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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 직함 마저…'수펙스' 힘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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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등기이사 사퇴의 연장선상…계열사 조정·관리 업무도 수펙스로 이관

[정기수기자] 최태원 회장이 전날 모든 계열사 대표이사직에서 사퇴함에 따라 '회장'직에서도 물러난다. '회장'이라는 직위는 법적 효력은 없지만 상징적으로 그룹을 대표하는 자리다.

SK그룹 관계자는 5일 "공식적인 회장직 사퇴 절차가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최 회장이 계열사의 등기이사와 회장 직을 겸해 온 만큼, 전날 등기이사 사퇴에 따라 회장직에서도 자연스럽게 물러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27일 상고심에서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최 회장은 전날 "회사 발전과 도의적인 책임을 진다"며 올해 임기가 끝나는 SK(주)와 SK이노베이션을 비롯해 내년과 내후년 각각 임기가 만료되는 SK하이닉스, SK C&C의 등기이사에서 사퇴했다.

최 회장은 SK(주),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SK C&C 등 4개 계열사의 등기이사에 올라 있었다. SK C&C를 제외한 3개사는 대표이사도 맡고 있었다.

최 회장은 이들 계열사에 미등기임원으로도 등재되지 않는다. 이로써 최 회장은 SK C&C(지분율 38%) 대주주라는 것 외에는 회사와의 모든 공식적인 관계가 완전히 끊어졌다.

최 회장의 사임으로 SK그룹 내에서 '회장' 직위는 김창근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유일하다. 김 의장은 지난해 3월 SK이노베이션의 사내이사 회장으로 선임됐다.

최 회장이 그룹내 모든 직함을 내려놓고 경영 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나게 됨에 따라 앞으로 김창근 의장을 중심으로 수펙스추구협의회에 한층 힘이 실릴 전망이다.

실제 SK그룹은 이달 초 지주사인 SK(주)가 갖고 있던 계열사 조율·관리 업무를 수펙스추구협의회로 이관했다.

SK 관계자는 "이달 1일자로 SK(주)에 소속됐던 계열사 조정·관리 업무 조직을 하성민 SK텔레콤 사장이 맡고 있는 수펙스추구협의회 전략위원회 산하로 이관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조치는 최 회장의 공판 결과와는 무관하다는 게 SK 측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계열사 조정·관리 업무를 그룹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에 이관키로 한 것은 장기적으로 추진돼 온 사안"이라며 "SK(주)는 그룹의 재무와 브랜드 관리를 맡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업무 이관이 된 시기를 봐도 최 회장의 공판 결과나 등기이사 사퇴 결정과는 전혀 관련된 바가 없다"고 일축했다.

이 같은 조직 개편을 놓고 재계에서는 최 회장의 경영공백 장기화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라는 의견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최 회장의 경영공백에 대한 뚜렷한 대안을 SK가 찾고 있지 못한 상황"이라며 "계열사 조정·관리 업무까지 이관받아 그룹의 중추로 역할을 하게 된 수펙스추구협의회가 당분간 경영 전면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삼성전자 출신 반도체 전문가인 임형규 SK그룹 수펙스추구협의회 ICT기술성장추진 총괄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추천했다.

정기수기자 guyer7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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