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기자] 스마트폰 경쟁력 강화에 애를 먹고 있는 LG전자 신용등급이 추가 하락했다. 이 탓에 최근 실적 하락으로 투기등급까지 하락, 구조조정에 나선 소니와 같은 전철을 밟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그러나 LG전자는 당분간 수익성 약화가 지속되더라도 기존 전략대로 투자를 밀고 나간다는 방침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 6일 LG전자의 신용등급을 기존의 'Baa2'에서 'Baa3'로 한 단계 강등했다. 'Baa3'는 무디스 투자등급 중에서 가장 낮은 등급으로 그 아래인 'Ba1' 부터는 '투자 부적격(정크)'으로 분류된다.
최근 대규모 적자로 PC사업 매각 등 구조조정에 나선 소니의 경우도 실적 악화와 함께 신용등급이 가파르게 추락한 바 있다. TV사업 적자 등으로 2012년 A3'에서 'Baa1'로 낮아진 데 이어 지난해 말 Baa3 까지 떨어졌다. 최근에는 다시 투자부적격 수준인 Ba1로 강등될 정도로 상황이 악화된 상태. 소니는 결국 인력 구조조정과 함께 PC사업 매각 및 TV사업 분사 등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LG전자 수익성 하락, 1년내 개선 어려워"
LG전자 역시 영업이익률이 2011년 0.5%, 2012년 2.2%, 2013년 2.2% 등 낮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무디스는 LG전자 영업이익률이 추락한 지난 2011년에도 신용등급을 'Baa2'로 하향조정한 바 있다.
무디스는 이번에도 지난해 영업이익률을 기준으로 등급 하향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익성 개선 속도가 더디고 앞으로도 빠른 회복은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스마트폰 시장 경쟁 심화, 평균판매가격(ASP) 하락 압력, 마케팅 등 시장점유율 유지를 위한 비용 증가 등을 악재로 봤다.
무디스는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지면서 LG전자 영업이익률은 12~18개월에 걸쳐 3~4% 수준에 머물 것"이라 전망했다. 단기적으로 큰 폭의 개선은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다.
최근 중국 레노버의 구글 모토로라 모빌리티 인수가 LG전자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부정적인 전망이 나온 가운데 수익성 악화 등에 따른 신용등급 하락까지 이중고를 겪게 된 셈이다.
결국 LG전자로서는 실적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스마트폰 분야의 빠른 수익성 개선만이 이를 돌파할 수 있는 방법인 셈이다.
그러나 LG전자는 이같은 상황에서도 점유율 및 브랜드 인지도 확보를 위해 기존과 같은 다소 공격적인 전략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LG전자 측은 "브랜드 마케팅, R&D에 선 투자하는 기존 전략이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브랜드 인지도, 스마트폰 경쟁력 개선에 대한 투자는 이른 시간 내 결과가 나오지 않는 만큼 장기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LG전자는 앞서 지난해 4분기 실적설명회에서도 "단기 투자한다고 해서 브랜드력이 높아지는 것은 아닌 만큼 일관되고 꾸준하게 마케팅비를 투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행히 무디스는 LG전자의 올해 연결 매출이 완만하게나마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TV와 가전의 경쟁력이 유지, 스마트폰 이익 감소에 따른 상쇄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는 것.
LG전자도 공식 입장을 통해 "무디스의 신용 등급 조정이 경영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김현주기자 hann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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