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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는 봉? 과징금 때려도 또 보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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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안정화 노력하겠다더니…당일 바로 보조금 투입

[허준기자] 이동통신사의 휴대폰 보조금 지급이 멈출줄 모르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이통3사에 1천억원이 넘는 과징금을 부과한 지난 27일 당일에도 과잉 보조금이 투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통신사업자협회(KTOA)와 업계에 따르면 지난 27일부터 29일까지 번호이동 건수가 8만여건(알뜰폰 제외)에 육박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주말을 0.75일로 계산하는 업계 셈법대로라면 일 평균 3만건이 넘는 수치다. 방통위가 시장과열 기준으로 삼고 있는 일 2만4천건을 3배 이상 넘어섰다.

특히 과잉 보조금 투입이 시작된 지난 27일에는 방통위 위원회 회의에 이통3사 임원들이 참석해 "시장 과열을 막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증언한 당일이다. 방통위 앞에서는 과열을 막겠다고 하면서 뒤로는 과잉 보조금을 또 다시 투입한 꼴이다.

번호이동 수치를 살펴보면 SK텔레콤의 가입자 감소가 눈에 띈다. 지난 27일부터 29일까지 SK텔레콤 이용자는 2만585명 순감했다. KT는 1만694명이 순증했으며 LG유플러스도 9천891명 순증했다. 특히 SK텔레콤이 2만명이 넘는 가입자를 경쟁사에 내준 것은 올해 주말 번호이동 통계실적 중 순감 최대치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지난 주말 경쟁사들의 보조금 살포를 보면서도 우리는 대응을 하지 않았다. 대응을 하지 않으면 얼마나 많은 가입자를 빼앗기는지 확실히 나타났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지난 주말 최신 단말기인 갤럭시노트3에 약 50만원의 보조금이 투입됐다. G2와 갤럭시S4 LTE-A에도 60만원이 넘는 보조금이 지급된 것으로 확인됐다.

일각에서는 방통위가 지난 27일 보조금 제재안을 발표하면서 주도사업자 영업정지 처분을 뺀 '솜방망이' 처분을 내린 것을 이통사들이 마음놓고 보조금을 뿌린 배경 중 하나로 꼽고 있다. 가입자 감소로 이어지는 영업정지 처분이 없으면 이통3사는 과징금을 내더라도 가입자를 확보하는 쪽이 이익이라는 판단을 내릴 것이란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방통위의 과징금 제재가 보조금 시장 과열을 막지 못한다는 것이 이번에 확실히 드러났다. 영업정지 처분도 제대로 못 내리는 방통위의 시장조사만으로는 보조금 경쟁을 막지 못한다"며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 빨리 국회를 통과해야 보조금 경쟁을 끝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준기자 jjoon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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