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경기자] PEF(사모펀드)산업이 선순환구조에 진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운용자가 PEF를 재설립하는 경우가 늘고 있으며, PE 산업으로 자금유입도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 PEF들이 모험에는 소극적인 부분이 있어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전망됐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PEF 설립·운용 경험이 있는 운용자(업무집행사원)가 재설립한 PEF 비중은 지난 2009년을 저점으로 지속 증가세다. 2009년에 51.4%였던 비중이 작년에는 91.1%까지 치솟았다.
이는 주축투자자(anchor investor)인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들이 전문성(PEF 운용경험·실적 등)에 기반해 운용자를 선택하기 시작한 데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작년에 설립된 6개 대형 PEF(출자약정규모 3천억원 이상)는 모두 PEF 운용경험이 있는 운용자에 의해 재설립됐다.
PE산업으로의 자금유입도 지속되고 있다. 작년에 모집된 신규자금 규모는 7조4천억원으로, 제도도입 이래 최대 규모의 신규 자금(9조7천원)이 모집된 2012년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작년에는 또 PEF 제도도입 이후 최대 규모의 투자가 집행됐다. 총 9조3천억원 규모였다. 2012년 중 자금모집을 완료한 대형 블라인드 PEF들이 작년에 ING생명, 코웨이, 네파, LIG넥스원 등이 매물로 나왔던 국내 대형 M&A 거래에 참여하며 투자규모가 확대된 것으로 파악됐다.
작년에 PEF가 투자한 회사는 총 139개로 전년 대비 36.3%(37개) 늘었다.
PEF의 투자회수액도 확대됐다. 작년 회수액은 3조7천억원으로 전년 대비 76.2%(1조6천억원) 증가했다. 이는 PEF 제도도입 초기(2005~2008년)에 조성된 PEF들의 존속기간(통상 5~8년) 만료로 해산이 증가한 결과다.
금감원은 "PEF의 해산 증가로 인해 투자실적 등 PEF 운용자 선택에 필요한 정보가 축적되면서, 투자자들이 운용자 선택시 운용전문성은 물론 핵심 운용인력의 유지여부도 고려하는 등 점차 전문성을 갖추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PEF 투자가 아직은 해외보다는 국내 위주, 모험보다는 낮은 투자수익률에 만족하는 보장성 투자 위주로 이뤄지고 있어 변화가 필요하다는 게 금감원의 판단이다.
금감원은 "국내투자만으로는 1조원 규모의 PEF 운용이 쉽지 않은 만큼 해외투자 확대가 불가피하다"며 "현행 보장성 투자 위주의 운용을 지양하고 운용능력 제고를 통한 차별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에 금감원은 앞으로 PEF가 경영권 참여를 하는 모험자본의 취지에 맞게 운용되도록 감독환경을 조성해 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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