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익현기자] “아이폰5는 쓰나미를 몰고 올 것이다. 대책이 필요하다.”
삼성이 애플의 아이폰5 출시를 ‘쓰나미’에 비유한 내무 문건이 공개됐다고 IT 전문 매체 더버지가 14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역법원에서 속개된 삼성과 애플 간 2차 특허 소송에선 데일 손 삼성 텔레커뮤니케이션즈 아메리카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작성했던 이메일이 공개됐다. 데일 손은 2013년 8월까지 삼성 미국 법인 사장으로 재직했다.
더버지에 따르면 손 전 사장은 2012년 6월5일 작성한 이메일에서 “아이폰5가 출시되면 쓰나미가 몰려올 것이다. (아이폰5 출시는) 9월이나 10월쯤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CEO(신종균 사장) 지침에 따라 우리는 이 쓰나미를 중화시킬(neutralize) 대책을 수립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애플, 서로 상대방이 "공포감 느꼈다" 주장
손 전 사장 이메일은 이날 애플 측이 증거 자료로 제출했다. 애플이 이날 손 전 사장 이메일을 공개한 것은 삼성이 지난 1일 모두 진술을 통해 공격한 부분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 측 대표 변호사인 존 퀸이 지난 1일 모두 진술 때 애플이 삼성의 ‘넥스트 빅 싱(Next Big Thing)’ 마케팅에 대해 공포감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당시 존 퀸은 “애플이 안드로이드, 특히 삼성과의 경쟁에 대해 얼마나 많은 걱정을 했는지를 보여주는 문건을 공개하겠다”면서 필 쉴러 부사장이 자신의 팀에게 보낸 이메일을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이메일에서 필 쉴러는 “애플이 삼성에 신선함을 빼앗겼는가?”란 제목의 이메일을 통해 “이 상황을 뒤집기 위해 많은 일을 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14일 공판에서도 삼성 측의 공세는 계속됐다. 삼성은 이날 미국 법인 최고마케킹 책임자(CMO)인 토드 펜들턴을 증인으로 출석시켜 ‘넥스트 빅싱’ 마케팅 덕분에 단말기 판매가 크게 늘었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애플 측이 반대심문을 통해 데일 손 전 사장의 이메일을 공개했다. 삼성이 아이폰5 출시를 앞두고 엄청난 공포감에 사로잡혀 있었다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한 전략인 셈이다.
애플 측은 또 2011년 10월 4일 아이폰4S가 출시된 직후 삼성이 구글과 공동으로 광고 캠페인을 한 사실도 공개했다. 이 같은 내용 역시 데일 손 전 사장이 토드 펜델턴 CMO에게 보낸 이메일에 포함돼 있었다고 더버지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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