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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포통장 발급, 농협 누르니 우체국으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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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농협 통제 강화 후 우체국, 새마을금고 대포통장 늘어

[이혜경기자] 작년에 대포통장이 다수 발급된 농협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자, 우체국과 새마을금고 등으로 대포통장 발급이 이동하는 모습이 관측됐다. 금융감독원은 이에 대포통장 의심시에는 계좌개설을 거절하도록 지도할 방침이다.

12일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 2013년 대포통장 발급처를 집계한 결과, 상반기에 농협단위조합이 전체의 44.5%, 농협이 23.5%를 차지했다. 그 뒤를 잇는 국민은행(11.2%), 신한은행(3.5%) 등에 비해 현저히 높은 수치다.

이에 금감원이 농협에 대한 내부통제 강화에 나서자 하반기에는 농협단위조합이 전체의 40.3%, 농협이 20.8%로 다소 비중이 줄어든 반면, 우체국(14.9%), 새마을금고(8.6%) 등의 비중이 확대됐다.

금감원은 "은행권에 대한 감독이 강화되면서 대포통장 주요 발급처가 다른 권역으로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 조사에서 작년에 발급된 대포통장은 상반기에 2만2천524건, 하반기에 2만8천136건으로 나타났다. 연간 약 5만개 이상의 대포통장은 피싱·대출사기에 이용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금감원은 대포통장 발급을 줄이기 위해 앞으로 주요 의심거래 유형을 정리해 예금계좌 개설업무에 참고하도록 각 은행에 통보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계좌개설시 의심거래로 판단되는 고객에는 추가 증빙자료 요청 등을 통해 예금계좌 개설 목적 및 신원확인 절차 등을 거쳐 통장발급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것이다. 만일 자료제출을 거부하거나, 검증 결과 대포통장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은 경우 계좌개설을 거절하도록 할 방침이다.

또한 대포통장 활용 등이 의심되는 경우 예금계좌 개설 후 각 금융회사별 ‘의심계좌모니터링시스템’에 등록해 관찰하기로 했다.

주요 의심거래 유형으로는 ▲신설법인이 뚜렷한 이유 없이 단기간내 다수의 계좌개설 및 현금카드 발급 요청(최고 이체한도 요청) ▲제3자 동행해 예금계좌 개설 및 개설인이 계좌개설 목적, 거래금액, 이체한도, 비밀번호 등을 동행인에게 문의하거나 개설된 통장을 동행인에게 인계하는 경우를 들었다.

또 ▲법인계좌 개설시 일반전화 없이 휴대전화 번호만 등록하거나 동일한 휴대전화 번호로 이미 개설된 법인계좌가 다수 존재하거나 ▲신원확인 회피를 위해 마스크, 모자 등을 착용해 본인여부 식별이 곤란하거나, 행동·말투 등이 부자연스러운 경우가 있었다.

아울러 ▲후견인이나 가족이 아닌 자가 의사표현이 곤란한 고객(노숙자, 지적장애인 등)과 동행해 통장개설인과의 관계를 물어보면 단순히 도와주러 왔다고 하는 경우 등도 지적됐다.

한편, 금감원은 대리인에 의해 개설된 예금계좌 등에 대한 사후관리 강화를 위해 '대리인정보관리시스템' 구축을 독려할 방침이다. 또한 대포통장 의심고객에 대한 다른 영업점의 계좌개설 거절정보를 같은 금융회사내에서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하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2분기 중에 대포통장 발급 비중이 높은 금융회사를 중점 검검할 계획이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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