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지난 총선과 대선 당시 국민들의 정치혁신 요구의 상징으로 여의도 정가에 안풍(安風)을 불러일으켰던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공동대표의 정치 행보가 일대 전환점을 맞았다.
'혈혈단신' 정치계에 입문해 지난 대선 당시 무소속으로 조직적 한계를 경험했던 안철수 대표는 26일 새정치민주연합의 공식 출범으로 의원 130석의 거대 야당의 대표가 됐다. 그동안 새정치를 주장하며 기존 정당을 비판해왔던 안 대표는 이제 새정치의 모습을 행동으로 실천하고 거대 정당의 대표로서 소기의 성과도 내야 한다.
무엇보다 이질적인 당내 세력을 화합해 두달 앞으로 다가온 6.4 지방선거에서 승리해야 한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창당하면서 컨벤션효과 (정당이 전당대회를 했을 때 지지율이 오르는 현상)가 기대되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의 지지율은 최근까지 하락세였다.
이 때문인지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들은 이날 창당대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 불이행을 강하게 비판했다.
안철수 공동대표는 "대선 때 주요 공약들이 잉크도 마르기 전에 줄줄이 폐기되고 있다"며 "박근혜 대통령에 약속을 지켜달라는 말씀을 다시 드린다"고 강조했다.
김한길 공동대표 역시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지난 대선 기간 내내 국민이 듣기 좋은 약속들을 쏟아냈다"며 "박 대통령이 내세웠던 생애 주기별 맞춤형 복지 정책은 이제 생애주기별 맞춤형 거짓말이 됐다"고 질타했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은 여전히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어 야당의 정권 견제론이 효과를 거둘 가능성은 적다.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가 전국 유권자 2천500명을 대상으로 17일부터 21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 (신뢰수준:95%, 표본오차:± 2.0%p)에서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61.6%를 기록해 전주 대비 2.6%p 상승했다. 올해 들어 단 한번도 50% 밑으로 내려가지 않았다.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인 수도권에서도 새누리당 후보들의 지지율은 오른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들의 지지율은 정체내지 답보 상태다.
한국일보가 지난 23, 24일 동안 서울과 경기 지역 유권자 각 706명, 7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신뢰수준:95%, 표본오차:±3.7%p)에서 새정치민주연합 박원순 시장과 새누리당 유력후보 정몽준 의원은 48.9%대 47.2%로 1.7%p 차이의 박빙 경쟁 양상을 보였다. 경기도는 새누리당 남경필 의원이 야당 후보들을 제치고 압도적 우위를 달리고 있다.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의 지지율 차이는 컸다. 서울지역에서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의 지지율은 각각 52.2%, 28.8%였고, 경기도에서는 56.1%, 25.4%로 두 배 이상 차이가 났다.
이처럼 지방선거 구도가 야권에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으며, 패배시 안철수 대표에게는 커다란 상처가 예상된다. 민주당 내에서는 현실론을 이유로 기초선거 무공천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전히 상당하다.
그러나 안철수 대표는 창당대회에서 "국민 앞에 드린 약속만이라도 반드시 지키자"며 "우리는 잠시 살고 영원히 죽는 대신 잠시 죽더라도 영원히 사는 길을 선택해야 한다"고 무공천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안 대표가 기초선거 무공천 재검토 요구를 거부하면서 이에 대한 책임 역시 질 수밖에 없다. 지방선거에서 야권이 의미있는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안 대표는 심각한 당내 반발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안철수 대표의 정치적 행보가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