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기자] 삼성전자가 구글과 포괄적 특허 공유(크로스 라이선스)를 체결하며 동반자적 협력 관계를 강화하겠다고 나서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크로스 라이선스란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특허나 기술을 상대 기업에 제공하고, 또 그 기업의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는 것을 뜻한다.
기술 공유 목적도 있지만, 대부분 특허 분쟁의 소지를 줄이기 위해 이같은 크로스라이선스를 맺는다. 서로 특허 문제를 따지지 않기로 약속하고, 향후 발생할 수 있는 특허 침해 논란이나 특허 괴물 등의 공격에도 공동 대응하게 되는 것.
무엇보다 삼성전자와 구글은 기존에 갖고 있는 특허는 물론, 향후 10년간 출원되는 특허까지 포괄적으로 공유하기로 해 주목된다.
미래 특허까지 염두에 둔 것으로 협력 관계를 공고히하고 한 배를 타기로 결정한 것이다. 치열한 글로벌 IT업계 선두업체간 동반자적 협력 관계 강화라는 점에서 적지 않은 의미를 가진다.
특히 삼성과 구글의 이번 협력은 지난해 구글 CEO가 삼성을 직접 방문, 경영진과 회동한 이후에 나온 것이어서 양측의 포괄적 협력확대의 성과로도 주목된다.
실제 래리 페이지 구글 CEO는 지난해 4월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을 찾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 수뇌부와 만나 협력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이후 10월에는 에릭 슈미츠 구글 회장도 삼성을 찾아 이 부회장 등 삼성 경영진과 양측의 공공한 협력관계를 과시했다.
◆더 공고해진 밀월…애플 및 특허괴물 공동대응 포석
특히 최근 몇 년간 IT 업계에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특허 분쟁은 삼성전자와 구글의 관계를 더욱 단단히 하는 배경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화웨이가 애플, MS, 블랙베리, 에릭슨, 소니 등이 참여한 록스타 컨소시엄와 크로스라이센스를 계약하면서 안드로이드 진영에 찬물을 끼얹은 일도 양사 협력을 공고히해야 한다는 자각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록스타는 지난 2011년 노텔 특허권을 인수하기 위해 구성된 컨소시엄으로 지난 해 10월말 안드로이드 진영을 상대로 특허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최근 화웨이가 안드로이드 진영의 첫 이탈자로 등장하면서 안드로이드 진영이 록스타 특허권을 침해했다는 주장에 더 힘이 실리게 된 형국이다.
삼성전자는 애플과 소송을 진행하면서 막대한 비용과 시간 소모를 감수하면서도 특허 소송에는 타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소송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가고 있고 애플과 갈등은 풀리지 않는 상황. 포괄적 크로스라이선스를 체결하면서 보유한 특허를 공유하면서까지 구글과 연합하는 게 이득이라 판단했을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양사가 특허 공유로 서비스적인 협력관계를 맺게 됐다는 것도 긍정적이다. 삼성전자는 클라우드, 검색, 앱, 모바일 광고 등 구글의 소프트웨어 기반 기술에 대한 특허를 공유받을 수 있게 돼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구글로서도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갖춘 삼성전자와의 포괄적 협력을 통해 향후 하드웨어 분야 성장 가능성에 기회를 마련하는 동시에 에코시스템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현주기자 hann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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