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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70조원 주방가전 시장서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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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이미지 구축에 힘써

[민혜정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주방에서 맞붙는다.

삼성과 LG는 내년에 70조원 규모의 주방가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주방가전은 전체 가전 시장의 30%수준이다.

양사는 내년 1월 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국제가전전시회(CES)에서도 치열한 '주방싸움'을 벌일 전망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CES에서 '클럽드셰프' 프로젝트를 통해 개발된 오븐레인지, 식기세척기 등 주방가전을 공개할 예정이다. 클럽드셰프는 지난 6월부터 세계적으로 유명한 셰프들이 삼성 가전의 홍보부터 제품개발까지 참여하는 프로젝트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주방가전 시장 공략을 위한 기반을 다져왔다. 지난 6월 클럽드셰프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9월엔 영국의 명품 백화점 해롯에 입점해 프리미엄 가전을 판매하고 있다. 10월부터는 93년 전통의 프랑스 국립학교 '페랑디'에 삼성 주방가전으로 구성된 '삼성 키친 클래스'를 만들고 요리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가전사업을 이끌고 있는 윤부근 사장은 주방가전 사업에 역량을 쏟아붓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윤부근 사장은 지난달 애널리스트데이에서 "주방가전은 700억 달러 규모의 큰 시장인데다 프리미엄 부문은 대단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며 "전자레인지부터 식기세척기까지 차별화된 패키지 제품을 준비하고 있고, 가구와 유통업체와도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도 주방 가전 시장 공략에 힘쓰고 있다. 조직개편을 통해 주방가전 사업 조직을 만들었고, 새로운 브랜드도 론칭했다.

LG전자는 가전 사업을 맡고 있는 HA사업본부 산하에 '키친패키지 사업 담당'을 신설했다. 새로운 조직은 조리기기와 빌트인 가전을 맡는다.

'키친패키지 사업 담당'을 이끄는 수장엔 송승걸 상무가 임명됐다. 송승걸 상무는 지난 2010년부터 러시아법인 HA(생활가전)담당으로 영업을 총괄해왔다.

LG전자 관계자는 "송승걸 상무는 엔지니어 출신으로 생활 가전에 잔뼈가 굵은 분"이라며 "주요 가전 브랜드의 이미지를 제고시킨 공로를 인정 받아 키친패키 사업 담당을 맡았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최근 미국 시장에서는 고급 빌트인 제품을 포함한 프리미엄 주방가전 패키지 브랜드인 'LG 스튜디오(STUDIO)'를 론칭했다. 'LG 스튜디오'의 주요 가전을 패키지로 구입하면 1만 달러 이상에 달하는 고가 제품군이다.

'LG 스튜디오'는 이달 초부터 캘리포니아·유타·네바다주의 프리미엄 인테리어 유통업체인 알씨 윌리(RC Willey Home Furnishings), 아리조나주의 올스테이트(Allstate), 텍사스주 중심의 콘스(Conn’s)에 진입했다. 앞으로 LG전자 는 미네소타주의 워너 스텔리안(Warner Stellian) 등 지역 프리미엄 유통 업체 및 고급매장 중심으로 매년 진입 매장 수를 2배 이상 확대할 계획이다.

내년 CES에서 프리미엄 주방가전 패키지 'LG 스튜디오' 제품들을 대거 선보일 계획이다.

◆전체 가전 시장 30%, 주방가전 눈독

가전은 영업이익률 3%를 넘기기 힘들정도로 수익성이 낮은 품목이다. 여기에 최근 대형 가전 시장의 성장이 둔화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수익성이 높은 프리미엄 가전으로 눈을 돌리는 이유다.

또 주방가전은 B2B 사업과 직결돼 있다. 제조사로선 프리미엄 이미지가 구축되면 아파트나 오피스텔에 가전을 공급해 안정적인 수요를 확보할 수 있다.

가전 업계 관계자는 "빌트인 사업에서 건설사와 가전업체간 파트너십도 중요하지만, 건설사로선 입주할 주민들이 원하는 가전 브랜드도 고려해야 한다"며 "가전 업체들은 B2B 사업을 위해서도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앞에 높인 난제도 만만치 않다. 주방가전은 100년이 넘는 전통을 가진 유럽 가전업체들이 경쟁자다. 빌트인 가전은 가구사나 건설사와 협력해야 하는부분도 많다.

업계관계자는 "삼성과 LG는 이제 잘 만들고 잘 고쳐준다 이상의 브랜드 가치를 정립해야 할 시기를 맞았다"며 "양사는 2015년까지 세계 가전 시장 1위를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주방가전 시장에서 내년에 어느정도까지 성장할 수 있는 지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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