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정치권이 6·4 지방선거 체제로 돌입한 가운데 여야의 장점과 약점이 뚜렷해 쉽게 승패를 점칠 수 없는 형국으로 흘러가고 있다.
새누리당은 야당인 민주당에 비해 3배 가까운 정당 지지율이 강점인 반면, 부족한 후보 지지율이 고민이다. 반면, 민주당은 현역 단체장 등을 중심으로 한 높은 후보 경쟁력이 장점이지만 야권 분열 구도로 골머리를 썩고 있다.
새누리당은 특히 지방선거의 핵심 지역인 수도권에서 야권에 비해 크게 뒤지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은 당내 유력 후보인 정몽준 의원과 김황식 전 총리가 민주당 소속인 박원순 현 서울시장에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 역시 김문수 지사가 불출마 입장을 분명히 한 가운데 원유철·정병국 의원이 뛰고 있지만 민주당 후보인 김진표·원혜영 의원 등에 맞설만한 후보가 마땅치 않다는 표정이다.
심지어 텃밭인 부산에서도 친박 핵심인 서병수 의원이 무소속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다. 여론조사에 따라 오 전 장관이 1위를 기록하는 결과도 나와 새누리당을 긴장시키고 있다.
충청도에서도 민주당 출신인 이시종 충북도지사, 안희정 충남도지사를 능가하는 후보를 내기가 쉽지 않다.
새누리당 홍문종 사무총장이 16일 SBS 라디오에서 "지금 서울도 그렇고, 인천, 강원, 충남북 등 모두 민주당이 수장 역할을 하고 있어 현역을 이기는 것이 쉽지 않다"고 어려움을 토로할 정도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높은 정당 지지율을 무기로 후보가 선출된 이후에는 낮은 개인 인지도를 만회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박원순 서울시장이 승리한 2011년 재보궐 선거에서도 안철수 의원의 양보로 박원순 시장의 지지율이 50%까지 치솟았지만 당시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와 선거 과정에서 박빙의 경쟁을 펼친 바 있다.
◆野, 민주당·安 신당·정의당 '각자 도생'…최악의 분열 구도
민주당 등 야권도 마찬가지로 구도의 위기를 겪고 있다. 현역 단체장 상당수가 민주당 소속이어서 인물 경쟁력에서는 뒤지지 않지만 무소속 안철수 세력과 정의당 등이 모두 야권연대에 부정적이어서 지방선거가 야권 분열 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안 의원 측 윤여준 새정치추진위원회 의장은 16일에도 BBS 라디오에 출연해 "국민들이 선거 승리를 목적으로 정당 간 연대하거나 단일 후보를 내는 것에 대해서는 정치적 거래라고 보고 있다"며 "국민들이 구태정치의 전형적 모습이라고 판단하는데 새 정치를 표방하는 세력이 할 수가 없다"고 야권 연대에 부정적인 입장을 분명히 했다.
천호선 정의당 대표 역시 이번 지방선거를 양당제에 대한 세력 교체의 구도로 평가받겠다며 "어느 정당과도 선거 연대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 때문에 민주당에서는 일단 당 혁신을 통해 안철수 세력 등과의 차별성을 없앤 후 야권 연대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지방선거가 가까워올수록 야권 단일화를 위한 분위기가 무르익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이날 YTN 신년 기자회견에서 "정당들이 다 후보를 내면 물러서지 않는 경쟁을 할 수밖에 없다"며 "그러나 그 결과로 그 분들과 민주당이 2~3등 싸움을 하게 되는 경우 양쪽에 다 심대한 타격이 될 것"이라고 연대를 강조했다.
김 대표는 "새로운 정치 혁신을 바라는국민들 입장에서 볼 때 우리끼리 2~3등 싸움을 하다가 엉뚱한 분들에게 승리를 넘겨주는 것을 바라는 것은 아닐 것"이라며 "눈을 감고 각자 우리가 갈 길을 가는 것이 현명한 선택인지에 대해서는 더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도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은 새 정치를 요구하고 있지만 이는 분열이 아닌 통합을 전제로 한다"며 "불통 정권에 대한 더 강한 견제와 권력 구조 개편을 통해 정치 문화를 바꾸는 노력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연대를 강조했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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