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례기자] LG전자가 지난해 법원의 통상임금 확대 판결에 맞춰 올해부터 통상임금에 정기상여금을 포함시키는 등 임금체계를 개편했다.
통상임금에 관한 법규정이 없어 기업들이 혼선을 빚고 있는 가운데 국내 대표 제조업체인 삼성전자에 이어 LG전자가 임금체계 개편에 대한 노사 합의를 이끌어 냄으로써 다른 기업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6일 LG전자는 최근 노경협의회를 열고 정기상여금 600%를 통상임금에 포함시키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사무직과 현장기술직 구분 없이 올해부터 통상임금에 정기상여금이 포함된다. 연봉제를 적용해온 LG전자는 그동안 연봉에 상여금이 포함돼 있었으나 항목상 수당산정의 기준이 되는 통상임금과 상여금 항목이 나뉘어 있었다.
이번 임금체계 개편으로 통상임금에 상여금이 포함됨에 따라 수당 등이 오르는 등 실질적인 임금인상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LG전자는 통상임금 확대 등을 반영, 올해 기본급도 일부 조정했다. 수당 등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은 사무직의 경우는 성과에 따라 기본급을 차등 인상키로 했으나 폭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야근이나 특근, 연장근로 등에 따른 수당 비중이 높은 현장기술직의 경우 별도의 기본급은 조정 하지 않았다. 개편된 임금체계는 3월부터 소급적용 된다.
LG전자 관계자는 "업무 속성 등에 따라 실질적인 임금 인상률은 개인별 차이가 있겠지만 통상임금에 정기상여금이 포함됨에 따라 전체적으로 인상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이어 LG도 합의, 통상임금 확대 '급물살'
통상임금이란 회사가 근로자에게 정기적·일률적·고정적으로 주는 임금을 뜻한다. 기본급·직책 수당 등이 포함되며 휴일·야근 수당, 퇴직금 등을 계산하는 데 기초가 된다.
그동안 기업들은 고용노동부 지침에 따라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키지 않았으나, 지난해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된다는 법원 판결이 나오면서 올해 임금협상의 쟁점이 됐다. 통상임금이 확대되면 이를 기초로 한 각종 수당 등이 높아지는 만큼 기업들의 비용 부담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더욱이 법원 판결에도 관련 법 규정이 없고, 기업마다 임금체계도 제각각이어서 올해 임금협상을 앞두고 이의 적용 범위 등을 놓고 상당한 혼란과 노사간 진통도 예상됐다.
이같은 상황에서 삼성전자에 이어 LG전자가 통상임금 확대 판결에 맞춰 임금체계 개편에 대한 적극적인 노사합의를 이끌어 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여기에는 그동안 노조의 사회적 책임(USR)을 강조해온 LG전자 노조의 적극적인 역할도 한 몫 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LG전자 노조는 올해 자체 운용 기금을 국내외 사회공헌 기금에 활용하는 등 사회공헌 활동 역시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앞서 삼성전자도 노사협의를 통해 올해부터 비연봉제와 연봉제 직원 통상임금에 각각 정기상여금 또는 전환금을 포함키로 결정한 바 있다.
임금협상을 진행중인 다른 기업들에게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임금협상에서 통상임금 확대가 최대 쟁점이 되고 있는 만큼 이번 삼성, LG전자의 통상임금 범위 확대가 다른 기업에도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LG전자는 오는 2016년 시행되는 정년 60세 연장 방안은 보다 시간을 갖고 논의하기로 했다. 현재도 정년 58세와 임금피크제를 시행중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정년을 55세에서 60세로 연장하고 56세부터 단계적으로 임금을 낮춰가는 임금피크제를 도입키로 했다.
박영례기자 you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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