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미기자] 농심의 '신라면'은 현재 국내 라면시장 부동의 1위 제품으로, '국민 라면'으로 불리고 있다.
지난해 AC닐슨이 집계한 2013년 라면시장 매출 톱(Top) 10 브랜드 조사에 따르면, 신라면 봉지 제품은 2012년에 이어 매출 1위를 기록했으며, 신라면컵 용기와 신라면큰사발 용기 제품 역시 각각 매출 7위, 10위에 올라 명실상부한 1위 브랜드임을 입증했다.
◆ 한국인이 좋아하는 '매운맛' 구현
1980년대는 81년 '사발면', 82년 '너구리', 83년 '안성탕면', 84년 '짜파게티'가 연속 히트하며 라면시장이 급속하게 커졌다. 1985년 라면업계 1위에 올라선 농심은 확고부동한 1위의 자리를 다지고,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 라면시장의 성장 가속을 더하는 전략의 필요성을 느껴 '신라면'을 개발하게 됐다.
먼저, 성장 가속 전략에 대한 농심의 첫 번째 해답은 품질 차별화였다. 이를 위해 농심은 붉은 고추와 소고기가 잘 조화된 얼큰하고 매운 국물, 고급 소맥분을 사용한 매끄럽고 쫄깃한 면발, 독특한 향과 맛을 지닌 표고버섯, 건파 등의 별첨스프로 구성된 신라면을 시장에 선보였다.
또 농심은 차별화된 콘셉트를 창출하는 것에 집중했다. '매운맛은 한국인이 가장 선호하고 보편적으로 좋아하는 맛'이라는 키워드를 잡고, 지난 1986년 '깊은맛과 매운맛이 조화를 이룬 얼큰한 라면'이라는 콘셉트 하에 신라면을 만들었다.
농심 관계자는 "1985년 시장 1위에 올라선 다음 확고한 독주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신라면을 개발했다"며 "한국인이 좋아하는 얼큰한 소고기장국의 매운맛을 구현하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신라면은 출시되자마자 '얼큰한 국물맛도 좋고 면도 맛있다'는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어 가파른 매출 상승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출시 첫 해 석 달 동안에는 30억원에 육박하는 판매고를 올렸으며, 이듬해인 1987년에는 무려 180억원을 상회하는 매출을 기록하며 국내 라면시장의 대표주자로 뛰어 올랐다.
◆ 전 세계인을 사로잡은 '한국의 매운맛'
신라면은 국내의 인기를 발판으로 세계 무대를 정조준하고 있다. 1986년 출시 이후 2013년까지 신라면 국내 누적판매량은 약 230억개로, 이를 일렬로 세웠을 때 지구를 약 105바퀴나 돌 수 있는 엄청난 양이다.
현재 신라면은 전 세계 80여 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연간 국내·외에서 약 7천억원 어치가 팔리며 식품 한류 신화를 다시 쓰고 있는 신라면은 어느덧 '사나이 울리는 라면'에서 '세계인을 울리는 글로벌 라면'으로 성장했다.
이미 해외 교포들이나 관광객들 사이에서 신라면은 '식품업계의 반도체'로 불리며 해외에서 달러를 벌어들이는 한국 대표 수출제품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만큼 해외 각지에서 한국을 상징하는 제품이자 국내 못지않은 인기를 외국에서도 누린다는 뜻이다.
농심 관계자는 "신라면은 가깝게는 일본, 중국에서부터 유럽의 지붕인 스위스 융프라우 정상, 중동 및 그동안 수출실적이 없던 이슬람국가, 지구 최남단 칠레 푼타 아레나스까지 세계 방방곡곡에서 '민간 외교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며 "'한국은 몰라도 신라면은 안다'는 현지 외국인들의 말이 신라면의 글로벌한 인기를 실감케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구촌 랜드마크뿐 아니라, 라면을 판다고 상상할 수 없는 지역까지 신라면은 팔리고 있다"며 "이를 통해 지구의 머리로 불리는 융프라우와 허리인 히말라야, 다리인 푼타아레나스를 잇는 신라면 로드가 완성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신라면은 해발 4천미터가 넘는 유럽 알프스 최고봉 스위스 '융프라우(Jungfrau)'에서 이곳을 여행하는 관광객들에게 필수 먹거리로 통한다. 이곳에는 산악열차를 2시간 가량 타고 융프라우 정상에 서면 '신라면컵'이 판매되는 전망대 매장이 위치해 있다. 이 매장에는 지난해 6월부터 '신라면블랙컵'도 판매하고 있다.
또 신라면은 '히말라야'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특히 네팔은 히말라야 산맥을 트래킹하기 위한 관광객들로 연중 붐비는 곳으로, 여러 국가의 트래킹 족들이 산을 오르기 전 배낭에 간식으로 '신라면컵'을 챙길 정도다.
신라면은 남미 칠레 남쪽 끝 마젤란 해협에 위치한 인구 12만의 도시 푼타 아레나스(Punta Arenas)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남극으로 가는 관문인 이곳에는 '辛라면' 간판을 단 라면가게가 자리 잡고 있으며, 칠레를 여행하는 한국 관광객들이 주로 다녀가면서 유명세를 타고 있다.
◆ "단일브랜드로 수출 100개국 금자탑 세울 것"
신라면은 인종과 국가를 구분하지 않고 판매되고 있다. 농심은 지난 2011년 4월 부산공장에 할랄 전용 생산라인을 별도로 준공하고 '할랄신라면'을 출시, 인도네시아,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U.A.E 등 이슬람 국가에 수출하고 있다.
이는 기존에 지역별, 인종별로 분류하던 시장을 종교별로 세분화함으로써 전 세계인이 먹는 신라면을 만들자는 농심의 수출전략이기도 하다. 이를 통해 농심은 '할랄신라면'으로 지난해 상반기 동안 전년 동기 대비 54% 늘어난 100만달러 어치를 수출,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기도 했다.
박준 농심 대표는 "올해 해외사업 목표는 적극적인 수출 확대 정책으로 농심의 글로벌 영토를 넓히는 것"이라며 "특히 1월 해외시장개척팀과 호주법인 신설을 통해 오세아니아, 아프리카, 유럽 등 성장잠재력이 높은 신시장을 개척해 업계 최초로 단일브랜드인 신라면으로 수출 100개국 금자탑을 세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