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주기자] 중국 거대 자본 텐센트의 손이 한국의 게임, 모바일 시장 뿐 아니라 엔터테인먼트 산업까지 뻗치고 있다. 콘텐츠 시장 성장 잠재력이 엄청난 중국인 만큼 게임을 넘어 '한류'에 통째로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텐센트의 주요 임원들이 국내 종합엔터테인먼트 업체인 IHQ를 방문해 공동투자 및 제작 협의 등을 논의했다.
앞서 텐센트는 국내 모바일 게임 강자인 CJ E&M 넷마블에 5천330억원을 투자한데 이어 국내 연예기획사 키이스트와 지분투자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그동안 텐센트가 주로 국내 게임 업체들 및 모바일 서비스 업체들에 투자한 데 이어 이제는 한국의 드라마, 예능, 음악까지도 '접수'하려는 움직임이다.
◆中 한국 콘텐츠로 번 '돈 맛' 안다
IHQ는 배우매니지먼트 기반의 엔터테인먼트 업체로 드라마, 예능프로그램, 음원 제작, 디지털 콘텐츠 사업 등을 하고 있으며 김우빈, 장혁, 황정음 등이 이 회사 소속이다.
키이스트는 김수현이 소속된 업체로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중국 인기 상승에 더욱 주목받고 있다. 텐센트는 키이스트에 대한 지분 투자를 검토중이며 양사 역시 이를 위한 협의 중에 있다.
중국 콘텐츠 산업 전문가에 따르면 텐센트가 한국의 다양한 콘텐츠에 적극적으로 손을 뻗는 이유는 간단하다. 한국의 콘텐츠가 '돈'이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텐센트는 한국 게임사가 개발한 '던전앤파이터' 서비스를 시작한 것이 성장을 가속화 할 수 있었던 시초가 됐다.
과거 중국의 호남TV도 소규모 지방방송사에 불과했지만 한국 드라마 방영을 시작하면서 큰 수익을 거둔 바 있다. SBS 드라마 '별에서온그대'도 중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중국은 방송 등 콘텐츠 검열이 심한 편이고 특히 해외 콘텐츠에 대해 배타적이다. 하지만 '뉴미디어' 콘텐츠에 대해서는 기존 미디어에 비해 규제가 느슨한 편이며 인터넷, 모바일 기반의 콘텐츠 업체인 텐센트는 이 점에서 운신의 폭이 넓을 수 있다.
또 중국의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영역을 확장해 대형화, 종합화하려는 추세인만큼 게임으로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던 텐센트도 게임 외 다양한 콘텐츠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문화 종속? 한국 자산 '글로벌화'에 역점 둬야"
일각에서는 텐센트가 게임, 모바일 서비스에 이어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산업까지 뻗침으로써 한류가 중국 자본에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한국 콘텐츠 업계는 중국 진출과 글로벌 도약에 있어서 텐센트라는 유력한 기업과 손잡는 것은 매우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중국 사무소 남궁영준 과장은 "해외 콘텐츠 업체들이 중국에 진출하기 위해선 반드시 현지의 믿을만한 파트너가 필요한 구조"라며 "텐센트의 투자를 받거나 협력하는 국내 업체들은 이 회사의 막강한 브랜드를 업을 수 있고 유통, 심의 배급 등이 수월하게 진행될 수 있는 시스템을 갖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남궁영준 과장은 "이제 콘텐츠는 내 것, 네 것을 따지는 시대가 아니며 각 영역별로 국가간 어떻게 융합하고 어떻게 글로벌화 하는지가 관건이라 한국 콘텐츠를 누가 사가든지 중요한 게 아니다"라며 "용도, 쿵푸도 중국 콘텐츠지만 '드래곤볼'은 일본이 제작했고 '쿵푸팬더'를 만든 건 헐리우드"라고 설명했다.
강현주기자 jjo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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