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정부와 새누리당, 새정치민주연합이 31일 기초연금 도입을 위한 여야정 협의체 회의를 재가동했다. 그러나 여야 간 이견이 여전히 팽팽해 합의를 도출해낼지 여부는 미지수다.
이날 오전 국회 사랑재에서 만난 여야 정책위의장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각자의 입장을 내세우며 팽팽히 맞섰다. 나아가 지난 2월 임시국회에서 기초연금법을 처리하지 못한 책임을 상대방에 떠넘기며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새누리당 유일호 정책위의장은 "현재 복지 사각지대에 계신 어르신들과 미래세대의 부담을 생각해야 하는 여당으로서는 정부 원안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차등 지급이 문제가 되고 있지만 90%는 똑같이 20만원을 받기 때문에 그런 방향으로 처리해 달라"고 야당에 촉구했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도 "어르신들은 기초연금에 대해 큰 기대를 갖고 있다"며 "하루라도 빨리 법이 통과돼야 하루라도 빨리 어르신들에게 기초연금을 드릴 수 있다. 조속히 합의가 이뤄질 수 있었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복지위 새정치민주연합 간사인 이목희 의원이 "문 장관이 기초연금과 국민연금 가입 기간을 연계하는 안을 철회할 수는 없으나 야당의 우려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했는데 이 자리에 아무런 안도 가지고 오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가 생각하는 안도 제시할 수 없게 됐다"고 지적하면서 회의장 분위기가 일순간 얼어붙었다.
이에 복지위 새누리당 간사인 유재중 의원이 나서 "문 장관도 공개 때 할 이야기가 있고 비공개 때 할 이야기가 있지 않겠느냐. 이렇게 무조건 판 깨는 이야기를 해선 안 된다"고 반박했다.
유 의원은 또 "우리는 기초연금과 국민연금 가입기간을 연계하는 게 원칙"이라며 "정부 정책은 일단 받고 문제가 있으면 차후에 국회에서 의논하던지 해야 되는 것 아니냐. 정책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양측 간 언성이 높아지자 유 의장은 회의를 비공개로 전환할 것을 제안했지만,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이 반발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용익 의원은 "회의를 비공개로 하면 의미가 없다. 비공개로 해야 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며 "정부와 새누리당은 새정치민주연합이 고집을 부려서 협상이 진행되지 않는다고 하는데 도대체 무슨 고집을 부렸다는 것이냐. 새누리당 때문에 진행이 안 되고 있다. 내 말이 틀렸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안종범 의원은 "김 의원이 왜 이렇게 화가 났는지 이해를 못하겠다"라며 "국민연금 가입 기간과 연계하는 안은 절대로 안 된다고 하는데 그동안 국민연금 가입 기간과 왜 연계해야 하는지 국민에 충분히 설득했고 국민들도 이 문제를 이해하고 있다"고 응수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성주 의원은 "국민연금 가입 기간 연계안을 받는 순간 공적연금제도의 지속성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과 같다"며 "기초연금을 도입하면서 공적연금인 국민연금을 약화시키는 어떠한 제도 개선안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후 여야정 협의체는 회의를 비공개로 전환하고 본격적인 협상에 돌입했지만 김용익 의원은 "나는 회의를 공개로 하는 줄 알고 왔다"며 회의장에서 퇴장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