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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종연횡' 모바일 게임 시장 구도 재편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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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감지된 투자만 약 8천억 원

[이부연기자] 인수합병을 포함해 모바일 게임업계에 대규모 투자들이 이어지고 있다. 어제의 경쟁 상대가 오늘의 동지가 된 사례를 비롯, 파트너사로만 여겼던 해외 업체로부터 수천억원 자금을 끌어와 한 배에 탄 사례도 있다.

지난 2013년부터 눈에 띄게 규모가 성장하고 있는 모바일 게임 시장이 업체들의 합종연횡에 힘입어 새로운 지형도를 만들어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모바일 게임업계에 이뤄진 투자규모는 8천억 원 이상.

텐센트가 CJ게임즈에 5천300억원을 투자했고 스마일게이트도 선데이토즈를 인수하는 데 1천200억 원을 투입했다. 게임빌이 컴투스를 인수하는 데 투입된 금액은 700억 원.

NHN엔터테인먼트도 데브시스터즈의 지분을 투자하는데 최소 수십억 원의 돈을 썼고 수백억 원대로 추정되는 투자 사례들도 이어지는 추세다.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대 규모의 크고 작은 벤처 혹은 엔젤 투자까지 합하면 약 8천억원 규모의 투자가 성사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글로벌 진출 절실해진 업체들 '힘 모으자'

게임빌의 컴투스 인수는 업계에 놀라움을 안겨줬다.10여년 간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경쟁자로 양대 산맥을 형성하던 게임빌과 컴투스는 피쳐폰 시절부터 시장에 뛰어들어 비슷한 시기에 상장하는 등 성장 과정이 비슷했다.

하지만 컴투스는 게임 개발에 집중해왔고 게임빌은 퍼블리싱에 주력하면서 각자 다른 개성으로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해왔다.

그러던 중 실적 하락세가 감지된 컴투스가 게임빌에의 피인수를 선택했다. CJ E&M 넷마블, NHN엔터테인먼트 등 대기업들이 대규모로 게임을 쏟아내면서 점유율을 상당 부분 빼앗겼기 때문이다. 컴투스와 게임빌은 모두 글로벌 진출에서 답을 찾고 있었고 결국 힘을 합쳐야 한다는 결론에 이른 것이다.

게임빌 이용국 부사장은 "컴투스를 인수한 이유는 국내에서 글로벌 서비스 역량이 있는 모바일 게임 회사로서 시너지 낼 수 있는 영역이 많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게임 간 크로스프로모션 등 게임 기획과 개발, 양사의 글로벌 게임 플랫폼 '게임빌 라이브'와 '컴투스 허브' 통합 활용 등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게임사의 통큰 베팅도 이어졌다. 지난 24일 매출로 국내에서 5위인 스마일게이트는 지주회사 스마일게이트홀딩스를 통해 선데이토즈 지분 20.7%를 1천200억원에 매입, 대주주로 올라섰다.

애니팡 개발사인 선데이토즈는 지난해 코스닥 시장 상장한 이후 애니팡2 등 후속작이 연이어 성공하면서 주가가 공모가의 3배 이상으로 뛰었다. 스마일게이트홀딩스는 주당 1만8천100 원이라는 가격에 666만4천주를 사들였다.

선데이토즈도 글로벌 진출 파트너가 절실한 상황에서 지분 매각을 통한 파트너십을 구축한 사례로 분류된다. 국내에서의 인기는 어느 정도 검증돼 있었지만 격화되는 시장 경쟁과 한정된 규모는 해외 진출을 재촉했다. 이미 중국에서 온라인 게임 크로스파이어로 입지를 굳힌 스마일게이트야말로 가장 적절한 파트너라고 판단한 것.

스마일게이트는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모바일 게임 사업이 선데이토즈 인수로 돌파구를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스마일게이트의 모바일 게임 자회사 팜플은 역할수행게임(RPG), 하드코어, 미드코어 장르 위주로 게임을 IP를 확보한 상황이다. 이에 선데이토즈의 퍼즐 게임이 더해지면 전 장르를 망라한 모바일 게임 라인업을 갖게 된다.

한 모바일 게임사 대표는 "인수 가격이 높다는 평가가 있지만 스마일게이트의 경우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기반이 약하기 때문에 인수를 통해 향후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고 보면 적절한 투자"라면서 "앞으로 어떻게 시너지를 낼지가 관건인데, 국산 모바일 게임의 해외 성공 사례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 베팅 규모도 점점 커져 IT업계엔 탄성

중국 텐센트의 CJ게임즈에 대한 지분 투자는 게임 업계를 넘어 국내 IT업계를 놀라게 했다. 사례를 찾기 힘든 수준의 규모인 5천300억 원은 '역시 중국'이라는 탄성이 나오게 했다. 특히 과거 국산 게임을 사가기에 바빴던 중국이 덩치를 키워 파트너 자리로 올라오게 됐다는 사실이 업체들에겐 격세지감이다.

CJ게임즈의 경우 모바일 게임의 중국 진출을 위해 지난해 텐센트와 접촉을 시작했다. 중국을 중심으로 중화권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메신저 플랫폼 위챗을 통한 게임 출시를 타진하던 중 이를 운영 중인 텐센트와 투자 논의까지 이어지게 됐다는 후문이다. 텐센트는 CJ E&M 방준혁 상임고문과 CJ E&M의 뒤를 이은 CJ게임즈의 3대 주주가 됐다.

마크 런 텐센트 사장은 지분 투자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CJ게임즈의 게임들은 높은 게임성으로 한국 모바일 시장에서 이룬 성과가 눈부셨다"면서 "이 게임들이 중국의 플랫폼을 통해 수억명의 이용자들이 즐길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모바일 게임사 임원은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강력한 파트너십은 필수이고 이는 업체들이 합종연횡하는 이유"라면서 "파트너십을 성공적으로 이룬 업체들이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부연기자 bo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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