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기자] 휴대폰 유통업계 종사자들의 모임인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이하 협회)가 정부의 이통사 영업정지 제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협회는 영업정지 대신 일정기간 이용자의 통신사용료 감면 등의 행정처분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4일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협회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고려하고 있는 장기 영업정지는 이동통신 유통 생태계의 몰락과 대량 청년 실업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과도한 영업정지 제재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협회는 "불법 보조금의 주범은 이동통신 시장을 손바닥처럼 좌지우지하고 있는 통신사업자와 제조사인데 영업정지 피해는 유통 소상인들에게만 돌아간다"며 "장기 영업정지는 유통 생태계를 한순간에 몰살시키는 살인적 만행"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협회에 따르면 영업정지가 한달 이상 지속되면 인건비 및 임대료 등 월 매장운영비 약 2천만원 이상의 손실이 발생한다. 이에 따라 각 매장별로 근무자를 해고할 수밖에 없어 청년실업 심화로까지 이어진다는 것이 협회 측의 설명이다.
협회는 정부가 그동안 수차례 과징금 처벌과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지만 보조금 경쟁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영업정지가 실효성 없는 제재임을 강조했다.
협회 관계자는 "수차례 과징금과 영업정지 제재를 하면서도 여전히 이 혼탁한 보조금 시장을 뜯어 고치지 못한 정부가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실효성이 없고 유통 소상인만 죽어나는 영업정지만 고집하는 것은 큰 문제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협회는 영업정지 대신 새로운 대책으로 소비자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행정처분을 제안했다. 예를 들면 일정기간 이용자의 통신사용료 감면, 휴대폰 고가 구매 소비자에 대한 보상 등이다.
또한 영업정지의 실질적인 피해자인 유통 소상인의 피해를 보상할 수 있는 통신 제조사 피해 보상기금 조성도 필요하며 되풀이되는 파행적 보조금 정책에 대한 통신사 및 제조사의 담당 책임자 처벌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명학 협회장은 "과연 누구를 위한 영업정지인가, 영업정지를 하면 누가 이익을 보고 누가 손해를 보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며 "영업정지 제재가 내려지면 손해는 국민들이 보고 휴대폰 유통업에 종사하는 수십만 대리점과 판매점들이 본다. 하지만 이동통신사는 보조금을 쓰지 않기 때문에 이익을 본다. 이것이 누구를 제재하는 것인가"라고 토로했다.
또한 협회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내는 탄원서를 통해 ▲가계통신비 절감의 본질적 대책을 지시해 줄 것 ▲소상인 생계만 위협하는 방송통신위원회의 법적근거 없는 27만원 보조금 규제 철폐를 지시해 줄 것 ▲이동통신 유통분야를 소상공인 적합업종으로 지정해 줄 것 ▲통신 분야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에서 분리, 국회 특별위원회 설치 운영을 검토해 줄 것 ▲장기 영업정지로 인한 소상인들의 파산을 막아줄 이동통신 유통발전기금 설립 등의 대책을 수립해 줄 것 ▲휴대폰 시장을 교란하고 혼탁하게 만든 주체와 이에 대한 사실적 근거를 감사원 조사를 통해 발본색원해 줄 것 등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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