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하기자] 한창 바쁘게 일하고 있는데 걸려오는 한 통의 전화. 근데 확인해보면 02-XXX-OOOO으로 시작하는 번호일 때, 고민이 시작된다. 이 전화를 받아야되나, 말아야하나?
개인정보가 카드사·통신사 등에서 대규모로 유출되는 사건이 잇따라 일어나면서, 최근 스팸문자나 스팸전화, 각종 마케팅 전화가 부쩍 증가했다는 사람들이 늘고있다.
자신이 가입한 통신사가 무료로 제공하는 필터링 서비스, '스팸차단서비스'에 가입해 스팸으로 의심되는 번호, 문자내용을 등록할 수 있다. 그러면 통신사들은 가입자들이 신고한 내용을 기반으로 문자나 전화를 1차적으로 걸러 전송한다.
이런 1차적 방어를 넘어 전화사기나 스팸전화를 막는 기능을 갖춘 서비스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우선, 네이버의 자회사 캠프모바일도 '후스콜(Whoscall)'이라는 전화번호 식별앱을 서비스하고 있다. 후스콜은 발신자 식별, 스팸차단 등을 제공하는 앱으로 전세계 6억개의 전화번호 DB를 활용해 스팸, 스미싱, 보이스피싱을 막는다.
현재 후스콜은 전세계 40여개 국에서 누적 다운 1천만건 이상을 돌파하며 인기를 모으고 있다. 특히 대만, 태국, 베트남 등 7개 국가의 구글플레이에서는 '2013 올해의 베스트 앱'으로 선정되며 세계적으로도 인기를 끌고있다.
아울러 후스콜은 최근에 스미싱 피해를 효과적으로 차단하고자 '안티 스미싱' 기능을 추가했다. 안티 스미싱 기능은 문자 메시지에 포함된 출처 불명의 인터넷주소(URL)를 분석한 뒤 안전성 및 위험 정도를 알려주는 기능이다. 따라서 실수로 출처 분명의 URL을 클릭해도 네이버 백신이 해당 URL로 바로 연결되는 것을 막아준다.
KT그룹 고객센터와 114번호 안내사업을 담당하는 KT CS도 지난해 8월 안드로이드 기반 무료 스팸차단 앱 '후후(WhoWho)'를 서비스 중이다.
후후는 이용자가 직접 신고하는 스팸 데이터베이스(DB)를 토대로 스팸을 차단한다. 내 통화기록에서 스팸으로 의심되는 전화번호에는 '스팸기록'이라는 표시가 뜬다. 실제로 스팸전화로 의심될 경우, 해당 번호를 선택하면 대출 권유, 텔레마테팅, 불법게임·도박 등 항목을 골라 스팸으로 신고할 수 있다. 이미 사용자에 의해 스팸으로 등록된 번호일 경우 '해당 번호는 스팸신고 기록이 있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뜬다.
구글플레이에서 2013 '빛난 앱'으로 선정되기도 한 후후는 최근 금융감독원이 금융사기 방지를 위해 설치를 권고하기도 했다. 출시 된지 6개월 만인 지난달 말 누적 다운은 500만건이다.
앱을 다운받고 나서 삭제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앱 유지율도 높은 편이다. 평균적으로 앱 유지율은 23~35%, 이에 비해 후후의 앱 유지율은 82% 정도다. 최근 KT CS는 개인정보보호와 스팸차단 요구가 증가하면서 서버 용량을 확대하는 등 이용자 확대에 대비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최근 검색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통화 앱 'T전화'를 선보였다. T전화는 전화가 걸려오면 상대방의 기업 상호 등을 표시해주는 기능을 포함해 스팸 차단 기능을 갖추고 있다.
이는 스팸 전화를 신고하는 앱 '뭐야 이번호' 개발사 에바인과의 제휴를 통해 스팸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기에 가능한 것으로, '뭐야 이번호' 이용자 400만명이 신고한 스팸 전화 데이터베이스가 T전화에 적용된다. 1588, 1544, 080 등 일반적으로 스팸전화용으로 쓰이는 국번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오면 어떤 업체에서 전화가 오는지 알려준다.
그럼에도 유형을 바꿔가며 등장하는 스미싱문자, 마케팅전화는 공정거래위원회의 '두낫콜' 서비스로 막을 수 있다.
두낫콜은 고객이 수신거부 의사를 밝히면 해당 금융사가 영업목적의 연락을 할 수 없도록 강제하는 수단이다. 정부는 지난 10일 발표한 개인정보 유출 재발방지 대책에서 자동차 보험에만 적용되던 두낫콜 제도를 금융업계 전반으로 확대했다.
이에 수신거부를 신청한 소비자에게 금회사가 3회 이상 전화를 할 경우 1천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업계 관계자는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문자메시지에 포함된 URL를 누르지 않도록 하고, 휴대폰 설정에 들어가 '알 수 없는 출처'의 허용 항목을 금지로 설정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미하기자 lotu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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