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기자] 1월부터 휴대폰 보조금 시장이 후끈 달아올랐다. 일부 휴대폰에는 보조금만 100만원이 넘게 투입될 정도로 심한 소비자 차별행위가 지속되고 있다.
25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23일 이동통신3사의 번호이동 건수는 무려 14만1천537건에 달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과열기준으로 삼고 있는 2만4천건의 6배에 육박하는 수치다.
비단 23일뿐만이 아니다. 이달 들어 방통위의 과열기준을 넘어선 날이 넘지 않은 날보다 많다. 지난 15일에는 7만3천749건의 번호이동, 16일에도 6만2천356건의 번호이동이 일어났다. 1월의 일 평균 번호이동 건수는 4만건에 육박한다.
번호이동 수치가 급증한 날은 이동통신사들이 과도한 보조금을 지급한 날이다. 14만건이 넘는 번호이동이 일어난 지난 23일에는 100만원이 넘는 보조금이 대거 투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이동통신사들이 지속적으로 보조금을 투입하는 이유로는 1월이 방학시즌이라 전통적인 성수기라는 점, 설을 앞두고 휴대폰 교체 수요가 많다는 점, 제조사들의 신형제품 출시가 임박했다는 점 등이 지목되고 있다.
또한 방송통신위원회의 솜방망이 징계도 톡톡히 한몫 했다는 지적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달 27일 이동통신3사의 과잉 보조금 지급에 대해 1천억원이 넘는 과징금을 부과했지만 영업정지 처분은 내리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방통위가 주도 사업자를 선별해 영업정지 조치를 취하겠다고 공언해 놓고도 결국 영업정지 처분을 내리지 않자 이동통신3사가 더이상 방통위의 솜방망이 처벌을 의식하지 않게 됐다"며 "과징금도 마케팅 비용의 일부라고 생각하는 시각이 강하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과잉 보조금 지급이 활개를 치자 방통위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지난 10일 3사 임원을 소집해 시장안정화 노력을 당부했으나 시장이 안정화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며 "시장 안정화를 위해 실태점검과 시장조사 착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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