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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그룹, 오너 공백 영향으로 실적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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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사업 여전히 답보 상태…"내년 계획 수립도 힘들어"

[장유미기자] CJ그룹이 올해 오너인 이재현 회장의 구속과 건강 악화로 주요 사업에 차질을 빚게 되면서 그룹 전체 실적이 악화돼 2013년을 '우울한 한 해'로 기억하게 됐다.

이재현 회장은 지난 17일 첫 공판을 받기 위해 법원에 출두했다. 지난 7월 구속 기소된 후 5개월 만이다. 이날 그의 모습은 그동안의 심경을 온몸으로 말해주는 듯 수척해 보였다. 또 23일 열린 두 번째 공판에도 여전히 기력이 쇠한 듯 휠체어를 타고 법정에 나타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 회장은 지난 8월 부인의 신장을 이식받는 수술을 받은 후 '바이러스 감염' 등의 이유로 안정을 취하기 위해 대부분의 시간을 병원에서 보냈다. 이 때문에 그에 대한 구속집행정지 기간도 내년 2월 28일 오후 6시까지 연장된 상태다.

이처럼 오너인 이 회장이 '혹독한 한 해'를 보내는 동안 CJ그룹 역시 올해 순탄치 않은 시간들을 보냈다. 그룹 계열사 실적이 대부분 전년 대비 10% 이상 신장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뒷걸음쳤기 때문이다.

먼저, CJ주식회사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1천744억원으로 전년도 3분기 2천908억원에서 40%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도 5천992억원으로 지난해 8천195억원에서 26.9% 감소했다.

다른 주요 계열사들 실적 역시 악화됐다. CJ오쇼핑만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증가했을 뿐 CJ제일제당, CJ대한통운, CJ프레시웨이, CJ E&M, CJ CGV, CJ헬로비전, CJ씨푸드 등은 전년 3분기 보다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CJ제일제당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6.5%, CJ씨푸드는 40.7%나 감소했으며 CJ프레시웨이와 CJ대한통운은 적자 전환했다.

이와 함께 CJ그룹의 더 심각한 문제는 신속한 의사결정이 이뤄질 수 없어 미래성장동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 특히 CJ그룹은 올해를 글로벌 원년으로 정하고 해외 매출 비중을 수년 내 5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을 세웠던 상태. 이곳은 올해 중국, 베트남, 인도 등 해외시장 신규 진출, 대형 글로벌 경쟁 업체 인수 등을 추진 중이었다.

그러나 CJ제일제당의 경우 라이신 글로벌 1위 생산력 확보를 위해 진행하던 중국업체와의 인수 협상이 중단됐다.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에 각각 2개씩 신규 생산기지를 확보, 글로벌 사업을 확장하려던 생물자원(사료)사업 역시 신규 공장 건설과 추가 인수협상이 지연되면서 인도네시아 메단에 공장 1곳을 확보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CJ대한통운 역시 미국과 유럽 지역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글로벌 물류업체를 인수를 추진했으나 의사결정 지연으로 사실상 협상이 중단된 상태다.

CJ그룹 관계자는 "CJ대한통운의 인수 협상이 결렬되면 외국 경쟁업체가 인수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국내에 구축하려던 대규모 하역보관시설에 대한 투자 결정도 보류됐다"고 말했다.

CJ프레시웨이는 미국과 베트남 현지 유통망을 인수해 글로벌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었으나 현재 계속 추진 여부가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CJ올리브영 역시 한국형 헬스앤뷰티스토어로 중국시장 진출 계획을 세웠으나 차질을 빚고 있다. 지난 7월 1호점인 '상하이 센샤루점', 8월에 2호점인 '상하이 환치우강점'을 오픈한 이래 추가 점포 개설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CJ그룹 관계자는 "중국에서 헬스앤뷰티스토어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어 발 빠른 시장 진출이 필요한데 추가 출점 등의 대규모 투자는 오히려 신중하게 진행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인수합병, 신규 시장 진출 등과 관련한 사업은 신속한 의사결정이 중요하지만 그룹 총수 부재로 인해 여전히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는 것.

CJ그룹도 이재현 회장 부재에 따른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지난 7월 그룹경영위원회를 발족하기도 했다. 그룹경영위원회는 현재 손경식 회장, 이미경 부회장, CJ주식회사 겸 CJ대한통운 대표 이채욱 부회장, CJ제일제당 대표 김철하 사장 등 4명으로 구성돼 있다.

CJ그룹 관계자는 "이곳에서 그룹의 경영안정과 중장기발전전략 등 주요 현안에 대한 그룹 의사결정을 하고 있다"면서도 "CJ그룹의 사실상 창업주나 다름없는 이재현 회장의 부재로 현재 2014년도 경영계획 수립 등 의사결정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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