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여야가 4월 임시국회 원내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통해 양당의 정강정책은 '쌍둥이처럼 닮았다'고 했지만 핵심 분야마다 입장이 달라 갈등이 불가피해보인다.
여야 대표는 복지 등 우리 사회의 미래를 논의하기 위한 초당적 위원회 구성에는 입장을 함께 했다.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는 지난 1일 원내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저성장과 복지수요의 폭발적 증가가 맞물리면서 우리 재정상황은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며 "튼튼한 복지와 건전한 재정의 합치점을 찾기 위해 정파를 초월한 사회적 대타협이 필요하다. 국회에 '비전 2040위원회'를 설치하자"고 요구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대표도 2일 연설에서 "대한민국은 조속히 국가복지정책 기조에 대해 합의해야 한다"며 "정부여당에 국가대타협위원회 구성을 제안한다. 지금부터 국가복지 제도를 만들고 미래 사회를 준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송파 '세 모녀' 사건에서 불거진 복지 사각지대 해소에 대해서도 여야는 인식을 공유해 4월 국회에서 이에 대한 입법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사정을 고려하지 않는 기준에 묶인 복지는 영혼이 깃들지 않은 차가운 천사로 현장 복지 공무원의 권한을 강화하겠다"고 했고,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대표도 "기초생활보장법 개정으로 부양의무자 기준을 완화해 수혜 대상자를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여야는 최근 핵심 이슈인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규제 완화 등에 대해 여전히 다른 입장을 고수했다.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가 주장한 국회 선진화법 개정에 대해서도 야권이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충돌이 예상된다.
안철수 대표는 기초공천 폐지에 대해 "정치의 기본을 바로세우는 첫 번째 덕목은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라며 "지난 대선에서 세 후보의 핵심 공약이었던 '경제민주화·특권 내려놓기·국민 대화합'이 줄줄이 폐기되는데 국민들이 무엇을 보고 투표하겠나"고 약속의 문제를 강하게 제기했다.
안 대표는 "기초단체 정당공천 자체는 선악의 문제가 아니지만 그 과정에서 공천권을 가진 국회의원과 중앙당의 줄 세우기에 동원되는 기초의원들은 국민의 일꾼이 아닌 공천권자의 일꾼이 돼야 했다"며 "이런 기득권 정치를 먼저 청산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최경환 원내대표는 기초공천 폐지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된 것에 사과하며 "잘못된 약속에 얽매이기 보다는 국민께 겸허히 용서를 구하고 잘못은 바로잡는 것이 더 용기 있고 책임 있는 자세라고 생각했다"고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최 원내대표는 "정당은 후보 선출과정에서 후보자의 기본적인 자질을 검증하기 때문에 공천은 지방선거후보자들의 자질과 도덕성을 높이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라며 "새누리당은 더 큰 죄를 짓지 않기 위해 기초선거 공천을 포기할 수 없었다"고 했다.
새누리당은 규제 개혁을 통해 경제 활성화를 이뤄야 한다고 했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은 공공성 강화와 차별 시정을 강조해 큰 시각차를 드러냈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의료·금융·관광·교육·소프트웨어 등 우리 경제에 새로운 기회가 될 영토들이 규제에 묶여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며 "국회도 이념적 잣대나 정파적 이익에 매몰되어 규제 개혁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안철수 대표는 민생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복지·교육·주택·의료·일자리를 5대 민생 과제로 선정하고 일자리 부분에서 공공 부문 상시적 업무 정규직 전환을 지방정부의 공통 공약으로 제시했다. 또 이를 민간 부분으로 확대해 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부동산 정책에서도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는 "민생 경기를 위해서는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야 한다"며 "주택 실수요자들의 부담 완화를 위해 LTV, DTI와 같은 자금 차입 규제를 합리화하겠다"고 규제 개혁의 입장에 섰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의 입장은 달랐다.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대표가 내세운 정책은 주거 복지다. 안 대표는 "박근혜 정부는 대선 때 약속한 주거 복지는 내팽개치고 규제 완화에 몰두하고 있다"며 "새정치민주연합은 소형주택공급을 늘리고, 전세대책과 주거 취약 게층 위한 정책 등 맞춤형 주거 복지 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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