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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수익 '급감'…실적악화 번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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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영업익 67.5%↓…그룹 양대 축 SKT 실적도 악화 전망

[정기수기자] SK그룹의 핵심 계열사 중 하나인 SK이노베이션이 석유 및 석유화학사업의 동반 부진으로 1분기 수익이 급감하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공백에 따른 오너리스크가 그룹 계열사들의 실적 악화로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2천26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67.5% 감소했다고 25일 발표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6조8천899억원으로 6.7% 줄었고 당기순이익도 975억원을 기록해 64.1% 감소했다.

다만 정유사업의 점진적인 회복과 석유개발사업의 견조한 실적으로 전분기 대비 매출은 6.6% 상승했고 영업이익은 2천503억원 증가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정유 부문이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PX(파라자일렌) 등 석유화학제품 가격이 거의 바닥을 치고 있어 향후 수익성 개선은 기대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오는 2분기 정유공장의 핵심설비인 고도화설비의 정기보수가 예정돼 있는 것도 향후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그동안 석유제품사업의 적자를 메꿔주며 효자 노릇을 해 왔던 석유화학사업의 부진이 가장 큰 악재로 작용했다.

SK종합화학은 영업이익이 전년동기와 전분기 대비 각각 65.4%, 46.6% 감소한 845억원을 기록했다. PX 등 아로마틱 계열 화학제품을 원료로 하는 PTA와 폴리에스터 등의 수요 감소로 제품 스프레드가 하락한 영향이 컸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향후 역내 석유 정제시설과 PX 등 아로마틱 제조시설의 신규 증설에 따른 공급 증가로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해외 석유생산광구 인수 등 석유개발사업의 투자를 지속해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하는 한편, 정유·화학사업의 수익성 제고를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SK이노베이션의 각종 투자계획이나 해외사업 추진을 이끌어 온 최태원 회장의 공백을 감안하면 상황을 낙관하기 힘들다. 특히 석유 같은 자원개발사업은 오너가 직접 나서느냐에 따라 성패가 좌우된다.

업계 관계자는 "총수가 아닌 전문경영인이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많을 수밖에 없다"며 "특히 자원개발사업의 경우 대규모 거래나 신규 지역 광구를 투자하는데 어려움이 커 성장동력 확보에 악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SK이노베이션의 자원개발 사업이 최 회장 공백에 따른 대규모 투자 결정 지연 등으로 주춤거릴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지난해에는 최 회장의 부재가 잠재된 위험요소였다면, 올해는 최 회장의 공백 자체가 '아킬레스건'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SKT 실적도 '흐림'…그룹 새 먹거리 창출 시급

SK이노베이션의 실적 악화가 현실로 나타난 데 이어 그룹의 양대 축인 SK텔레콤의 1분기 실적도 악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에 연이어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SK텔레콤은 오는 29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SK텔레콤의 1분기 실적을 매출 4조2천940억원, 영업이익 3천152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줘 22.1%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통시장 과열에 따라 올 초 가입자 유치를 위해 투여한 마케팅 비용에 불법보조금 지급에 따른 방송통신위원회의 과징금, 지난달 20일 약 6시간 동안 발생한 통신장애에 따른 고객 피해보상 비용 등이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지난 5일부터 45일간 시작되는 사업정지를 앞두고 강행한 갤럭시S5 조기출시도 실적 향상에는 큰 도움을 주지 못했다.

여기에 SK텔레콤은 업계 1위의 자리를 지킬 것으로 예상되지만 성숙기에 접어든 시장 과열에 따른 치열한 경쟁으로 성장 정체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그나마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SK하이닉스가 올 1분기에도 영업이익이 1조원을 재돌파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나가고 있는 점은 위안거리다. 다만 그룹의 새로운 캐시카우로 떠오른 SK하이닉스는 업황 변동성과 대규모 시설투자가 상존해 안정적인 버팀목이 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최 회장의 공백으로 SK하이닉스 인수 등 대규모 투자는 물론 해외 진출과 신사업 발굴 등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최 회장 공백 이후 김창근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중심으로 전열을 가다듬고 있지만 힘겨운 모양새다.

위원회의 역할 자체가 예정돼 있는 기존 프로젝트에 대한 진행 수준에 그쳐 사실상 '현상유지'에 머무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치열한 경쟁에서 도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재계 관계자는 "수펙스추구협의회가 그룹을 현상 유지시키는 정도의 역할은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중국 우한석유화학프로젝트, 하이닉스 인수 등 그룹의 미래를 좌우하는 결단을 내리기는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SK그룹의 새로운 먹거리 창출이 시급한 시점"이라면서도 "해외사업 추진이나 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대규모 투자는 그룹 총수의 역할이 절대적인 만큼, 최 회장의 경영공백을 메우지 못할 경우 위기에 봉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월말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4년의 실형을 확정받은 최 회장은 가석방 없이 형기를 다 마칠 경우 오는 2017년 1월 출소하게 된다.

정기수기자 guyer7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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