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미기자] '고객 중심 경영'을 내세우던 이마트가 또 다시 품질 관리에 허점을 드러냈다.
지난해 말 '짝퉁 쌀' 유통 사건에 휘말렸던 이마트는 최근 '반값 홍삼' 일부 불량 제품이 유통되면서 곤욕을 치르고 있다. 특히 이마트는 이 사실을 알고도 해당 제품을 모두 회수하지 않고 전량을 회수하라는 공문도 뒤늦게 발송한 것으로 드러나 소비자들의 '눈총' 받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해 10월 자체브랜드(Private Label) 상품으로 출시한 '반값 홍삼' 제품 중 일부가 불량으로 드러났지만, 이를 방치하다 문제가 되자 뒤늦게 회수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반값 홍삼'으로 알려진 이마트 홍삼정은 6년근과 4년근 수삼을 원료로 사용했으며, 매주 1천800개씩 생산되고 있다. 이마트는 출시 후 현재까지 홍삼정을 총 8만2천개 판매해 7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중 6년근 홍삼정 제품의 판매 비중은 90%가 넘는다.
해당 제품은 6년근 홍삼정으로, 충남 당진에 위치한 제약사가 지난 3월 9일 생산한 제품이다. 이 제품의 농축액에서 거품이 생기는 등의 이상이 발견됐으며, 이는 숙성이 부족했거나 세균에 오염됐을 때 일어나는 현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유통 업체에서 판매되는 제품 중에는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며 "제조 공정에서 이런 일이 발생할 수는 있겠지만 숙성이 부족해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마트 관계자는 "홍삼정은 원래 눈으로 봐서는 보이지 않지만 미세한 기포가 발생한다"면서 "해당 제품을 제조할 시 공정 과정이 미흡해 발생한 것일 뿐 제품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마트는 반품이 들어온 7병에 대해서만 내부적으로 오염여부를 검사했으며, 매장에 남은 700병만 회수했다. 또 해당 상품이 한창 판매가 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량 회수하라는 공문은 지난달 19일 뒤늦게 전국 지점에 보냈다. 이미 팔린 1천병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후속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이제 이마트 물건 못믿겠다"는 반응을 보이며 이마트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해당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가 불만이 있을 시 매장에서 새 제품을 교환하거나 환불할 수 있다"면서 "미리 소비자들에게 고지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마트에서 팔고 있는 물건 중 이상이 감지되면 철수시킨 뒤 후방에 놓고 내부 검사를 거쳐 이상이 없을 시 다시 판매하는 것이 관례였다"며 "이번에도 상품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고지를 안했던 것일 뿐 숨기려고 한 의도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이마트는 지난해 11월 묵은쌀과 햅쌀을 2대 8 비율로 섞은 이른 바 '짝퉁 쌀' 유통 문제로도 품질 관리가 허술하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전남지방경창청은 '짝퉁 쌀'을 햅쌀로 표기해 유통시킨 전남 해남의 농협 2곳을 적발했다. 하지만 이 농협을 통해 생산한 쌀은 이미 전국 이마트 매장 대부분에 납품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농협이 이마트에 납품하던 쌀은 연간 300억원 상당으로, 해당 농협의 연간 쌀 판매량의 60%에 해당됐다.
이마트는 이 사건 발생 후 해당 농협의 쌀을 모두 철수시키는 한편, 문제의 쌀을 구입한 고객에 대해 전액 환불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짝퉁 쌀' 유통과 관련해 고객들에게 뚜렷한 설명이나 해명을 내놓지 않아 일각에서는 '1등 할인점'에 걸 맞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업계 관계자는 "이마트가 자사 홈페이지 회사 소개 코너에서 '고객의 사랑과 존경 받는 브랜드를 지향한다'고 천명하고 있지만, 매번 해당 제품이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수수방관한 태도를 보인 것 같아 씁쓸하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품질 관리'에 더 힘써 고객 신뢰를 회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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