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미기자] '갑의 횡포' 논란으로 지난해 곤욕을 치렀던 남양유업이 이번에는 홍원식 회장과 김웅 대표가 함께 검찰에 기소되면서 위기를 맞았다.
15일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부장검사 이원곤)는 차명 주식 보유분에 대한 상속세와 미술품 거래를 통해 73억7천800여만원의 세금을 탈루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 등으로 홍 회장을 불구속기소했다.
또 검찰은 남양유업 창업주인 고(故) 홍두영 전 명예회장을 도와 임직원 급여 지급을 가장해 회삿돈을 빼돌려 7억여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김 대표를 함께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홍 회장은 지난 2007년 11월 홍 전 명예회장으로부터 자기앞수표 52억원을 증여받았지만 관할세무서에 신고하지 않아 26억원의 증여세를 포탈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부친이 거래업체 사장 유모 씨 명의로 개설한 차명계좌에서 인출한 자금 52억원을 넘겨 받아 서미갤러리에서 앤디워홀의 '재키'와 에드루샤의 '산' 등의 작품을 각각 25억원과 15억원에 구입했다. 이 과정에서 홍 회장은 매수자를 거래업체 사장 명의로 회계처리토록 지시해 재산을 은닉했다는 혐의다.
더불어 홍 회장은 남양유업 직원 명의로 보유하던 차명주식 1만4천500주에 대한 상속세 41억2347만여원을 포탈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홍 회장은 2007년 하반기 무렵 부친이 남양유업 직원 명의로 자사 주식을 차명으로 보유한 사실을 인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부친이 사망하자 형제들에게 관련 사실을 알리지 않고 부친 대신 차명으로 보유한 주식의 배당금을 현금으로 수령했다.
아울러 홍 회장은 2008년 7월부터 2012년 8월까지 직원 명의로 개설한 증권위탁계좌로 남양유업 주식 6천813주를 매도해 총 32억8천35만원 가량의 양도 차익이 발생했지만 관할세무서에 신고하지 않고 양도소득세 6억5천여만원을 탈루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홍 회장이 차명주식을 사고 팔면서 금융감독위원회와 거래소에 주식 대량보유 보고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도 적용했다.
또 검찰은 김 대표가 홍 전 명예회장과 공모해 지난 2005년 4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임원에게 급여를 지급한 것처럼 가장해 회삿돈 6억9천200여만원을 빼돌린 것으로 보고 있다. 홍 전 명예회장은 횡령한 돈을 자녀 생활비나 교회 기부금 등 주로 사적인 용도로 쓴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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