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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삼성 회장 "다시 한 번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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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사업 및 관행 탈피, 시장과 기술 한계 돌파 주문

[박영례기자] "신경영 20년간 글로벌 1등이 된 사업도 있고, 제자리 걸음인 사업도 있다. 선두 사업은 끊임없이 추격을 받고 있고 부진한 사업은 시간이 없다. 다시 한 번 바꿔야 한다."

이건희 회장이 삼성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낡은 사업모델에서 탈피, 기술과 시스템의 혁신을 통해 시장과 기술의 한계를 돌파해야 한다는 경영화두를 제시했다.

이건희 회장은 2일 오전 11시 서울 신라호텔에서 회장단·사장단·임원진 1천800여명이참석한 가운데 신년하례식을 갖고, 이같은 내용의 신년 메시지를 영상으로 전달했다.

이 회장은 신년 메시지를 통해 "지난해는 세계적인 저성장 기조속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우리는 글로벌 기업들과 사활을 걸고 경쟁하고, 특허전쟁에도 시달려야 했다"며 "한시도 마음놓을 수 없는 상황에서 투자 및 기술개발에 매진, 경쟁력을 높이면서 좋은 성과도 거두었다"며 임직원의 노고를 치하했다.

실제 대표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사상최대 실적을 이어가며 분기 영업익 10조원 시대를 열기도 했다. 그러나 전자를 제외하고는 금융 등 다른 계열 및 신사업에서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성장성 둔화 및 성장엔진 부재 등 논란에서도 자유롭지 못했다.

이 회장은 이같은 현실인식을 반영, 새해에는 기존의 성공했던 사업방식이나 비즈니스 모델 등에서 탈피, 한계를 벗어날 수 있는 변화를 촉구했다.

이건희 회장은 "5년 전, 10년 전의 비즈니스 모델과 전략, 하드웨어적인 프로세스와 문화는 과감하게 버려야 한다"며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는 사고방식과 제도, 관행도 떨쳐 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불확실성 속에서 변화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시장과 기술의 한계를 돌파해야 한다"며 "산업의 흐름을 선도하는 사업구조의 혁신,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하는 기술혁신,글로벌 경영체제를 완성하는 시스템 혁신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임직원을 독려했다.

올해도 경기회복세가 가시화 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미국 등 선진시장의 양적완화 축소 및 원화 강세 등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 이 회장은 이같은 어려운 환경이 오히려 사업의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이 회장은 "불황기일수록 기회는 많다"며 "남보다 높은 곳에서 더 멀리 보고 새로운 기술,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내자"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경쟁업체를 따돌리는 초격차 전략과 함께 성장엔진이 될 신사업을 통해 성장을 이어가야 한다는 주문이다.

그는 " 핵심 사업은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경쟁력을 확보하는 한편, 산업과 기술의 융복합화에 눈을 돌려 신사업을 개척해야 한다"며 "세계 각지의 거점들이 한 몸처럼 움직이는 유기적 시스템을 구축하고, 특히 연구개발센터는 24시간 멈추지 않는 두뇌로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를 주도할 인재의 중요성과 창조적 조직문화를 바탕으로 자유롭게 상상하고 도전할 것을 독려하기도 했다.

아울러 이 회장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 동반성장, 환경안전관리 등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협력회사는 우리의 소중한 동반자로 모든 협력사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도록 기술개발과 생산성 향상을 도와야 한다"며 "또 지역사회의 발전에 기여하고, 그늘진 이웃과 희망을 나누고 따뜻한 사회, 행복한 미래의 디딤돌이 될 사회공헌과 자원봉사를 더 늘려 나가자"고 강조했다.

또 지난 한해 크고 작은 사고가 있었던 점을 지적, "삼성의 사업장은 가장 안전하고 쾌적한 곳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끝으로 이 회장은 이같은 노력을 통해 "지난 20년간 양에서 질로 대전환을 이루었듯, 이제부터는 질을 넘어 제품과 서비스, 사업의 품격과 가치를 높여 나가야 한다"며 "우리의 더 높은 목표와 이상을 향해 힘차게 나아가자"고 주문했다.

한편 이날 이건희 회장의 신년 메시지는 사내 매체인 미디어삼성을 통해서도 한·중·일·영어 등 4개 국어로 전 세계 임직원들에게 생중계됐다.

박영례기자 you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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