 수난'…현대·기아차 부진-쌍용차 선전 돋보여

올 한해 국산 완성차업체들은 안방에서 수난을 면치 못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국산 완성차업체는 해외판매를 포함해 1~11월까지 총 786만1천130대를 판매, 전년동기 대비 5% 증가했다. 수출은 661만772대로 6.3% 증가했지만 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감소한 125만358대에 그쳤다.

올해 국산차들의 내수시장 부진은 전반적인 내수시장 침체 속에서 노조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로 경쟁력이 약화된 점 등이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현대·기아차의 내수시장 부진이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현대·기아차는 지난 8월부터 지난달까지 4개월 연속 내수 시장 점유율이 80%를 밑도는 사상 초유의 사태에 직면했다. 지난 9월부터는 내수시장에서 3개월 연속 나홀로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올 들어 지난달까지 국내 시장에서 각각 59만551대, 41만6천675대를 판매, 전년동기 대비 판매량이 각각 2%, 4% 감소했다. 내수시장 점유율 역시 72.3%로 전년보다 2%p 이상 감소했다. 같은 기간 현대차는 42.4%로 1.1%p, 기아차는 29.9%로 1.5%p 줄었다.

현대·기아차의 내수시장 부진은 신차 출시 부족과 노조파업으로 인한 공급차질, 거듭된 품질 논란 등에 따른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노조의 약 2주 간 파업으로 약 1조225억원 규모의 생산 차질을 입었다. 여기에 지난 4월 출시된 현대차의 신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싼타페에 물이 샌다는 소비자들의 신고가 잇따르면서 '수(水)타페'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기도 했다. 결국 지난 8월 공개 사과로 이어지는 오점을 남겼다.

반면 국산차 가운데 올해 쌍용차는 눈에 띄게 실적이 신장하면서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올 들어 지난 11월까지 내수시장에서 5만7천386대를 팔아 전년동기 대비 성장률이 35%가 넘는다. 코란도 패밀리가 꾸준한 인기로 판매 실적을 견인한 데다, 노조와 갈등을 최소화한 점이 이 같은 성장세를 기록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꼽힌다. 총 누적 판매량도 13만2천378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6% 늘었다.

같은 기간 한국GM은 70만7천678대를 팔아 2.1% 감소했다. 내수는 13만3천187대로 1.3% 늘었으나 수출이 57만4천491대로 2.9% 감소했다. 르노삼성의 경우 내수는 5만2천101대로 2.7% 감소했고 수출은 6만5천503대로 26.3%가 줄었다.

◆내년 수입차 10% 성장 전망…국산차 판매 신장은?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내년 자동차 내수시장 규모는 158만대로 올해보다 1.5%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수입차의 내년 내수시장 판매는 18만대로 올해보다 14.6% 증가한 판매 신장율을 보이며 내년에도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내년 7월 한-EU FTA로 인한 관세 인하 효과도 유럽산 모델에 대한 판매 신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됐다. KAIDA 역시 내년 수입차 신규등록을 올해 보다 약 10% 성장한 17만4천대로 전망했다.

반면 국산차 판매 성장률은 '제로(0%)'에 그칠 것으로 예측됐다. 내년 내수시장에서 국산차 판매는 올해와 비슷한 수준인 140만대로 예상됐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 신차 모델로는 현대차의 쏘나타 후속과 기아차의 카니발 및 쏘렌토R 후속, 르노삼성의 QM3 등 볼륨모델이 예정돼 있다"면서도 "수입차 브랜드들의 디젤 라인업 강화와 다양한 준중형 모델 출시로 국산차 브랜드들의 판매 성장율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기수기자 guyer7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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