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미기자] 롯데홈쇼핑에서 촉발된 비리 혐의 수사가 현직에 있는 신헌 롯데쇼핑 대표에까지 확대되면서 롯데그룹이 창사 이래 최대 고비를 맞고 있다.
2일 검찰은 계열사인 롯데홈쇼핑 전·현직 임직원의 횡령과 납품비리 혐의와 관련해 수사하던 중 횡령액 일부가 신헌 롯데쇼핑 대표에게 흘러간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조만간 신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금품수수 여부 및 경위 등을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지난 1일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서영민 부장검사)는 인테리어 공사대금을 과다지급한 뒤 차액을 되돌려 받는 방식으로 회사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롯데홈쇼핑 김모(50) 고객지원부문장과 이모(50) 방송본부장을 구속했다고 발표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 부문장과 이 본부장은 2008년 3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인테리어 공사업체로부터 허위·과다 계상한 세금계산서를 발급하면서 공사대금을 과다지급한 뒤 차액을 되돌려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김 부문장과 이 본부장이 공모해 4억9천만원을 횡령했으며, 김 부문장은 따로 1억6천만원 가량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검찰은 2008∼2012년 납품업체 5곳으로부터 방송출연 횟수 및 시간 등 편성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모두 9억원을 챙긴 혐의(배임수재)로 롯데홈쇼핑 이모(47) 전 생활부문장을 지난달 27일 구속한 바 있다.
이와 함께 2007∼2010년 납품업체로부터 현금과 고급 승용차 등 2억7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전직 MD(구매담당자) 정모(44) 씨 역시 같은 날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검찰은 롯데홈쇼핑의 납품비리 규모가 현재까지 확인된 것만 2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으며, 앞으로 그 규모가 더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에 앞서 검찰은 롯데홈쇼핑 전현직 임원이 납품업체로부터 거액의 뒷돈을 받은 정황을 포착해 그동안 내사를 진행해 왔다.
검찰은 지난달 17일 홈쇼핑 납품업체 7곳의 사무실과 대표 자택 등 15곳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구체적인 자금 흐름 등을 추적해왔다. 또 검찰 조사가 알려지자 협력업체 등에서 롯데홈쇼핑의 리베이트 의혹을 제보하는 사례도 잇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으로 롯데홈쇼핑 전현직 임직원이 구속되고, 신헌 롯데쇼핑 대표까지 거론되면서 롯데그룹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또 신 대표는 이날 예정돼 있던 인도네시아 출장을 취소하고 현재 사태를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은 검찰의 수사가 롯데홈쇼핑뿐 아니라 그룹 최고위층 간부에게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태다.
롯데그룹 한 고위 관계자는 "일부 보도된 것처럼 아직까지 신헌 대표가 출국금지 조치를 당한 것은 아니다"면서 "이번 사건으로 그룹 내부가 모두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또 다른 그룹 관계자는 "납품 비리와 관련해서는 이미 내부적으로 인지해서 지난 2012년에 해당 관계자들을 퇴사시킨 바 있다"면서 "회사 자금 횡령과 관련된 것은 이번 검찰 수사를 통해 알게 된 사안으로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2개의 사건이 동시에 발표되면서 이번 일이 더 크게 비춰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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