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철도 민영화 논란을 놓고 노사간 대립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의 공방도 뜨겁다. 민주당은 철도 민영화 금지 법제화를 요구하며 철야 농성에 돌입했고, 새누리당은 야당이 민생과 무관한 정치투쟁에만 몰두하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공공부문 민영화 저지 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설훈 의원과 '을(乙) 지키기 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우원식 의원은 국회 본회의장 중앙홀 계단에서 '민주주의와 민생을 위한 철야농성'에 돌입했다.
이들은 "국민의 뜻에 반하는 철도·가스·의료 민영화가 강행되고 있으며, '을'을 위한 민생입법도 진전되지 않고 있다"며 민영화 중단 및 경제민주화 법안 처리를 촉구, 임시국회 회기가 끝날 때까지 철야농성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전병헌(사진 오른쪽) 원내대표는 27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현오석 경제부총리가 대국민 담화를 통해 '철도노조의 파업은 명분이 없는 것으로 타협을 통해 해결할 수 없다'고 밝힌 것을 거론하며 "철도 파업을 해결하기 위한 대화의 문이 열렸지만, 대화와 타협을 부정하는 정부의 태도가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고 정부 측의 대응 방식에 반발했다.
전 원내대표는 "이제 노사는 대화로, 정치권은 제도로 국민 불편을 해소하고 안전을 담보할 때"라며 "정치권은 민영화 논란을 제거하는 철도사업법 원-포인트 개정을 통해 노조의 불신과 국민 불안을 원샷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여당의 입장은 달랐다. 새누리당 최경환(사진 왼쪽) 원내대표는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의 기업인 철도공사를 부실과 방만의 수렁으로 몰아가는 타협을 해선 안 된다. 이번 기회에 방만 백화점, 철밥통에 메스를 가해야 한다. 노조를 위한 철도가 아니라 국민의 철도로 확실히 탈바꿈시켜야 한다"며 철도 파업에 대한 강경 대응 방침을 고수했다.
최 원내대표는 또 "원칙을 지켜내는 데는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철도 민영화 원조인 민주당의 부화뇌동과 이번 기회에 박근혜정부에 큰 상처를 내 보겠다고 작정한 대선불복 세력 공동전선이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며 "하지만 이번이야말로 철도 개혁의 마지막 기회라는 각오로 이겨내야 한다"고 역설했다.
홍문종 사무총장은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대국민 담화를 통해 철도·의료 민영화에 대해 명확히 해명했다"며 "사정이 이럴진대 설훈·우원식 의원이 철야농성에 돌입했다. 툭하면 농성, 투쟁에 돌입하는 민주당의 버릇이 또 튀어나온 것"이라고 비판했다.
홍 사무총장은 "민주당이 진정 민생을 염려한다면 철도 민영화 논란에 동조할 게 아니라 철도 경영 효율화 방안에 머리를 맞대야 한다"면서 "민주당은 보여주기 식 철야 농성을 중단하고 민생경제 회복을 위해 힘을 모아 달라. 그렇지 않다면 민주당은 국민 발목잡기 세력이라는 낙인을 지울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런 가운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이날 오후 2시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 최연혜 코레일 사장, 철도노조 간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전체회의를 열어 철도노조 파업 중지를 위한 중재에 나설 계획이어서 유의미한 결과를 이끌어낼지 여부가 주목된다.
한편 코레일 노사는 어제(26일) 실무 협상을 벌였지만 협상은 성과 없이 중단된 상태다. 최연혜 코레일 사장이 파업 중인 노조원들을 대상으로 "27일 밤 12시까지 복귀하라"고 최후 통첩을 내렸고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은 "정부가 수서발 KTX 법인 면허 발급을 중단하면 파업을 중단할 수 있다"며 대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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