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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게임 "세계 향한 날개 꺾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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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글로벌 도약 2014] 왜곡된 시선 거두고 적극적 육성 필요

[강현주, 이부연 기자] 중독법이라는 초강력 암초와 줄을 잇는 구조조정 등 여타의 위기상황 속에서도 2014년을 맞이하는 게임업체들의 야심은 크다.

세계 시장 진출을 적극 타진하는가 하면 안으로는 조직을 재정비하고 온라인-모바일 양수겸장 전략으로 내실 다지기에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

업계는 모바일 게임 돌풍을 몰고 왔던 특정 모바일 메신저에 안주하지 않고 다양한 실험과 시도를 거듭하며 새로운 '대안 플랫폼' 마련에도 적극적이다.

물론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게임업계를 숨막히게 하는 상황은 새해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중독법 암초와 전쟁을 계속해야 하기 때문이다. 마약, 알콜, 도박과 게임을 같은 선상에 둔 4대중독법안은 현재 법안 소위 통과가 보류된 상태다.

게임업계는 산적한 문제점과 과제들은 정부와 업계의 공동 노력이 필수적이라 새해에도 게임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각계의 도움을 요청하는 작업을 계속할 계획이다. 근본적인 해법이 마련되지 못하면 노력 역시 제대로된 결실을 거두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 곱지 않은 눈초리, 수출도 발목잡아

"수출 역군 게임에 대해 칭찬은 커녕 비난이나 쏟아내는 갑갑한 한국 시장은 무시하고 해외서나 잘해볼 생각이다"

게임업체들에서 흘러나오는 이같은 자조 섞인 얘기들은 그리 새삼스럽지도 않다. "노력해도 노력해도 바뀌지 않는다"며 게임업체들은 한숨 짓는다.

하지만 이 역시 어느 정도 성장을 이룬 업체들이 보일 수 있는 냉소일 뿐 자금이 넉넉치 못한 중소 게임 업체들에겐 입에 담기 어려운 얘기다. 해외 진출을 하기까지 필요한 '기반'이 있어야 하는데 이를 세우기까지 한국 시장에서 최소 한번의 성공은 있어야 도약의 발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게임업체들은 한국 시장에 '흉흉한' 상황이 이어진다면 기반 구축에 걸림돌이 되고 이는 해외 진출에도 걸림돌로 이어진다고 우려하고 있다.

해외 진출에 충분한 투자나 자금을 마련한 강소 업체나 대기업 역시 한국의 규제가 필요 이상으로 강화된다면 해외 공략에 이로울 게 없다는 이유에서다.

한국은 세계시장, 특히 아시아 시장에서 게임강국으로서의 위상이 높은편이므로 한국 정부의 게임 규제는 다른 나라의 게임 시장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한국의 규제가 다른 나라 정부에도 '가이드'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가뜩이나 자국 콘텐츠 보호가 강한 중국 같은 나라에 한국 게임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댈 수 있는 구실을 줄 위험이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또 한국 시장에서의 성공이 해외 시장 공략에도 유리하다는 게 업체들의 설명이다. '한국에서 성공한 게임'이라는 것을 해외에서도 마케팅 메시지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중소 게임사 더 적극적 육성 필요

'애니팡', '쿠키런', '아이러브커피' 등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높은 수익을 내며 달리고 있는 이 게임들의 공통점은 바로 중소 개발사들이 만들었다는 점이다.

강소 기업들이 이끌면서 커온 것이 바로 모바일 게임 시장이다. 게임은 대규모의 자본이 투자돼야 좋은 제품이 나오는 다른 산업군들과 달리, 소수의 창의적인 인력이 아이디어와 개발력으로 기반이 돼야 성공하는 게임을 만들 수 있다. 게임 업계의 대기업들이 매년 수십에서 수천억까지 펀드를 만들어 개발사에 투자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소규모 개발사의 경우 메이저 게임사들의 지분투자, 퍼블리싱 계약 등을 통해 해외로 날아오를 기회를 얻고 있는 상황이다.

1인개발사가 개발한 게임인 '언데드슬레이어'의 경우 NHN엔터테인먼트가 글로벌 판권을 확보하고 한, 중, 일 언어를 지원해 아시아 지역에 진출한 상태다.

NHN엔터테인먼트는 이 외에도 국내 개인 개발자나 소규모 게임 업체들과 퍼블리싱 계약 및 전략적 지분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 탑픽, 폴리곤게임즈, 엔플루토, 엔필, 모모, 플레이웍스, 펄어비스 등에 투자를 진행했으며 지난 10월에는 국내 인기 모바일 게임 '쿠키런'의 중국 진출을 앞둔 데브시스터즈에 지난 10월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이 회사는 'NHN & 스타트(Start)' 펀드를 통해 지난해 트롤게임즈, 지니어스게임스에 지분투자를 실시한 데 이어 올해 버프스톤, 모빌팩토리, 썸에이지, 브런치소프트, 펀웨이즈, 써티게임즈 등에도 지분투자를 했다.

NHN엔터테인먼트는 올해 자체 개발작 '우파루마운틴'이 일본 앱스토어 1위를 기록하고 자회사 오렌지크루의 '라인도저'가 태국, 대만, 인도네시아, 싱가폴,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5개국 애플 앱스토어에서 1위를 달성한 바 있다.

NHN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올해 해외 모바일 게임 시장 공략에 있어 청신호를 받은 만큼 2014년에는 본격적으로 성과들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토대로 지분투자 및 퍼블리싱 계약을 한 국내 소규모 업체들의 게임이 해외에서 빛을 보게 할 발판도 본격적으로 마련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같은 메이저 게임사들의 노력 뿐 아니라 정부의 수출 지원도 매우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물론 정부의 노력도 시행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지난 2011년부터 중소 개발사들의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한 '모바일 게임 글로벌 퍼블리싱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성과는 만족스럽지 못하다. 지난해 6월부터 올해 6월까지 진행된 2차 지원사업은 47억원이 사용됐지만 거둬들인 총 매출은 13억원에 불과했다. 협력사이자 이 사업의 퍼블리셔로 선정된 게임빌과 컴투스, 픽토소프트가 각각 8개, 8개, 4개 게임을 퍼블리싱해 총 20종의 게임이 출시됐지만 적자 수준을 면치 못한 것.

여기에는 여러 가지가 원인으로 지적된다. 국고 사업의 특성상 사업비 지원 기간이 정해져 있어 게임 발매 시기가 유동적이지 못하다는 점, 퍼블리셔가 가져가는 이익 배분(총 매출의 20%)도 시장의 일반적인 기준(30~40%)보다 너무 낮아 마케팅이 힘들다는 점 등이다.

한콘진은 새해에는 이 사업 예산을 전년보다 더 늘린 50억원을 책정했지만 이 같은 구조의 개선도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영일 컴투스 전 부사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한콘진 모바일 게임 사업은 기본적으로 퍼블리셔가 뭔가 제대로 하기 거의 불가능한 구조"라면서 "마케팅비는 퍼블리셔와 개발사가 의논해서 정하기만 하고 집행은 한콘진에서 하기 때문에 돈을 구경도 하지 못하는 형국이며, 울며 겨자먹기로 사업을 했다"고 말했다.

◆ 플랫폼 다변화 노력도 필요

플랫폼 다변화를 위한 노력도 필요한 시점이다. 이제까지 모바일 게임 성장의 중심에는 카카오톡 게임센터라는 플랫폼이 자리잡고 있었다.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은 카카오톡 게임센터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이 서비스가 시작된 이후 시장 규모는 배 이상으로 뛰어 1조원에 가깝게 성장했다.

문제는 이미 그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는 점이다.

카카오톡 게임센터의 입점 게임들의 수가 300개를 훌쩍 넘어가면서 옥석을 가리기 어려워졌다. 경쟁이 필요이상으로 심해진데 따른 것이다. 게다가 CJ E&M, NHN엔터테인먼트 등 대기업들의 게임들이 자본력으로 마케팅비를 대규모로 집행하면서 다운로드 순위 끌어올리기에 열을 내고 있다.

이는 자연스럽게 매출로 이어지기 때문인데, 이를 감당할 여력이 없는 중소업체들은 아무리 좋은 게임을 내놓아도 성공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대안으로 떠오르는 것이 또 다른 메신저 라인이다. 글로벌 가입자 3억명을 돌파하며 세계적인 메신저로 떠오르고 있는 라인은 게임 플랫폼으로서도 합력점을 받았다.

일본에서 대흥행을 거둔 '라인팝'과 '라인 포코팡' 등이 그 예다. 라인 게임센터는 카카오톡 게임센터보다 늦게 출시됐지만, 소수 게임을 단순히 메신저에 걸어준다는 개념이 아닌 퍼블리싱 한다는 개념으로 사업을 진행해왔다.

T스토어 등 통신사 마켓도 새로운 희망이 되고 있다. 카카오톡 게임센터 출시 전에는 모든 게임 개발사들의 입점을 위해 문을 두드리던 통신사 마켓은 스마트폰 시장으로 바뀌면서 예전의 위상을 상당 부분을 잃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기존 고 ARPU(가입자당매출)을 가진 알짜 이용자층을 기반으로 미드코어, 하드코어 모바일 게임들의 메카로 자리잡았다. 특별히 크게 마케팅 비용이 들어가지 않아 중소개발사은 오히려 이 마켓을 선호하고 있다.

하지만 업체들의 노력만으로는 플랫폼 다변화를 통한 시장 규모 확대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국내 시장보다는 해외 시장이 중요해지는 시점에서 한콘진 등 다양한 경로로 게임의 현지화 작업에 대한 지원 등이 필요하다. 게임은 점점 많아지는데 다양한 해외 시장을 통해 이를 수익화하는 것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한 신생 모바일 게임사 관계자는 "해외 진출이 모바일 게임 성공의 핵심 요소라는 점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면서 "하지만 각 국가별로 플랫폼이 너무 다양하고 중소 업체로서는 진출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며, 번역 작업만이라도 지원해주는 곳이 있다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 "실효성 있는 자율규제 선행" 자성 목소리

게임 업계에서는 비정한 시선과 옥죄어오는 규제에 대한 원망과 함께 "실효성 있는 자율규제에 스스로 나서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미국의 경우 업계 스스로 자율규제 체계를 구축해 뒀다. 지난 1994년 설립된 미국 게임위원회는 청소년들이 연령에 맞는 게임을 구입하도록 제재하고 있으며 업체들이 자율행동강령을 어길 시 최대 100만달러의 벌금을 물리고 있다.

업계는 게임 중독의 근본적인 치유책은 '양육'이기 때문에 정부, 학교, 가정의 양육 기능 강화를 모색하고 부모와 자녀간 소통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하며 부모의 실천 지침을 담은 교육자료도 제공하고 있다.

한국의 게임 산업도 비난의 시선과 법적 규제가 들이닥치기 전에 이같이 스스로의 노력이 선행됐어야 하는 반성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이에 업계는 아직 규제의 칼날이 턱밑까지 오진 않은 모바일 게임 분야에서 이를 시작하기로 했다.

지난 16일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K-IDEA)는 '국회와 정부, 업계가 청소년 게임 과몰입 예방 국민과의 약속 협약식'을 실시했다.

이날 협약식을 통해 게임업계와 IT 업계는 청소년 모바일 콘텐츠 이용에 대한 자율규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무료배포하기로 했다.

게임 업계 전문가는 이에 대해 "청소년의 게임 과몰입 문제가 존재함은 사실이며 이 때문에 업계도 이 문제를 직시하고 해결을 위한 스스로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나온 결정"이라며 "자율규제로 인한 당장의 매출 하락 우려보다는 법적인 규제가 추진됐을때의 투자 위축 등이 훨씬 더 큰 재앙이 될 수 있다는 데 업계가 동의하고 결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강현주기자 jjoo@inews24.com 이부연기자 bo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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