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용기자] 클라우드 시장이 본격 개화하면서 컴퓨팅 환경에도 변화가 왔다. 데이터센터와 기업용 사무환경은 물론 일반 사용자들까지도 클라우드를 활용해 언제 어디서나 IT자원을 사용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시스코에 따르면 2017년 전 세계 데이터센터 트래픽이 2012년 대비 3배 증가한 7.7 제타바이트(ZB)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체 데이터센터 트래픽의 3분의 2 가량을 차지하는 수치로 컴퓨팅의 중심 축이 클라우드로 이동했음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에서도 클라우드 도입이 활성화 되는 가운데 기업들의 관심 역시 상승세다.
VM웨어와 포레스터컨설팅이 공동 조사한 '2013 아태지역 클라우드 리서치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68%의 업체들이 클라우드가 기업의 최우선 과제며 기업 경쟁력 제고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다고 답했다.
또한 74%의 응답자들은 클라우드 컴퓨팅과 '서비스로서의 제공방식(as-a-service approach)'이 기업의 보유 IT 자원을 최적화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생각했다. 69%의 응답자는 클라우드가 IT 비용을 낮춰준다고도 응답했다.
실제로 IDC와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 해 국내에 도입된 x86 서버 중 20~30%가 가상화 기반으로 공급되는 등 국내에서 클라우드 환경 구축 움직임도 본격화 되는 상황. VM웨어 코리아에 따르면 전체 x86 서버 중 절반 이상을 가상화 환경으로 구축한 기업도 증가 추세다.
◆ 클라우드, 차세대 컴퓨팅 기술로 각광
클라우드는 가상화 된 전산자원을 탄력적으로 활용해 제공한다는 개념으로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원은 클라우드를 '사용자가 원할 때마다 인터넷에 접속해 위치에 상관없이 필요한 만큼 IT자원을 빌려쓰고 사용한 만큼 비용을 지불하는 것'으로 정의한다. 서버와 스토리지, 네트워킹 등의 하드웨어 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자원까지 하나로 통합해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 사용하고 되돌려 줄 수 있도록 하는 신기술이다.
클라우드는 차세대 컴퓨팅을 의미하는 개념으로 인식되기도 하는데 이는 메인프레임 컴퓨터 이후 개인용 컴퓨터, 웹서비스, 그리드 컴퓨팅, 유틸리티 컴퓨팅을 잇는 새로운 기술이라는 점에서 비롯됐다.
클라우드를 이용하면 기업이 자체 전산자원을 구축할 필요가 없어 비용을 절감하고 효율성을 높일 수 있으며 이용자가 PC나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다양한 환경에서 IT자원을 제공받을 수 있어 급변하는 업무 환경에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이같은 클라우드 열풍은 일반 사용자들에게까지 확산되고 있다.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하는 수단으로 클라우드가 인식되면서 개인용 클라우드 시장도 활성화 되는 추세다. 네이버 엔드라이와 같은 데이터 저장 기능과 동영상 및 음원 실시간 재생 기능 등이 모두 개인용 클라우드 서비스다.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미래인터넷PM실 임용재 PM은 "클라우드는 모빌리티, 빅데이터, 소셜 컴퓨팅 등 ICT 메가트랜드의 중심축으로서 다양한 IT 진화의 기반 역할을 한다"면서 "창조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아이디어가 쉽게 사업화될 수 있도록 어느 누구에게나 유연하고 신속하게 ICT 자원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클라우드는 이용 방식 측면에서 기업 내 전산 자원을 가상화 기술로 통합하는 프라이빗 클라우드와 서비스 사업자의 IT인프라를 빌려쓰는 퍼블릭 클라우드, 퍼블릭과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함께 활용하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로 구분된다.
서비스 제공 형태에 따라서는 하드웨어 인프라를 서비스로 제공하는 IaaS(Infrastructure as a Service)와 플랫폼을 서비스로 제공하는 PaaS(Platform as a Service), 소프트웨어(Applications)를 서비스로 제공하는 SaaS(Software as a Service) 등이 있다.
◆클라우드로 새로운 IT세상 열려
클라우드의 확산은 과거의 컴퓨팅 환경에서는 불가능했던 서비스들을 새롭게 만들어 내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빅데이터 서비스다. 클라우드가 대규모의 데이터를 저장하고 처리할 수 있는 인프라 역할을 하면서 클라우드와 빅데이터는 서로 상승 효과를 내고 있다.
실제로 방대한 양의 정형 및 비정형 데이터를 저장하고 처리하는 데는 수많은 전산자원이 필요하고 이를 구매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비용이 따른다. 하지만 클라우드 상에서 이를 처리하면 따로 인프라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필요한 만큼만 빌려쓰면 되기 때문에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엔스크린(N-Screen) 서비스도 클라우드가 만들어 낸 새로운 서비스다. 클라우드 기술을 활용해 음악이나 동영상 등의 콘텐츠를 개별 기기마다 저장하지 않아도 다양한 기기에서 언제 어디서든지 이용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또한 클라우드는 다양한 형태의 기기 출현을 촉발시켰다. 대용량 데이터를 저장하거나 배터리 소모가 많은 서비스들을 클라우드를 통해 분산 처리하면서 다양한 기기들을 만들어 낸 것이다.
대표적인 제품이 내장 소프트웨어를 최소화하고 클라우드 기술로 설계된 구글 글래스다. 구글 글래스는 사용자가 음성으로 명령을 내리면 결과를 안경 스크린에 표시한다. 인터넷 검색이나 동영상 녹화, 영상통화, 실시간 통역 등이 가능하다.
아마존의 '킨들' 또한 클라우드 기반으로 제공되는 서비스에 최적화 된 저사양의 콘텐츠 전용기기다. 방대한 양의 콘텐츠를 소비하려면 하드웨어 자체가 고사양이어야 하지만 클라우드에 저장된 데이터를 읽어오는 구조라 이용자의 기기는 고사양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특히 클라우드는 개인화 된 컴퓨팅 환경을 제공한다. 인터넷에 접속하기만 하면 언제 어디서든지 클라우드를 통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스마트워크가 구현되는 것이다.
IDC에 따르면 클라우드가 확산되면서 지난 2010년 전 세계 모바일 근로자가 이미 10억 명을 넘어섰으며 2015년에는 13억 명으로 증가해 전체 근로자의 37.2%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클라우드는 경영 효율성 높일 수 있는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IT자원을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어 비용을 절약할 수 있고 정보의 실시간 업데이트와 공유를 통해 협업 시 작업 시간을 줄이고 업무 효율을 높여준다.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도 IT인프라를 모두 구매할 필요없이 클라우드로 필요한 IT자원을 신속하고 저렴하게 구축할 수 있어 경영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도록 한다.
삼성경제연구소 최은정 연구원은 "클라우드가 정보이용 방식을 급격히 바꾸며 다양한 변화를 견인하고 있다"면서 "클라우드는 기존의 서비스와 기기, 생활, 기업경영 등에 큰 변화를 주며 신시장과 신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클라우드, IT기업의 비즈니스 모델도 바꾸다
이같은 클라우드는 기업용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판매하는 기업들의 비즈니스 모델 또한 변화시키고 있다. 제품을 팔아 유지보수로 사업을 영위하던 기존 방식에서 탈피해 클라우드 상에서 서비스 형태로 제품을 공급하는 형태로 바뀐 것이다.
이미 마이크로소프트(MS)와 오라클, SAP는 자신들의 핵심 제품군을 클라우드 형태로 제공하고 있다. MS는 '윈도 애저'라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출시했으며 오라클은 자사 제품군을 활용한 데이터센터 서비스인 IaaS와 SaaS, PaaS를 제공하고 있다. SAP 또한 기업용 애플리케이션과 인메모리 DBMS를 클라우드 형태로 제공하는 비즈니스를 시작했다.
하드웨어 기업들 또한 마찬가지다. IBM은 기존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인 '스마트 클라우드 엔터프라이즈 플러스(SCE+)'에 더해 소프트레이어까지 인수하면서 클라우드 비즈니스를 본격화하고 있다. HP의 경우에는 오픈스택 기반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오라클 관계자는 "아마존과 세일즈포스닷컴 등의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들은 이미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는 기업"이라면서 "기존 IT기업들은 이들 기업을 경쟁사로 지목하고 클라우드에 대한 인지도 향상을 위해 클라우드 관점에서 인프라와 DB,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를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관용기자 kky1441@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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