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수기자] 현대·기아자동차 1차 부품 협력사가 지난해 현대·기아차를 제외한 해외 완성차 업체에 납품한 금액이 10조원에 육박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은 300여 현대·기아차 1차 부품 협력사가 작년 한 해 동안 제너럴모터스(GM), 폭스바겐, 포드, 닛산, 크라이슬러 등 글로벌 해외 완성차 업체에 납품한 총액이 9조6천600억여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3일 발표했다.
총 납품액은 협력사가 한국에서 해외 완성차 업체에 직접 수출한 '국내생산 수출액'과 해외 현지 진출한 공장에서 부품을 생산해 해외 완성차 업체에 판매한 '해외생산 판매액'을 합한 수치다.
이는 2012년(8조7천억여원)보다 9천600억여원 늘었고, 2011년(5조4천000억여원)과 비교해서는 79% 가량 급증한 실적이다. 달러화로 환산할 경우 약 76억3천만달러(작년 평균환율 달러당 1천266원 기준)로, 지난해 우리나라가 해외에서 들여온 육류 전체 수입액(28억8천만달러)의 약 3배에 달하는 액수다.
또 세부적으로 작년 기록한 국내 생산 직수출액 4조2천900억여원과 해외 생산 판매액 5조3천700억여원은 2011년보다 각각 103%, 63% 가량 증가했다.
협동조합 관계자는 "현대·기아차 1차 부품 협력사와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 사이의 거래가 크게 늘어난 것은 우리나라 자동차부품 산업의 글로벌 위상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글로벌 해외 완성차 업체에 대한 국내 부품업체의 공급 확대에는 현대·기아차의 지원도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현대·기아차는 협력사와의 협업을 통해 개발한 부품을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는 해외 완성차 업체와의 거래를 허용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 2002년부터 미국, 유럽, 일본 등에서 '부품 수출 해외로드쇼'를 개최하는 등 부품 공급처를 다변화시킬 수 있는 실질적인 지원책도 제공하고 있다.
조합 측에 따르면 도어 모듈, 윈도우 레귤레이터 등을 생산·판매하는 현대·기아차 1차 협력사 광진상공은 현대·기아차를 제외한 GM, 르노, 폭스바겐 등 글로벌 주요 완성차 업체에 대한 납품액을 2009년 312억원에서 지난해 2천272억원으로 7배가량 늘렸다.
현대·기아차는 아울러 초기 투자 비용 문제, 해외 진출 경험 부족 등 해외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협력사의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해 금형 및 설비에 대한 생산, 운영 자금 조달 지원, 수출입은행과의 업무협약을 통한 금리 우대 대출 지원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 중국, 인도, 미국, 체코, 슬로바키아, 브라질 등에 현대·기아차와 약 240여개 1차 협력사가 동반진출해 있다.
협동조합 관계자는 "국내 완성차 업계를 대표하는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현지 판매 확대, 해외 생산 거점 확보, 다양한 동반성장 프로그램 등이 국내 자동차부품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로 이어져 해외 완성차 업체와의 거래 확대의 토대가 됐다"며 "향후 친환경 미래차 개발을 둘러싼 치열한 시장 선점 경쟁 속에서 국내 자동차 부품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완성차와 부품업계의 더욱 긴밀한 협력 관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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