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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비 업계, 새 먹거리 찾아 '웨어러블' 눈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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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 악화돼 웨어러블 기기와 블랙박스 시장 공략 박차

[민혜정기자] 불황에 빠진 내비게이션 업체들이 새 먹거리 찾기에 분주하다.

스마트폰의 직격탄을 맞은 내비게이션 업체들은 그동안 쌓아온 기술력을 발휘할 수 있는 웨어러블 기기, 블랙박스 등에서 활로를 차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수익성이 악화된 국·내외 내비게이션 업체들이 사업 구조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1위 내비게이션 업체 가민(Garmin)은 올해 웨어러블 기기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가민은 지난달 2013년 연간 실적 발표를 통해 스마트워치, 스마트밴드 등 웨어러블 기기 사업분야를 장기적인 관점에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내비게이션에서 축적해온 GPS 기술을 웨어러블 기기에 적용하겠다는 것.

가민의 지난해 매출은 26억3천200만달러(한화 약 2조8천41억원)로 전년동기대비 3%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5억7천500만달러로 5% 감소했다.

이 회사의 내비게이션 사업을 담당하는 오토모티브·모바일((Automotive·Mobile) 사업부는 지난해 전체 매출의 50%를, 웨어러블 기기가 중심이 되는 피트니스 사업부는 16%를 차지했다.

그러나 올해 가민의 내비게이션 사업 전망은 밝지 않지 않다.

가민은 오토모티브·모티브 사업부의 매출이 10~15% 줄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피트니스 사업부의 매출이 올해 10~15%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민은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서 수명이 1년이 넘는 배터리, 방수기능이 탑재된 스마트밴드 '비보핏(Vivofit)'을 선보이기도 했다.

유럽 시장 1위 네덜란드 내비게이션 업체 톰톰((TomTom)도 웨어러블 기기를 차세대 먹거리로 꼽았다. 톰톰의 유럽 내비게이션 시장 점유율은 절반에 육박한다. 그러나 최근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톰톰의 지난해 매출은 9억6천345만유로(한화 약 1조4천261억원)로 전년대비 8.8%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천554만유로로 63.6% 줄어 들었다. 영업이익률은 2%대에 그쳤다.

해럴드 고딕 톰톰 사장은 독일 경제지 한델스블라트와 인터뷰에서 "주력 제품인 포터블 차량용 내비게이션의 판매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며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에 맞춰 스포츠 분야에서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피트니스 시계 개발과 판매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톰톰은 지난 4년전부터 나이키와 GPS 기능이 있는 스포츠용 시계인 '나이키+'를 개발해왔다. 올해 CES에선 GPS 기능에 강점이 있는 '러닝', '멀티-스포츠' 등의 스마트워치를 공개했다.

◆사업구조 다각화···"블루오션 찾기 어렵네"

국내 업체도 사업 구조 다각화에 힘쓰고 있다. 블랙박스, 태블릿PC 등으로 해외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는 것.

특히 블랙박스의 경우 낮은 진입장벽, 내비게이션과 같은 차량용 제품이라는 점, 내비게이션으로 구축해온 유통망을 활용할 수 있어 내비게이션 업체에는 유리한 요소가 많다.

국내 내비게이션 업체 1위 팅크웨어는 지난해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매출액 1천774억원, 영업이익 13억원, 당기순손실 27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1%, 영업이익은 72.7%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157.4% 줄어들었다.

2위 파인디지털도 지난해 매출액이 982억원으로 전년대비 1.5%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24%가 줄어들어 80억원을 기록했다.

내비게이션 업계 관계자는 "내비게이션 하드웨어는 물론, 관련 솔루션도 여러 업체들이 보유하면서 강점을 많이 잃었다"며 "내비게이션 업체들은 진입장벽이 낮고 지도 베이스 구축이 필요 없는 블랙박스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해 국내 블랙박스 시장도 220만대 규모로 성장률이 15%에 그쳤다. 그동안 국내 블랙박스 시장은 연평균 2배 이상씩 성장을 거듭해왔다.

이에 따라 내비게이션 업체들은 해외로 눈을 돌려 블랙박스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블랙박스 시장이 아직 완전히 개화하지 않은 미국, 러시아 등이 주요 공략 대상으로 꼽힌다.

현대엠엔소프트는 지난해 12월 동유럽 최대 시장인 러시아를 비롯해 독립국가연합(CIS) 지역에 온오프라인 단일 유통망을 구축하고 해외수출용 라인업을 강화하는 등 블랙박스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고 발표했다.

팅크웨어도 올해 미국, 러시아 등에 블랙박스를 공급할 예정이다. 파인디지털은 프리미엄 제품군을 중심으로 러시아를 비롯해 유럽, 일본 등 해외 프리미엄 블랙박스 시장을 공략할 전망이다.

아울러 태블릿PC 시장도 공략한다. 지난해 연말 터키의 스마트 교육 프로젝트를 수주, 67만5천대의 태블릿PC를 터키 정부에 공급한다. 이는 팅크웨어가 현지 업체와 컨소시엄을 통해 태블릿PC 완제품을 공급하고 기술 라이선스를 체결하는 내용으로 약 150억 원 규모다.

그러나 블랙박스 시장은 중국 업체들의 가격경쟁력이 높고, 태블릿PC나 웨어러블 기기는 삼성전자나 애플과 같은 글로벌 업체들이 집중 공략하는 시장이기 때문에 지분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블랙박스 시장은 지난해엔 연평균 성장률이 15%에 그쳤다"며 "해외 시장에 진출해 선점 하더라도 중국 업체들이 저가 경쟁을 시장하면 수익성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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