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기자]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차명주식을 둘러싸고 동생 이건희 삼성 회장과 소송을 진행 중인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 측이 화해를 제안했다.
24일 서울고법에서 열린 삼성가 재산분쟁 항소심에서 이맹희측 변호를 맡고 있는 법무법인 화우의 차동언 변호사는 "의뢰인(이맹희씨)이 (동생 이건희 회장과) 합리적인 선에서 대화 하겠다고 했다"며 "형제 간의 소송에 국민들이 실망하고 있다는 재판부의 의견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이맹희씨측 변호인들은 오는 2월 판결을 앞두고 화해를 위한 조정 기일을 열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하기도 했다.
변호인이 언급한 '합리적인 선'이라는 것은 사실상 협상을 통해 금전적 보상을 받겠다는 의미다. 차 변호사는 "현재 장자의 권리가 훼손됐지만 삼성 그룹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의뢰인의 공도 컸다"며 "그 부분을 받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건희 회장측 변호를 맡고 있는 법무법인 세종의 윤재윤 변호사는 사견을 전제로 "이는 돈의 문제가 아니라 정의의 문제"라며 "허위, 거짓 등이 동원되고 있다"고 사실상 합의가 어렵다는 뜻을 내비쳤다.
하지만 재판이 끝난 후 윤 변호사는 기자와 만나 "재판부에서 화해하라는 권고를 여러 번 했지만 원고 측에서 계속 거부해왔기 때문에 합의에 대해 검토하지 않아왔다"라며 "의뢰인(이건희 회장)에 합의 제안을 전달하고 뜻을 받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해당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서울고법 민사14부 윤준 부장판사는 "선대회장이 살아계셨다면 형제들이 화해하길 바라지 않았겠나"라며 "서로 간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라"고 주문했다.
재판부는 원고 측의 조정 요청에도 불구하고 기존대로 결심까지 진행할 뜻을 밝혔다. 재판이 지연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오는 2014년 1월7일과 14일, 두 번에 걸쳐 공판을 진행할 예정이다.
만일 양측이 협상을 하지 않으면 오는 1월14일 결심 후 이르면 1월 말, 늦어도 2월 초순에는 삼성가 재산 분쟁 소송 2심 선고가 내려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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